전 세계 육아맘들 “어떤 제품 쓰나?”
전 세계 육아맘들 “어떤 제품 쓰나?”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0.01.06 17:5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가별 ‘영유아용품 엑스포’로 분석한 시장동향, 국내기업 진출 키워드는?

[베이비타임즈=최주연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와 저출산 위기로 유아용품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프리미엄 시장과 친환경 제품 수요는 오히려 급성장하는 등 또 다른 틈새 블루오션이 펼쳐지고 있다. 국내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야하는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 매년 열리는 대규모 유아용품 박람회를 분석해 국가별 제품시장과 소비자들이 주목하는 이슈상품들을 살펴봤다.

중국 임신ž유아ž아동 용품 박람회(CBME) 현장
중국 임신ž유아ž아동 용품 박람회(CBME) 현장

중국 -임신유아아동용품 박람회(CBME)
신생아 감소와 소비수준 상승 ‘럭셔리 제품 인기’

2001년부터 시작해 올해 19회를 맞은 중국 임신ž유아ž아동 용품 박람회(CBME)는 중국을 넘어서 터키, 인도, 싱가포르 등의 국가에서도 개최되는 세계적인 박람회다. 작년 8월 진행된 2019 CBME에는 세계 13개 국가가 전시에 참여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2018년 신생아 인구가 200만 명 감소하면서 유아용품 산업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Kantar소비자지수 연구에 따르면, 중소 도시의 유아용품에 대한 수요는 이미 대도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의 통계를 봤을 때 중소도시에서의 판매량 비중은 50.2%로 그 증가 속도 역시 10%로 대도시의 6%보다 앞섰다. 이는 비록 중소도시의 유아제품 소비 수준은 대도시에 비해 격차가 있으나, 이 격차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 육아맘들은 어떤 제품에 관심을 가질까? 코트라 무역관에 따르면 신생아 인구의 감소와 소비 수준의 향상을 고려했을 때 좋은 품질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가진 제품이 여전히 인기를 끌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소 도시의 유아용품에 대한 수요 증가와 중소도시와 대도시 간의 소비 수준 격차가 줄어드는 것에 주목하며,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외의 중소도시들에 많은 기회가 있음을 파악해야 한다고 예상했다.

특히 유아용품에 대한 소비 수요는 갈수록 세분되는 추세로 이에 따라 세분화된 산모와 유아제품과 서비스 제공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예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분유 제조업체 NUTRICIA와 Aptamil은 3~7세의 아이에게 적합한 액상분유를 제조하고 Nutrilon와 MeadJohnson는 더 나아가 7세 이상의 아이가 마시는 분유를 제조하며, 소비군을 넓히고 있다.

동경 유아용품전(Baby & Kids Expo Tokyo)
동경 유아용품전(Baby & Kids Expo Tokyo)

일본 -동경유아용품전
출생률 꾸준히 상승 ‘시장 확대’

지난해 6월 열린 제11회 동경 유아용품전(Baby & Kids Expo Tokyo)은 일본 최대 규모의 유아용품 전시회로 매년 1회씩 개최돼 올해 11번째를 맞이했다. 엑스포에 참가한 제품들은 교육완구, 책, 아동복, 유모차, 유아용 스킨 및 헤어 제품, 아동용 식기, 임산부 제품, 침구 및 가구 등 각종 유아용품들이다.

야노경제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유아용품과 비스 시장 규모는 2011년부터 7년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기준 약 2조7000억 엔이었으나 6년 후인 2017년에는 약 4조 엔으로 6년 만에 40% 이상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처럼 일본의 유아용품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이유는 점점 높아지는 출생률과 관련이 높다. 일본은 지난 2005년 합계출생률 1.26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17년 기준으로 1.43명까지 올랐다. 출생률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35세 이상 고령 출산이 꾸준히 높아진 것으로 꼽힌다. OECD 국가 중 출생률이 가장 낮은 한국과 달리 일본은 유아용품 국내 실수요자가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육아용품을 넘어 ‘육아하는 부모용품’도 인기를 끌어 젊은 부모들의 취향 저격 아이템 다수 등장했다. 또한 증강현실 매트나 코딩 교육 장난감 등 최신 IT 기술을 접목한 제품들도 대거 등장해 트렌드를 반영했다.

