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노동자의 딸, 별이를 도와주세요"
"이주 노동자의 딸, 별이를 도와주세요"
  • 안무늬
  • 승인 2014.05.2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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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는 폐가 접힌 채로 태어나, 손과 발이 접히지 않고, 쓸개에는 돌이 있어 10년 이상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주 노동자의 딸이다. 그들의 부모는 하루 12시간씩 일하며 별이의 병원비를 모으고 있지만, 한국 부부의 어린이가 아닌 별이는 하루에 60만원에 달하는 입원비를 내야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이 도와주고 있다. 별이의 부모는 도움을 주는 사람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하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고 있다. 

◇ 팔다리 펴지지 않는 사지기형 장애 앓는 별이

 


별이는 올해 1월 4일 태어난 필리핀 이주 노동자 부부의 딸이다. 이제 생후 5개월도 채 되지 않은 이 아이는 선천성 사지기형 장애(선천성 내반족, 선천성 다발성 관절만곡증)를 앓고 있다. 폐가 접힌 채로 태어났으며, 쓸개에는 돌이 있어 내반족, 관절만곡증 등의 치료와 함께 10년 이상의 장기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별이의 부모는 일 12시간 노동을 하며 병원비를 벌고 있지만, 별이의 입원비는 4개월 동안 약 1억여 원에 달한다. 가족애가 강한 필리핀의 노동자들은 경우, 수입이 생기면 필리핀에 매월 일정 금액을 입금하는데, 그들 역시 월급에서 30만원만 남겨두고 전액을 고국의 가족들에게 보내 왔다. 하지만 별이가 입원하고부터 필리핀에 보내는 생활비 지원을 중단해야만 했다.

국내 가정의 어린이가 아닌 별이는 보험 혜택 등을 제공받지 못해 1회 수술비는 2백만 원, 1일 입원비는 57만원이다. 한 달 월급이 150만원이 채 되지 않는 이주 노동자들은 70일 만에 5천만 원의 빚을 질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먹지 않고 입지 않고 모아둔 1천만 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였다. 또한 현재 다양한 시민단체와 활동가들이 도와주고 있지만, 정기적 후원은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천주교의정부교구 Exodus의 박은주 활동가는 “100일 만에 8천만 원이나 되는 빚이 생겼다. 이는 이주 노동자 부부가 벌 수 있는 액수가 아니다. 대기업에서 후원하고 병원에서 할인 혜택을 주지 않으면 힘들다”고 말하며 대기업과 병원들이 별이에게 힘을 실어달라 부탁했다.

◇ 올리비아, 별이 장애 알고도 낳아

 


별이의 엄마인 올리비아는 올해 한국 나이로 40세인 필리핀 이주 노동자다. 그녀에게는 두 명의 아들이 더 있고, 2년 전 한 명의 아이가 더 있었지만 탯줄이 목에 감겨 죽고 말았다.

이주사목위원회 의정부 엑소더스의 이상숙 활동가는 그녀의 집에 가서 유골함 하나를 보게 됐다. 2년 전 사산한 아이의 유골함이었던 것이다. 이상숙 활동가는 올리비아에 대해 “아이의 유골함을 침대 옆에 둘 정도로 모성애가 강한 사람이다. 힘들겠지만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리비아는 별이의 장애를 알고 있었다고 말해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녀는 임신 6개월 때 별이가 육손이로 나온 꿈을 꾸기도 했고, 기형아 검사를 통해서도 별이가 보통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올리비아는 “기형아든 아니든 내 아이다. 내 잘못으로 이렇게 아프게 태어난 아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내 몫이고,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책임이다”라고 말하며 강한 모성애를 보이기도 했다. 그녀는 산후조리도 하지 못하고, 출산한 지 7일 만에 다시 일을 시작하며 별이의 병원비를 벌어 왔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을 위해서는 출산 직후의 몸 상태도, 일 12시간 근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 부끄럽고 미안하지만 도와주세요

 


최근 ‘힘내요’라는 소셜 응원 사이트에서 진행된 모금을 통해 5백만 원의 입원비가 모였다. 올리비아는 이처럼 별이를 도와주는 모든 사람에게 거듭 고맙다고 말했다. 현재 정기 후원자는 없는 상태이지만, 시민단체와 천주교 관련 단체에서는 ‘힘내요’를 비롯해 네이버 해피빈 등을 통해 다양한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는 별이를 돕고 있는 사람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하지만 도와주시면 잊지 않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잊지 않고 꼭 갚겠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다시 한 번 도움을 간청했다. 또한 그녀는 별이가 완쾌되지는 못하더라도 생활에 문제 없을 만큼이라도 나아져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별이는 태어나자마자 입원했던 소아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길 정도로 호전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많은 사람이 힘을 모아 별이를 응원한다면, 일반 병실에서 집으로 옮기고, 완치까지 가능할 것이다.

다들 그녀의 상태를 보고 호전이 힘들고, 치료를 위해서 적어도 10년이 소요되기도 할 것이라고 했지만, 기적적으로 별이의 상태는 좋아지고 있다. 생후 4개월이 넘은 별이 역시 부모님과 필리핀에 있는 오빠들, 친척들의 응원에 힘입어 스스로 살려는 의지를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별이에 대한 도움을 주고 싶다면 의정부교구 이주노동자 상담소(031-878-6986, 6981)로 문의하면 된다. 또한 네이버 해피빈(http://me2.do/xGwUZn1n)과 힘내요(http://himneyo.com/story/story_detail.jsp?sid=1000330)를 통해 별이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큰 금액이 아니어도 콩 1개, 댓글과 공유 한 번으로 별이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많아 금전적 여유가 없는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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