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소설 '불의 고리' 6회 / 하늘의 문, 지옥의 문 ②
판타지 소설 '불의 고리' 6회 / 하늘의 문, 지옥의 문 ②
  • 서주원 기자
  • 승인 2020.01.0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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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서주원

“태극궁에서 출발하면서 백두산으로 내려가자고 말을 하지 않았더냐?”

옥황상제가 짜증이 난 목소리로 물었다.

“깜박 잊어서 죄송합니다만 폐하! 백두산에 강림하시려면 어느 쪽으로 내려가는 것이 좋을 듯 하옵니까?”

응룡의 이 말에 옥황상제의 짜증은 더욱 깊어졌다.

“아니, 응룡!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게냐?”

“폐하, 백두산이 어느 쪽에 있는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어서 그러하옵니다.”

“허어 너 오늘 참 어째 이러는 게냐? 백두산은 히말라야산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 상공의 중천에 있는 십이지궁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고, 홍산 일대에 터를 잡고 살던 곰족들이 신성한 영산으로 여기는 산이 아니더냐?”

“소신도 잘 알고 있사옵니다. 그런데 화산재가 하늘 높이 올라와서 제 눈엔 백두산이 보이지 않습니다.”

“허어 이거 큰일이로구나.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이냐?”

“폐하, 큰바람으로 하늘을 덮고 있는 화산재를 걷어 주시면 좋을 성싶습니다.”

응룡의 임기응변에 옥황상제는 태풍 같은 큰바람을 일으켜 화산재를 걷어 내 볼까 했다. 하지만 이내 포기했다. 바람으로 몰아 낸 화산재가 땅으로 내려가면 인간과 동물이 입을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해서다. 그렇지만 뾰족한 대책이 떠오르지 않아 옥황상제는 애를 태웠다. 그러자 응룡은 이런 제안을 했다.

“폐하! 저기 중천에 있는 십이지궁은 눈에 보입니다. 백두산에 먼저 가시지 마시고, 십이지궁에 먼저 들러 십이지신들과 불난리수습 대책을 논의해 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잠시 고민을 하던 옥황상제가 고개를 저었다.

“그럴 필요 없느니라. 내가 여러 위험을 무릅쓰고 지상강림에 나선 이유 중엔 십이지신들에 대한 불만도 있다. 그런데다 나의 지상강림을 아직 십이지신들이 알아서는 안된다. 그러니 백두산으로 내려갈 방도를 찾도록 하라.”

옥황상제는 호주머니에서 작은 팔괘경을 꺼냈다. 화산재가 덮고 있는 땅의 모습이 훤히 보였다. 12지궁 아래의 히말라야 산맥을 주변으로 마고산성이 있는 파미르고원, 그 위쪽으로 그의 고향이 있는 바이칼호도 보였다. 그 아래로 화산재를 무진장 뿜어 올리는 백두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여봐라, 응용! 좌측으로 1도쯤 방향을 틀어라!”

“예, 알겠습니다. 폐하!”

옥황상제의 지시에 따라 응룡은 좌측으로 1도쯤 방향을 틀고 힘찬 날개짓을 했다. 옥황상제를 등에 태운 응룡은 순식간에 백두산에 당도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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