미국 -ABC Kids Expo
스마트 제품과 천연프리미엄 주목

지난 10월 개최된 2019 ABC(All Baby & Child) Kids Expo(ABC 유아 박람회)는 2003년 첫 개최 이후 올해 17회째를 맞이한 미국 최대의 영·유아 및 아동용품 전문 B2B 박람회다. 전시 분야에는 영유아 및 아동용 스포츠 및 놀이 용품, 장난감, 안전용품, 의류 및 액세서리, 목욕용품 및 기저귀·물티슈 등의 케어 용품, 스킨케어, 침구, 가구, 도서 및 문구류, 바운서·보행기·유모차·카시트 등의 육아용품 전반, 식품, 수유 및 임산부 용품 등이다.

미국 영·유아 및 아동용품 시장 역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오프라인 소매 판매가 하락세를 보이는 동시에 온라인을 통한 판매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또한 동시에 ‘스마트’, ‘프리미엄’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미국 영·유아 및 아동용품 시장에서는 최신 기술이 결합된 스마트 제품, 아이들이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안전성과 깨끗하고 건강한 성분을 강조한 천연·유기농 등의 프리미엄 제품이 가장 크게 주목받고 있으며, 주요 소비자로 꼽힌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으로 인해 이와 같은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은정 코트라 미국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은 “미국 유아 아동용품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온라인 시장 공략 또한 필수임을 염두에 두어야 하겠으며, 제품 개발 및 마케팅 시 위와 같은 시장 트렌드를 고려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서 열린 ‘Baby-Land’ 전시회장 풍경
이스라엘에서 열린 ‘Baby-Land’ 전시회장 풍경

이스라엘 Baby-Land
‘저렴, 안전, 내구성’ 우선

지난 11월 이스라엘에서 열린 ‘Baby-Land’로 이스라엘 최대 영유아용품 B2C 전시회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했다.

주요 전시품목은 기저귀, 유아용 스킨케어 제품, 오일, 유아용 의류, 분유, 유아용 이불, 유모차, 젖병소독기, 유축기, 아기띠, 젖병, 유아용 섬유 관련제품, 완구 등이다. 올해는 HUGGIES, Pampers (기저귀), SImilac, Mtaerna (분유), Phlips AVENT (아기용품), Mommy care (스킨케어), Carters (의류) 등 160개 유아용품 업체 및 브랜드가 출품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현지 소비자들은 가격이 저렴하고, 안전하고, 내구성이 우수한 제품을 구매하려는 뚜렷한 경향을 보이며, 한국의 영유아 제품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 않은 편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엑스포에 참가한 바이어들은 한국에서 온 유아용 세제, 섬유 유연제, 탈취제에 큰 관심을 보였고, 특히 현지 트렌드에 부합하는 친환경 제품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구매의사를 피력했다. 특히 유아용 세제, 섬유유연제, 탈취제의 경우 유아용 스킨케어 제품에 비해 수입 규제가 적고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현지 시장진출이 비교적 쉬워 국내 기업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산과 자국산을 선호하는 중산층 보다는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상류층 소비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이 시장진입에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네시아 Mother & Baby Fair
인도네시아 Mother & Baby Fair

인도네시아 Mother & Baby Fair
저가 수요가 압도적, 활성화된 ‘유모 시장’도 눈길

자카르타에서 작년 5월 열린 mother & baby fair는 12회째를 맞은 인도네시아 최대 영아 및 유아용품 B2B 전시회다. 전시회 품목들은 기저귀, 베이비 오일, 아기 옷, 유모차, 젖병 소독기, 보행기, 아기띠, 유축기, 젖병 등이다.

