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베이비페어’로 본 유아용품 요즘 구매 행태
‘서울베이비페어’로 본 유아용품 요즘 구매 행태
  • 안무늬
  • 승인 2014.05.23 11:2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2일 개막한 ‘서울베이비페어’는 150여 개 업체가 참가해 450개의 부스를 설치한 대규모 박람회다. 이처럼 참가 업체가 많고 설치된 부스가 많은 만큼 관람객들은 구매 결정이 힘들다. 살균소독기 하나를 사려고 해도 유팡, 퓨리티, 레이퀸 등의 많은 업체가 각각의 특장점이 있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고, 소중한 내 아이가 쓰는 물건인 만큼 신중하게 구매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물건을 사려고 해도 여러 부스에서 체험해보고 결정할 수밖에 없는 엄마들에게 최고의 조력자는 누구일까?

◇ 조부모 양육 가정 증가하면서 할머니 영향력 커져?

이번 베이비페어에 참가한 여성들은 대체로 ‘아이의 할머니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다’라고 응답했다. 맞벌이 가정 증가에 따라 조부모양육가정 역시 늘고 있지만 여전히 실사용자인 조부모보다는 부모가 유아용품을 결정하고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트렌드’였다.

서울 구로구에서 온 20대 이 모씨는 “어머니 의견을 존중하기는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다른 엄마들 의견을 많이 듣는 편이다. 트렌드가 바뀌기 때문에 어머니는 최신 제품을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

서초구에서 온 20대 정 모씨 역시 “요즘 트렌드가 있기 때문에 어머니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하지는 않는다. 특히 나는 가격보다 품질을 먼저 생각하는데, 어머니는 가격을 먼저 본다”며 모녀가 유아용품을 구매할 때 서로 우선시하는 요소가 다르다고 말했다.

살균소독기 업체인 퓨리티의 관계자 역시 할머니보다는 엄마들이 구매를 결정한다고 응답해 조부모양육가정 역시 유아용품 구매 결정에 있어 조부모보다 부모들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젊은 엄마들에게 최고의 조력자는?

아이와 오랜 시간 함께 하는 아이의 조부모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지 않고 구매 결정을 한다고 응답한 여성들이 많았다. 그들은 대체로 카페와 블로그를 통해 육아용품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카페·블로그에서도 조작 후기, 중개 수수료 사건이 자주 발생하면서 그들은 지인의 의견을 많이 반영해 상품을 구매한다고 응답했다.

관악구에서 온 30대 신씨는 “일단 어머니보다는 카페 반응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엄마들이 모인 카페에서는 다양한 업체의 상품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카페와 블로그 글을 전적으로 믿지는 않고, 주변 친구들의 의견을 가장 많이 듣는 편”이라고 말했다.

동작구에 사는 30대 배씨 역시 “어머니보다는 지인들에게 유아용품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 구매 결정을 할 때 어머니가 직접 관여를 안 하기도 하고, 내가 조언을 많이 구하지도 않는다. 최종 결정을 하기 전 어떤 것 같은지 한 번 물어보는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직접 아이를 돌보는 어머니에게 구매 결정을 맡기는 딸도 있었다.

송파구에서 온 30대 정씨는 “어머니는 가격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어머니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보다 어머니가 쓰는 시간이 많아 어머니의 의견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어머니가 유행에 대해 잘 모르지만 제품을 고르는 안목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양천구에 사는 30대 김씨 역시 “어머니가 유아용품을 열심히 공부한다.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노력해서 어머니의 의견을 70% 이상 반영해 상품을 구매한다. 특히 어머니는 아이에게 무해한 친환경, 오가닉 제품을 선호해 내가 제품을 골라두면 어머니가 결정한다”고 말해 손자녀를 위한 합리적 소비에 대한 조부모의 열정을 알 수 있었다.

◇ 할머니들, 유아용품 당당하게 추천하자

할머니들은 대체로 유아용품을 고르는 자녀의 의견에 수긍할 뿐, 먼저 의견을 제시하거나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고 있었다. 그들이 스스로 ‘나는 잘 모른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서울베이비페어를 찾은 50대 이상의 여성들은 하나 같이 “광목만 최고인 줄 알고 자랐는데 요즘 오가닉 코튼 등 좋은 것들이 많아 어떤 회사에 어떤 상품이 있고, 어떤 게 더 좋은지도 모르겠다”고 말해 조부모들이 유아용품을 고르는 데 있어 어려운 점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그들은 “이게 좋다고 해도 내 추천보다 최근 그 상품을 사용하는 또래 친구들의 의견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자녀에게 유아용품에 대한 추천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부모들은 어린 손자녀에게 피부 자극이 없고, 환경 유해 물질이 없는 제품을 선호한다며 자녀들에게 육아 선배로서의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양천구에서 온 60대 김씨 역시 TV와 책자를 통해 유아용품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며 자녀와 마찬가지로 귀여운 손자녀에 대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조부모들은 유행을 잘 모른다, 인기 브랜드를 모른다고 스스로 위축될 필요가 없다. TV와 스마트폰을 통해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고, 주변의 손자녀 양육 가정과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젊은 부부 역시 육아 선배인 부모의 조언을 수용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최신 트렌드는 잘 모를지라도 그들이 쌓아 온 육아 경험과 노하우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정보를 찾는 것은 부부가 하되, 조부모에게도 구매 결정에 대한 권한을 준다면 조부모 역시 성취감을 느낄 것이며 더욱 적극적으로 좋은 육아용품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