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 아동행복 위한 7가지 약속…“국회의원에게 묻다”
유니세프, 아동행복 위한 7가지 약속…“국회의원에게 묻다”
  • 김은교 기자
  • 승인 2019.11.21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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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아동권리협약 채택 30주년 기념 서밋 열려
원유철·김세연 의원, 아이들 질문에 직접 답변

[베이비타임즈=김은교 기자] 아동권리보호를 위한 의견을 아동의 목소리로 직접 이야기하고, 관련 답변을 현직 국회의원들에게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0일,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유엔아동권리협약 채택 30주년을 맞아 ‘유니세프 아동대담-국회의원에게 묻다’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자리는 이달 19, 20일 양일간 열린 ‘유엔아동권리협약 채택 30주년 기념 서밋’의 일환으로 진행, 더 많은 아동의 의견이 실제 법안에 반영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본 행사는 국내 아동 9명과 자유한국당 원유철(한국아동인구환경의원연맹, 이하 CPE), 김세연 의원(여의도연구원장 및 유니세프 국회친구들 리더)이 함께 대담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대담에 참여한 아동들은 ‘아동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주제 7가지’를 발표했다. 해당 주제는 ▲깨끗한 환경 ▲공정한 기회 ▲건강한 생활 ▲즐거운 교육 ▲화목한 가정 ▲충분한 놀이와 여가 ▲안전한 사회다.

지난 20일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서 열린 '유니세프 아동대담' 참여자들의 모습. (사진=김은교 기자)
지난 20일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서 열린 '유니세프 아동대담' 참여자들의 모습. (사진=김은교 기자)

◇ 아동 행복, ‘즐겁고 공정’하게

먼저 지현 학생은 “아동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정한 기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높은 학비가 빈부격차에 따라 학생교육권까지 침해한다는 것이다. 덧붙여 “우수한 양질의 교육 기회가 모든 학생들에게 주어져야 한다”는 말도 함께 전했다.

이영웅 학생은 “오늘 발표된 모든 주제와 그물처럼 연관이 돼 있는 것이 바로 공정한 기회”라고 말했다. 또 최시은 학생은 “모든 아이들이 공정한 기회를 갖기 위해서는 먼저 선택권부터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선택권을 박탈당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김세연 의원은 “공정한 기회의 관점에서 공교육의 정상화는 공정한 경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답변했다. 공교육이 충분한 경쟁환경에 노출돼야 교육공급자들이 더 우수한 질의 교육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즐거운 교육’에 대한 열띈 논의도 이어졌다.

이준혁 학생은 “교육은 즐거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친구들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학교·학원은 ‘즐겁지 않은 곳’, ‘가고 싶지 않은 곳’이라는 생각에서다.

이준혁 학생은 “본인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어야 즐거운 교육이 가능해진다”며,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을 직접 할 수 있는 시간이 수업 중에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덧붙여 “주요과목 공부뿐 아니라 예체능 계열도 균형 지원해,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뒷받침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김세연 의원은 학생들이 직접 시간표를 짜는 핀란드의 수업 현장을 예시로 들며, “학교에 자율성이 부여된 방향으로의 교육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또 원유철 의원은 “교육정책을 세우는 데 있어 학생 의견을 폭넓고 광범위하게 수용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 안전한 사회, 국가와 법의 존재 이유

‘안전한 사회’를 염원하는 학생 의견도 주목을 받았다.

양예원 학생은 “안전한 사회는 나라의 존재 이유이자 법이 있는 이유이므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또 “으슥한 지역에 갔을 때 누군가 나와서 본인을 해하지 않을까하는 걱정, 뉴스에 나오는 각종 범죄, 정당싸움과 국론 분열 등의 문제 역시 사회가 안전하지 않아 일어나는 일이므로 안전한 사회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러한 학생 의견에 원유철 의원은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 및 교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우선 주의를 기울일 것이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많은 정책들 가운데에서도 보완 및 발전이 필요한 부분을 관심있게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가정이 화목해야 아동 행복의 기본을 형성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가은 학생은 “실제 70~80%의 아동학대는 부모로부터 발생하고 있다”며 집 밖 범죄뿐만 아니라 집 안의 아동학대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덧붙여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화목한 가정’이 이뤄져야 밖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며 “아동행복을 위해서는 화목한 가정이 필수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세연 의원은 “가정 내 폭력 및 학대 문제는 사회적으로 노출돼 있지 않은 환경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발견 또는 해결에 시간이 걸린다”며, “가정 내 아동 학대를 좀 더 선제적이고 예방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부모교육을 의무화하는 등의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9명의 대표 아동들은 모든 아동의 권리를 위한 바람도 메시지로 작성했다. (사진제공=유니세프한국위원회)
9명의 대표 아동들은 모든 아동의 권리를 위한 바람도 메시지로 작성했다. (사진제공=유니세프한국위원회)
"안전한 사회에서 어린이의 권리가 지켜질 수 있도록 해주세요." (사진=김은교 기자)
"안전한 사회에서 어린이의 권리가 지켜질 수 있도록 해주세요." (사진=김은교 기자)

◇ 쉬는 시간에 교실 이동…“쉬는 시간이 없어요”

최근 육아보육계 최대 관심사중 하나인 ‘아동 놀이권’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윤주영 학생은 “충분한 놀이와 여가는 아동의 행복감과 직결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놀이와 여가에도 빈부격차가 존재하며, 정작 현실에는 아동 눈높이에 맞지 않은 시설들도 많다”고 전했다. 또 “대한민국 청소년증과 같은 이미 존재하는 좋은 정책들이 홍보가 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아쉬워했다.

그리고 “너무나 많은 수행평가와 끊임없는 중간·기말고사 때문에 충분한 여가를 즐기지 못하는 일도 많다”고 전했다.

특히 윤주영 학생은 학교 내 ‘교과교실제’에 일침을 가하며, “이동수업 시 이동시간 때문에 학생들의 쉬는시간이 침해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덧붙여 “이와 관련 수요조사를 통해 제도 보완 정책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원유철·김세연 의원은 “윤주영 학생의 깊이있는 문제현안 확인 및 대안제시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관련 내용이 담긴 자료를 여의도연구원 내 아동권 TF팀에 넘겨 실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 아동인권의 기본

아동의 건강권과 관련된 ‘깨끗한 환경’ 및 ‘건강한 생활’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박윤정 학생은 “깨끗한 환경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하는 인권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일례로 미세먼지가 심해 이미 계획돼 있던 체육대회가 취소 되거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 계속되면서 건강을 유념하지 않은 채 마스크를 쓰지 않는 학생들의 숫자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깨끗하지 못한 공기는 아동의 교육권·놀이권·건강권을 모두 침해하므로 깨끗한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생활’을 주제로 발표한 김시은 학생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아동들의 인권침해 사례를 제시하며 “국내·외 아동들을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말라리아로 인해 아동사망 현상이 많은 아프리카 등지에 구급약품을 보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구급 약품인 밴드 및 여성 생리대의 보편적 사용을 위해 특정 장소 내 무료 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에 두 의원은 “미세먼지 관련한 위기의식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며, “학생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국내·외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생리대 등 긴급 물품 무료 배치 건은 제안의 타당성을 검토한 후 별도 답변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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