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행복하지 않다면 'NO'…통계로 본 ‘청년행복안녕’ 실태
결혼, 행복하지 않다면 'NO'…통계로 본 ‘청년행복안녕’ 실태
  • 김은교 기자
  • 승인 2019.12.1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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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저출산 위기, 결국 ‘청년행복안녕’이 해결 키워드
사회는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 청년 74%, 배신한다

[베이비타임즈=김은교 기자] 노력이 배신을 거듭하는 사회 속에서 결혼과 출산을 고민하는 대한민국 2030 청년 세대. “당신의 행복은 안녕하신가요?”

초혼 연령대 증가, 저출산에 따른 청년 세대 흐름이 사회적 문제로 야기되고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조사 결과, 해당 문제의 원인은 '청년 행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혼 연령대 증가, 저출산에 따른 청년 세대 흐름이 사회적 문제로 야기되고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조사 결과, 해당 문제의 원인은 '청년 행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대한민국 청년 트렌드 “결혼은 늦게, 아이는 적게”

“우리 때는 말이야, 나이 서른은 혼기가 꽉 차 결혼을 서두르던 나이였어.”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대한민국 ‘초혼 연령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결혼? 이제 겨우 서른인데요?” 대한민국에서 2030세대 ‘청년’으로 살기란 여간 녹록잖다. 보이지 않는 미래의 행복을 희망하며 아직 남은 학자금 대출 갚기에 고군분투하는 청년도 많다.

실제 지난 2017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50년대 평균 초혼 연령은 19.1세였다. 이어 1970년대 21.9세 1990년대 24.7세, 2010년대 29.4세로 그 연령대는 점차 증가해 왔다.

이 뿐만이 아니다. 출산율 역시 시대별로 급격한 변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1950년대의 출산기간(첫째~막내)은 평균 11.4년이었다. 그리고 60년이 훨씬 지난 2010년대에는 2.2년으로 출산 자녀 수가 대폭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욱이 2019년 3분기(7~9월)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0.88명. 1명이 채 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비혼’과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뜻의 ‘딩크(DINK)’라는 단어가 전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한 적도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지난 5일 국회도서관에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청년 및 기성 세대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지난 5일 국회도서관에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청년 및 기성 세대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 변화하는 청년 마인드, 핵심은 ‘행복’

앞선 내용 모두 단순히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들일까? ‘그 때’는 당연했던 일들인데, 지금의 우리는 왜 당연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이 같은 현상에 가까이 접근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는 ‘행복’이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녀 청년 세대가 ‘결혼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는 ‘혼자 사는 것이 행복하기 때문(34.7%)’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답변의 성별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혼자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답변한 남성은 43.1%, 여성은 29.1%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결혼, 하고 싶지 않은 편’이라는 답변은 39.3%, ‘절대 결혼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 또한 8.0%였다.

이밖에도 ▲양성불평등 문화가 싫어서(22.4%) ▲아이 낳기가 싫어서(12.5%) ▲경력 단절 등이 걱정돼서(11.8%)라는 이유도 결혼이 꺼려지는 주된 이유로 꼽혔다.

반대로 ‘결혼을 꼭 할 것’이라고 답한 인원은 전체의 18.7%, ‘결혼, 하고 싶은 편’이라는 응답은 34.0%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혼·혼족(혼자인 생활을 즐기는 사람)’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47.8%가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45.3%는 ‘무감정’이라고 답했으며, 부정적인 시각을 말한 비율은 6.9%에 불과했다.

청년들에게 ‘결혼제도’에 대한 생각도 물어봤다.

특이한 것은 청년들의 80.5%가 현 결혼 제도를 수정·보완해야 한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현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14.7%,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4.8%나 됐다.

이 같은 내용은 시대가 변할수록 개인의 가치관 또한 변하고 있지만, 사회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현실이 여실히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청년들은 출산에 대한 의사 표현도 뚜렷했다.

향후 출산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꼭 낳을 것’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12.3%였다. 낳고 싶은 편이라는 응답은 30.8%였다. 반면,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편’이라는 답변은 41.5%, ‘절대 낳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15.4%인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 사회가 아이를 키우는 가족에게 우호적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33.1%가 긍정의 답변을, 31.9%가 부정의 답변을 전해 왔다.

사회적으로도 ‘뜨거운 감자’였던 ‘노키즈존(NO KIDS ZONE)’을 바라보는 시각 관련해서는 61.4%라는 과반수 이상의 비율이 ‘가게 주인의 권리’라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노키즈존을 선호하는 인원도 19.2%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결과는 ‘개인의 만족은 곧 개인의 행복’이라는 현 세대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표적 사례와도 같다.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관련 인포그래픽. (자료제공=인구보건복지협회)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관련 인포그래픽. (자료제공=인구보건복지협회)

◇ 대한민국 청년세대는 ‘행복’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2030 청년세대는 과연 스스로가 ‘행복하다’ 느끼고 있을까?

해당 질문에 스스로 행복하다고 답한 비율은 38.0%였다. 보통이라고 답한 경우는 44.2%였으며, 불행하다고 답한 사례도 18.8%에 달했다. 독특한 점은, 응답자의 49.4%가 또래 세대들이 불행하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또래 세대가 행복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13.2%에 그쳤다.

‘우리 사회는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명제 관련 의견을 묻자 34.7%가 강한 부정을, 39.3%가 부정의 답변을 표현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전체의 74%가 대한민국 사회에서 노력에 따른 성과를 보장받지 못한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기획 조사 결과, 결혼·양육·주택난·경제·직장·양성평등·학업 관련 사회적 지원 제도가 마련된다면, ‘결혼·출산’ 의향이 미미하던 청년들도 해당 사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 사례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청년들에게 있어 모든 선택의 기준이란, 더도 덜도 아닌 ‘일상의 행복’ 그 자체라는 것.

한편 이번 설문은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 10월23~28일까지 20대 미혼 남녀 각 500명씩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을 주제로 연구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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