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타임즈=송지나 기자]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선호하는 한국인에게 소화불량은 흔하게 발병하는 위장병으로 꼽힌다. 여기에 각종 건강기능식품이나 소염진통제, 아스피린 등 약물의 오남용으로 위염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소화불량이나 위염은 식습관 관리와 약 복용으로 치료할 수 있다. 그렇지만 위장 질환이 반복돼 만성화된 경우에는 만성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으로 악화될 수 있다.
점막의 만성적인 염증에 의해 점막이 얇아지는 상태를 만성 위축성위염이라 지칭한다. 만성 위축성위염이 더 악화되면 점막의 조직 변성이 발생하면서 장상피화생이 발생할 수 있다.
장상피화생은 위의 점막을 이루는 세포가 마치 장의 점막과 유사하게 변한 것으로, 위암 발생 확률이 10배 정도 높아지는 위험 질환이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 정기검진 후, 혹은 위 내시경 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고 위염이 더 심해진 상태인 만큼 극심한 위염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두 위장 질환이 담적병이 심해지면서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위장 기능이 저하돼 제대로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에서 발생한 독소가 위장 외벽에 쌓여 단단하게 굳어진 것을 담적(痰積)이라 한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을 담적병이라 부른다. 체내에 담적이 축적되면 위장 기능의 저하로 소화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때는 아직 점막에 염증이 없는 상태다. 이를 기능성 위장병이라고 부른다. 담적을 방치하게 되면 점차 위염, 식도염이 발생하고 소화성 궤양이 만성화되면서 점차 점막의 위축과 조직 변성이 발생한다.
다음의 증상이 있을 때 담적병을 의심할 수 있다.
▲명치나 중완 부위가 더부룩하고, 식후 더 불편한 경우 ▲ 윗배나 배꼽 양 옆에서 딱딱한 것이 만져지는 경우 ▲속이 울렁거리며 승차 시마다 멀미를 하는 경우 ▲ 잦은 트림, 자주 체하는 증상 ▲복부에 가스 팽만감 ▲설사와 변비 등의 반복 ▲ 명치 통증 ▲ 머리가 무겁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잦은 경우다.
아울러 ▲ 소화불량 및 잦은 어지럼증 증상 ▲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리는 경우 ▲ 등 및 어깨, 옆구리가 자주 결리고 뻐근할 경우 ▲ 만성피로 증상 ▲소변이 자주 마려운 경우 ▲배에서 물소리가 심하게 나는 경우도 면밀한 진찰을 받아야 한다.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은 담적에 의해 시작된 위장병이 악화돼 발생하는 병이니 만큼, 점막의 재생을 촉진하는 치료와 함께 담적을 없애는 치료를 병행한다. 점막의 위축, 조직 변성이 생긴 정도에 따라 담적 치료를 더 우선으로 해야 할지, 위축성위염 및 장상피화생을 우선 치료해야 할지 달라질 수 있다.
담적병 치료는 몸속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체중 및 소화 상태, 식사량, 염증의 정도, 주요 증상을 고려해 한약 처방이나 침 치료, 약침 치료 등이 이뤄진다.
만성 위축성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이 생긴 경우에는 담적 치료와 함께 손상된 점막의 재생을 촉진하는 성분을 추가해 처방하게 된다. 특히 점막의 염증 때문에 속이 쓰리고, 약간의 자극에도 속이 불편하다면 위축된 위장 점막부터 우선 치료한 이후, 담적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혹여 커피나 과일, 비타민제 혹은 매운 음식을 먹은 후 속이 쓰리고 아픈 경험이 있다면 위축성 위염이 있을 확률이 높으니, 점막을 재생하는 치료를 우선한 이후 담적을 없애는 치료가 권장된다.
만성 위장병은 비교적 장기간 치료가 요구된다. 대부분은 질환으로 인식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기에 6개월 이상의 치료 기간이 요구되는 사례도 왕왕 존재한다. 때문에 노하우가 풍부한 한의원을 찾아 체계적인 치료를 통해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