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부장급 여성 73% “사내 유리천장 존재한다”
금융권 부장급 여성 73% “사내 유리천장 존재한다”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9.12.12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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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관리직 비율 3.3% 그쳐…‘영업·마케팅 편중’ 직무 경험 부족
여가부 주관 12일 ‘성별균형 포용성장 파트너십’ 보고회에서 발표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금융권에서 근무하는 부장급 여성 10명 중 7명은 회사 내 유리천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여성 임원 확대 장애 요인으로 남성은 ‘여성 후보자 부족’을 꼽은 반면에 여성은 ‘남성 중심 문화’를 1순위로 지목했다.

11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금융권 부장급 남녀 3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응답자의 73.5%가 사내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반면 남성은 31.5%만이 유리천장이 있다고 응답했다.

부장급 이상에서 여성 비율이 낮은 이유로 남성의 25.4%는 ‘여성 후보자 부족’을 1순위로 꼽았지만, 여성의 47.5%는 ‘남성 중심 문화’를 1순위로 들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임원에 도전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남성 60.8%가, 여선 56.0%가 ‘도전하겠다’고 답했다.

여성 임원 확대를 위한 방안 1순위로 남성 30.8%는 ‘우수한 여성인력 채용’을 꼽았다. 반면 여성의 39.5%는 ‘남성 중심 문화 개선’이라고 답했다. 가장 중요한 정책은 남녀 모두 일·생활 균형이라고 답변했다.

여성 임원 할당제 도입을 두고는 남성 45.4%, 여성 69.0%가 찬성했다. 여성 할당제의 적정한 비율로 남성의 37.3%는 30% 이하를, 여성의 30.4%는 ‘여성 근로자 비율만큼 할당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여성 임원 할당제 도입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남녀 모두 ‘남성에 대한 역차별’을 꼽았다.

금융권에서 남녀를 구분해 인사관리를 한다고 느끼는 영역 1순위로 남성의 27.7%는 ‘채용’을, 여성의 23.5%는 ‘승진’이라고 답변했다.

이번 조사는 금융권 지점장급 이상에 있는 부장급 남성 130명, 여성 200명 등 총 330명을 대상으로 올해 9∼11월에 실시됐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5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제21회 양성평등 미디어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여성가족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5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제21회 양성평등 미디어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여성가족부)

같은 기간 여성정책연구원이 한국금융연구원의 ‘2018년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및 수급전망’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금융권에서 일하는 전체 여성 중 3.3%만이 부장급 이상 관리직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반해 남성 관리직 비율은 전체 남성 직원의 21.9%로 여성과 큰 차이를 보였다.

금융권 여성의 경우 직무가 영업·마케팅(69.3%)에 편중돼 승진에 필요한 다양한 직무 경험 기회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제 일자리 비율은 남성이 21.4%였으나 여성은 78.6%로 높았다. 반면에 시간제 일자리 중 부장급 이상 남성 관리자는 53.6%, 여성 관리자는 1.4%로 나타났다.

시간제 일자리의 급여 수준을 보면 2500만원 미만을 받는 남성이 27.0%인 반면에 여성은 85.3%에 달했다. 1억5000만원 이상을 받는 남성은 16.1%, 여성은 0.8%로 남녀 간 급여도 큰 격차를 보였다.

이런 설문조사 결과 등은 여성가족부가 12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여는 ‘성별 균형 포용성장 파트너십’ 성과보고 및 토론회 자리에서 발표됐다.

토론회에서는 이화여대 윤정구 교수팀이 ‘여성 임원 확대를 위한 다양성 문화와 리더십 파이프라인 구축방안’을 주제로 국내 브랜드파워 50대 기업의 인적·문화적 파이프라인 구축 실태 등도 소개했다.

윤 교수팀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에서 직급별로 승진할 확률은 모든 직급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상위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승진할 확률의 남녀 격차는 더 크게 벌어져 여성이 임원까지 승진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들 기업에서 남성 평사원이 초급 관리자로 승진할 확률은 50.4%였으나 여성은 10.2%에 그쳤다. 남성 고급관리자가 임원이 될 확률은 83.4%나 됐으나 여성은 0.9%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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