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 꿈’ 6세 소년, 장기기증 뒤 하늘나라로
‘피카소 꿈’ 6세 소년, 장기기증 뒤 하늘나라로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9.12.21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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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판정 고(故) 김선일 군 2명에 장기기증…‘장카소’ 별명
부모 “장기기증은 아들의 뜻, 생명 구하는 결정 보람 느껴”
2명의 어린이들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난 고(故) 김선일 군.
2명의 어린이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난 고(故) 김선일 군.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자랑스런 아들 선일아. 하늘나라에서도 너의 이름처럼 늘 맑고 밝게 세상을 향해 별처럼 환하게 빛나거라. 너무너무 사랑한다. 아빠 엄마가...”

친구들과 놀다가 건물에서 떨어져 뇌사 판정을 받은 ‘화가 꿈나무’ 고(故) 김선일(6세) 군은 2명의 어린이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고(故) 김선일 군의 부모는 선일 군이 머리를 다쳐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장기기증이 선일이의 뜻”이라고 생각해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며 21일 이런 사실을 베이비타임즈에 알렸다.

선일 군은 지난 11월 1일 친구 집에서 술래잡기 놀이를 하다가 3층에서 추락해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뇌사 판정이 내려졌다.

담당의사로부터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은 선일 군의 부모는 가족과 상의 끝에 “장기기증을 하는 것이 하늘의 뜻이고 또 선일이의 뜻”이라고 생각해 11월 3일 심장과 간, 신장 등의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다행히 심장과 간은 장기가 잘 맞아 2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지만, 신장은 서로 맞질 않고 상태도 좋지 않아 이식하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있었다.

선일 군 부모는 “선일이의 장기기증을 받은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서 대한민국을 위해 큰일을 할 수 있다면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슬프고 아픔이 크지만 다른 가족이 불행에서 벗어나 행복해질 수만 있다면 선일이도 기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일 군의 부모는 “몇 년 동안 기다려도 장기기증을 받기 어렵고, 장기를 주려고 해도 맞지 않으면 또한 이식하기도 어렵다고 들었다”면서 “사회지도층이나 어른들이 장기기증에 많은 관심을 보여준다면 많은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밝혔다.

장기기증을 하고 떠난 '피카소 꿈' 고(故) 김선일 군의 그림.
장기기증을 하고 떠난 '피카소 꿈' 고(故) 김선일 군의 그림.

선일 군은 어린이집을 다녀오면 매일 좋아하는 곤충과 나무, 호박, 포크레인 등을 그리며 피카소 같은 화가가 되는 꿈을 키워왔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도 그림을 그린 뒤 가방 속에 넣어 집에 와서는 아빠와 엄마에게 매일 자랑을 하곤 했다. 엄마의 성을 따서 ‘장카소’ ‘장화백’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

선일 군의 부모는 “5살부터 2년 동안 100여점 이상의 그림을 그려서 소중한 작품들을 남겼고, 선일이가 그린 그림을 책자로 만들어 보관하고 있다”면서 “언젠가 경제적 여유가 되면 선일이의 꿈을 위해 갤러리에 전시회를 한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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