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교수의 건강칼럼] 손이 시려워, 발이 시려워!
[김용석 교수의 건강칼럼] 손이 시려워, 발이 시려워!
  • 송지나 기자
  • 승인 2019.11.1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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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김용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사람의 생명활동은 열로 유지되기 때문에 적정 체온이 유지되지 않으면 건강에 이상신호가 나타나게 됩니다. 그래서 체온은 건강상태를 알아보는데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체온과 면역력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면역력은 30% 이상 떨어지며, 체온이 1도 올라가면 면역력은 5~6배가 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때 몸이 차고 더운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너무 열이 많으면 문제가 되지만, 일반적으로 열이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기 때문에 건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체온이 낮아지게 되면 혈액순환이 나빠지게 되고 온갖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하게 됨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실제 암 환자의 경우 체온이 정상체온보다 낮다는 보고가 있고, 몸이 차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신장이 작고 체중이 적게 나간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특히 암은 35도에서 가장 잘 증식하며, 39.3도 이상이 되면 죽는다고 해서 암을 일종의 저체온으로 인해 생기는 병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몸이 차면 많은 병이 발생하지만 반대로 몸이 따뜻하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루에 체온이 가장 낮을 때는 새벽 3시부터 5시 사이입니다. 그 후부터 오후 5시까지는 계속해서 체온이 올라가게 됩니다. 하루에 체온이 가장 낮을 때와 가장 높을 때 차이가 1도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루 중에서 체온이 가장 낮은 새벽 3시부터 5시 사이는 사망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이기도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팔다리가 모든 생명활동의 근본이라고 봅니다. 팔다리를 부지런히 움직여서 음식물을 섭취해야 생명활동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사람의 팔다리는 나무의 뿌리나 잎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뿌리나 잎의 상태를 보고 나무 전체의 상태를 알 수 있듯이 팔다리의 상태를 보고 오장육부 전체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손발이 차다는 것은 그만큼 생명활동과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증거입니다.

혈관 속을 흐르는 혈액은 우리가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산소와 영양, 체온을 온몸 구석구석으로 운반하는 파이프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혈액이 곳곳에 제대로 운반되지 않게 되면 신체를 구성하는 세포들은 살아갈 수 없습니다. 수도나 가스, 전기가 끊기면 생활하기 어려워지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우리 신체의 손발은 혈액순환으로 따지자면 심장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고 부피에 비하여 표면적이 크며,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는 곳입니다. 멀리 있는데다가 노출이 많이 되어 있기 때문에 손발을 돌고 온 피는 빨리 차가워지게 되고, 기온이 조금만 내려가도 체온을 유지해줄 뜨거운 혈액이 부족하여 손발부터 차고 시려옵니다.

심장에서 혈액을 우리 몸으로 보낼 때 중요한 장기들이 있는 몸통과 뇌 쪽으로 먼저 보내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체온이 떨어져서 몸통과 뇌 쪽으로 혈액을 보내기 힘들어지게 되면 우선순위에 밀린 손발을 향해 있던 혈관은 급속히 수축하게 됩니다. 따라서 손발이 차가워지는 이유는 몸통과 머리가 충분히 따뜻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날씨가 춥고 찬바람이 불면 손발이 차고 시린 증세가 나타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현상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현상이 수시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한 여름에도 손발이 시리다는 분들이 계십니다. 실제 체온을 재보면 정상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수족냉증’이라고 하는데 실제 손발의 온도가 떨어져 차갑게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차가움을 느낄 만한 온도가 아닌데도 손발의 추위를 느끼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이런 현상은 겨울철 보일러가 가동되고 있지만 여전히 집안이 춥다고 느끼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로 먼저 집의 크기에 비해 보일러의 용량이 작은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선천적인 문제일 것입니다.

그 다음은 연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음식이나 스트레스, 운동부족 등 생활습관 문제 때문에 발생됩니다. 또 보일러의 용량과 연료가 충분한데도 여전히 집안이 추운 경우는 연결 관이 막혀서 그럴 수 있습니다. 이는 어혈 때문에 발생되는 것입니다.

체온이 낮게 되면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지게 되면서 혈액순환에 장애를 일으키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온몸에 필요한 영양분이 원활하게 운반되지 못함으로써 기능이 저하되고,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해 수분이나 노폐물이 쌓여 비만을 유발합니다. 이것이 또 체온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악순환이 계속되게 됩니다.

몸을 따뜻하게 하려면 가급적 찬 음식을 먹지 말고 따뜻한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수분을 많이 섭취하거나 과식하는 것은 몸을 따듯하게 해주는 데 전혀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찬 성질의 음식과 따뜻한 성질의 음식의 구분은 먹어봐야 알 수 있지만, 대개 색과 모양에 따라 구분됩니다.

색이 진하면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고, 색이 연하면 몸을 차갑게 하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에 따라 붉은색은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고 흰색이나 녹색은 차갑게 하는 것입니다. 딱딱한 모양을 한 뿌리채소는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더운 남쪽 지방에서 자란 것은 차갑게 하는 효과가 있고, 추운 북쪽 지방에서 자란 것은 따듯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몸을 뜨겁게 해주는 음식은 고추, 당근, 마늘, 생강이 있고 몸을 차갑게 하는 음식은 녹두, 메밀, 오이, 배가 있습니다.

또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에 견과류를 꼭 챙겨 먹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평소 꾸준히 마시면 몸을 따뜻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차로서 생강차를 꼽을 수 있습니다.

 

<김용석 교수 프로필>
現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침구학교실 교수
現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침구과 과장
現 세계침구학회연합회 부회장
前 MBC 라디오 동의보감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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