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육아문제·주52시간 근무제 등 직장인과 대화
문재인 대통령, 육아문제·주52시간 근무제 등 직장인과 대화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9.12.18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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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경력단절 여성 고충 청취…“맘 놓고 아이 맡길 곳 필요”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구로디지털단지 내 에이스하이엔드타워 구내식당을 깜짝 방문해 직장인들과 점심식사를 하며 고충을 듣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구로디지털단지 내 에이스하이엔드타워 구내식당을 깜짝 방문해 직장인들과 점심식사를 하며 고충을 듣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낮 중소벤처기업 밀집 지역인 서울 구로디지털단지를 ‘깜짝 방문’해 직장인들과 점심을 함께 하며 고충을 청취했다.

이날 ‘대통령과 점심’을 함께한 워킹맘, 경력단절 여성, 장기근속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아이를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기관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워킹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최지선 씨는 “주 4.5일 근무 제도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워라밸’에 많이 도움이 되는데 막상 애가 아프다거나 할 때는 굉장히 막막하다”면서 “아이가 아플 때나 급할 때 진짜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기관이나 제도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워킹맘 조안나 씨는 “아이를 낳은 후 이력서도 넣어보고 면접도 봤지만 기혼자라는 이유로, 아이가 있다는 이유로 채용이 거절될 때가 허다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기혼자는 면접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고, 면접이 성사되었다고 해도 야근 가능한지, 아이는 누가 보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된다”며 경력단절 여성의 고충에 대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식사를 마치고 커피숍으로 이동해 또 다른 직장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도 육아 문제가 최대 화두였다.

임태순 씨는 “유연근무제 같은 것이 도입돼 남편과 아내가 시간을 분배해 아이를 돌보는 사회가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 씨는 “가사나 육아가 여자의 몫이 아니라 한 가정의 부부가 공동으로 책임감을 갖고 해야 되는 그런 인식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 과제인데, 굉장히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며 “(이제) 엄마, 아빠가 동시에 한 아이를 위해 함께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52시간 근무제, 직장 내 성희롱 문제 등 근무환경과 관련해서도 많은 의견이 나왔다.

황원하 씨는 “개발하는 사람들은 열심히 집중적으로 해야 하는데, 일률적인 주52시간제는 또 하나의 규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우 씨는 “주52시간 근무제를 실행해서 사실상 초과 근무를 하게 되는데, 수당을 받는 것보다 사람을 더 뽑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지승 씨는 “하청을 주시는 분들은 주52시간에 맞춰 일하고 하청을 주지만, 하청업체는 그 일을 마무리하려면 어쩔 수 없이 더 일을 해야 한다”며 고충을 실토했다.

동석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공공부문의 경우 주52시간을 감안해 납품 기한을 조정하는 제도를 시행하기 시작했는데, 이런 것들이 민간기업이나 대기업에도 확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직장인들과 점심 식사 후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직장인들과 점심 식사 후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유소희 씨는 “회사에서 스킨십이 있어야만 성희롱이 아니지 않나”라며 “성희롱 사례들이 굉장히 많아서 이를 어떻게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지 생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문화적 문제이긴 한데 어릴 때부터 성 인지 교육 같은 게 필요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여성들 입장에서는 불평등한 부분이 많고 유리천장도 있고, 성평등 지수 같은 부분에서 우리는 낮은 편”이라며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그러나 빠른 속도로 달라지고 있다”고 격려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구로디지털단지 방문은 국민을 직접 만나 자주 민심을 경청하겠다던 대선후보 시절의 약속을 지키고자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8월에도 광화문에서 직장인들을 만나 ‘호프 미팅’을 하면서 최저임금 등 현안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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