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교수의 건강칼럼] 겨울철 건강관리
[김용석 교수의 건강칼럼] 겨울철 건강관리
  • 송지나 기자
  • 승인 2019.12.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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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김용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고 올 겨울은 유난히 추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추위가 오기 전부터 걱정이 앞서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어떻게 하면 겨울철을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을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황제내경(黃帝內經)의 사기조신대론(四氣調神大論)을 보게 되면 겨울철 석 달을 ‘폐장(閉藏)’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 말은 세상의 모든 만물의 생기(生氣)가 숨어서 체내로 저장되고, 인체의 양기(陽氣)도 자연의 양기처럼 점점 안으로 거두어들여 저장되는 시기로, 겨울철은 거두고 감추는 계절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가운 하늘의 기운이 물을 얼게 하고 땅을 얼게 함으로 땅이 갈라지게 됩니다. 이때는 양기가 쓸데없이 동요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특히 마음을 편안하게 안정시켜 주어야 합니다. 자신의 의지를 숨기거나 감추는 듯하고 은밀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듯하며, 이미 얻고자 하는 바를 가진 것처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어야 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실 몸과 마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서로 붙어 있으면서 서로 긴밀한 영향을 주고받게 됩니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심신일여(心身一如)라고 합니다. 몸과 마음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입니다. 이 말은 몸이 약해지면 마음도 약해지고, 반대로 마음이 약해지면 몸에 병이 오게 되고, 병이 와도 잘 치료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겨울철에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양기가 몸 속 깊은 곳에 머무르도록 마음과 몸을 조용히 쉬게 해주어야 합니다.

겨울철은 음기(陰氣)는 왕성하지만 상대적으로 양기가 부족한 시기이기 때문에 양기를 보강하는 단련법이 필요합니다. 그중에 하나가 한 손으로 발가락을 잡고 다른 한 손의 엄지손가락으로 열이 나도록 발바닥을 비벼주는 것입니다. 특히 발바닥에 있는 용천(涌泉)이라는 경혈(經穴)을 집중적으로 자극할 필요가 있습니다.

용천은 한의학적으로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이 시작되는 곳으로 이곳을 자극하게 되면 선천적인 원기와 양기를 보강해 줌으로 겨울철 양기가 부족해서 전신이 위축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고 겨울철에는 낮이 짧고 밤이 길어 해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적은 데다 추운 날씨에 실내 활동 위주로 생활하다 보면 다른 계절에 비해 햇볕을 적게 받게 됨으로 정서적으로 불안해지게 됩니다.

흔히 겨울철을 감기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마음의 감기라 불리는 ‘우울증’도 찬바람이 부는 겨울철에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일조량 때문입니다.

이런 계절성 우울증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낮 시간에 30분 정도 햇볕을 쬐는 것이 좋고, 규칙적인 생활과 가벼운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겨울철에는 먹는 것도 신경 써야 합니다. 찬 음식이나, 날 음식을 적게 먹어서 비장(脾臟)의 양기(陽氣)가 손상당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양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 비교적 따뜻한 음식을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이런 음식들은 비교적 열량이 높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이 먹게 되면 비위의 소화기능이 좋지 않을 경우 제대로 흡수되지 않아, 오히려 체내에 화(火)가 쌓이게 되고 이로 인해 진액이 말라버릴 수 있습니다.

양기를 보충시켜줄 때는 비위를 조리해주는, 다시 말해서 자음(滋陰)시켜주는 음식을 함께 먹어야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신선한 야채를 함께 먹어야 비타민이 부족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겨울철 기후는 건조하기 때문에 음식도 수분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인삼이나 생강, 계피, 진피, 모과 등으로 만든 차를 자주 마시게 되면 기의 흐름과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됩니다.

아울러 추위로 인해 수축된 혈관을 확장시키기 위해 매운맛이 나는 음식을 자주 먹는 것이 좋습니다. 단, 아주 매운 맛을 내는 고추장과 같은 음식은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에게는 좋지 않으므로 적절하게 배합을 해야 합니다.

또한 겨울에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차고 건조한 기후로 인해 감기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하기 쉽고, 그러면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와 싸우는 열로 인해서 인체의 대사가 빨라지게 됩니다. 이런 경우 우리 몸은 산소를 더 많이 필요하게 되므로 호흡이 빨라져 몸 안의 습기가 호흡에 섞여 빠져나가게 됩니다. 이 빠져나간 습기를 보충하지 않으면 폐에 뜻하지 않는 병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물을 많이 마시고, 특히 배나 도라지를 달인 물, 오미자차를 수시로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황제내경에서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라고 했습니다. 마치 추운 겨울이 되면 동물과 식물들이 겨울잠을 자는 것처럼 하라는 것입니다.

자연계에 있는 동식물들은 태양의 따뜻함과 밝음에 의해서 생존하기 때문에 주위 온도 변화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개구리와 같은 변온동물들은 날씨가 추워지면 체온도 함께 내려감으로 신진대사가 둔해져 겨울잠을 자게 됩니다.

황제내경도 그만큼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체온을 유지하라는 것입니다. 때문에 집안에서 있을 때도 빛이 잘 드는 창가에서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철은 일 년 중 각종 질병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평소 몸이 허약한 노약자분들은 특별히 주의를 해야 합니다. 겨울철의 세찬 찬바람이 불어 닥치게 되면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들은 몸으로 가장 빨리 기온의 변화를 느끼게 됩니다.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젊은이들도 멋을 내느라고 살을 드러내고 다니게 되면 얼어 죽지는 않아도 몸이 상하게 됩니다. 그래서 옷을 따뜻하게 입어야 합니다. 특히 모자를 쓰고 목도리나 스카프를 둘러주어 뒷목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김용석 교수 프로필>
現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침구학교실 교수
現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안면마비 센터장
現 세계침구학회연합회 부회장
前 MBC 라디오 동의보감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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