코트라가 현지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영유아 부모들은 가격이 저렴하면서 잘 알려진 브랜드 제품을 주로 구매하는 경향이 보였다. 이는 제품의 신뢰성을 확보하며, 가계 지출 절감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무역관은 인도네시아로 진출하려는 국내 영유아 제품의 경우 중국산과 현지산 수요가 압도적으로 높은 현지 중산층 이하를 공략하는 제품보다는 중산층과 상류층 및 외국인 주재원을 공략하는 프리미엄 제품류가 전망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유모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어 일하는 엄마가 많은 인도네시아에서는, 바쁜 엄마가 신경을 덜 써도 제 기능을 하는 영유아 제품이 인기가 있을 것이며, 특히 제품의 안전성과 실용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호주 임신, 유아, 어린이 전시회(Pregnancy Babies & Children’s Expo)
호주 임신, 유아, 어린이 전시회(Pregnancy Babies & Children’s Expo)

호주 PBC
출산율 성장세, 워킹맘들 임부복 시장↑

호주 임신, 유아, 어린이 전시회(Pregnancy Babies & Children’s Expo)는 27년 전통의 호주 최대 유아용품 전시회로 임신, 출산, 육아와 관련된 풍부한 정보, 전문가의 세미나, 신제품 소개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지난해 열린 전시회는 세타필(Cetaphil), 누크(NUK), 네슬레(Nestle) 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대거 참여가 눈에 띄었고 특히 임산부복을 선보이는 업체 수가 늘어난 것이 특이했다.

IBIS World 보고서에 따르면, 2014~2019년 동안 일반 의류 산업은 하락한 것에 반해 임부복 시장은 연 평균 0.3%로 성장해 1억7천 호주달러를 기록했다. 호주의 경우 임신기간 동안 일하는 여성의 수가 지속 증가하고 있어 임부복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대부분이 안정적인 직업과 소득이 있는 연령층이다. 때문에 가격이 조금 높더라도 고품질의 제품 구매를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되며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을 통한 구매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호주 워킹맘들을 타겟으로 한 임부복이 프리미엄 틈새시장으로 성장할 것이 기대된다고 코트라는 밝혔다.

한편 호주의 출산율은 소폭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불투명성과 양육비 부담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정부의 출산 및 양육비 지원 등 출산 장려 정책으로 호주 출산율은 점진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국가와 같이 온라인 구매도 증가세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11.9%로 성장한 7억7천 호주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호주 내 이민자 수가 증가하고 구매력이 커지면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브랜드 제품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는 추세로 나타났다.

독일 유아 및 아동용품 전시회(Kind+Jugend Messe) 풍경
독일 유아 및 아동용품 전시회(Kind+Jugend Messe) 풍경

독일 Kind+Jugend Messe
식기세척기 가능 표시는 필수템

유아 및 아동용품 전시회(Kind+Jugend Messe)는 독일 쾰른에서 매년 9월 개최되는 국제 유아용품 전문 전시회로 독일 내에서 가장 큰 전시회다.

독일 역시 전 세계적인 출산율 감소 추세에 따라 가정당 자녀 수가 1~2명으로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 저가보다는 고가의 기능성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또한 선도기업들도 이런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 전반적으로 프리미엄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독일 유아용품의 주요 트렌드는 실용성, 안전성, 편안함 등이다. 또한 유럽 소비자들은 최근 패키지 상품을 많이 찾고 있다. 가구업체들은 홈패션업체 또는 장난감업체들과 협업해 유아장난감, 소품, 쿠션, 이불까지 맞춤디자인으로 상품을 제작하고 있다.

Food safe, BPA Free, PVC free, Dishwasher safe는 독일에서 베이비용품 필수 조건이다.
Food safe, BPA Free, PVC free, Dishwasher safe는 독일에서 베이비용품 필수 조건이다.

독일은 특히 아기용품에 대해서는 까다롭게 살펴보기 때문에 유아신발, 양말, 옷, 침구류 등 모든 Textil 제품은 OEKO-TEX(섬유제품 인증제도로 유해물질에 대한 검사기준을 통과했음을 의미)인증을 받아야 진출할 수 있다.

또한 식기세척기 사용 가능한 재질과 표기에 대한 부분도 흥미롭다. 한국은 독일만큼 식기세척기 사용이 보편화돼 있지 않아 유아젖병이나 식기가 식기세척기 사용이 가능한 제품이라도 식기세척기 사용 가능 표시가 없는 경우가 많다. 독일에서는 식기세척기 사용이 가능한 용품을 선호하며, 가능한 제품은 반드시 제품에 ‘식기세척기 가능’ 표시가 돼 있어야 한다. Food safe, BPA Free, PVC free, Dishwasher safe는 독일에서 베이비용품 필수 조건이다.

(사진-각 박람회 홈페이지, 자료참고-코트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