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보육반장, 그들이 궁금하다…서울 마포구
우리동네 보육반장, 그들이 궁금하다…서울 마포구
  • 백지선
  • 승인 2014.05.1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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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올해 4월부터 ‘출산 가정 맞춤형 육아정보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대상은 주민센터에 출생신고를 하는 가정 중 보육반장 서비스를 희망하는 가정이다. 보육반장은 서비스 희망 가족에게 연락해 시기마다 맞춤 육아정보를 제공한다.

마포구에는 현재 6명의 보육반장이 각 구역별로 활동하고 있다. 보육반장은 정보수집 및 상담, 출산가정 육아정보 제공 등 재택근무를 할 때도 있지만 자조모임, 보육반상회, 업무수행 보고 및 계획 등 현장이나 센터를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

주 14시간 일하는 보육반장들은 이미 육아를 경험한 엄마들이며 대부분 보육교사 및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소지한 육아 혹은 사회복지 전문가다. 베이비타임즈는 마포구 보육반장들을 만나 그들의 활동과 고민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우리동네 보육반장 보육반상회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보육반장들

Q. 보유반장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나?

A. 일동 : 마포구에는 6명의 보육반장이 활동하고 있다. 각각 2~3개 동을 맡아 주 14시간, 월ㆍ화ㆍ목ㆍ금요일 3시간, 수요일 2시간 근무한다.

보육반장은 서울특별시와 계약을 맺고 있다. 현재 보육반장들은 육아맘으로,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육반장 제도가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다만 보육반장이란 일의 특성상, 평균 하루 근무시간인 3시간을 훌쩍 넘길 때가 있다. 직장에서는 야근을 하면 그 부분을 인정해주는데 보육반장은 인정을 받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김윤희 보육반장 : 현재 보육반장 시스템은 과도기 상태다. 2013년에는 주 20시간 근무했다.

최진희 보육반장 : 일의 성격상 해당 시간만 일하긴 힘들다. 다만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든다.

◇일에 대한 열정과 오픈마인드가 가장 중요

Q. 보육반장으로 활동하기 위한 조건이나 자격이 있는지 궁금하다.

일동 : 보육 교사 자격증이나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을 우대한다. 현재 보육반장들은 거의 다 두 자격증 가운데 하나 이상은 소지하고 있다.

김가향 보육반장 :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볼 때, 육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일을 할 수 있는 여력이 되는지, 보육에 대한 열정이 있는지도 평가의 기준이 된다.

막상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자격증 소지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느낀다.

최진희 보육반장 : 가장 중요한 건 일에 대해 얼마나 ‘오픈 마인드’를 갖고 있느냐다. 보육은 ‘밀착형 서비스’에 가깝다. 보육반장 면접 당시 일에 대한 열정은 물론 어떤 각오로 임할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 우리동네 보육반장 보육반상회

 


◇육아로부터 비롯된 힘듦이 행복으로 바뀌다

Q. 보육반장 일에 대한 보람과 함께 아쉬운 점 혹은 어려운 점 등을 알려달라.

A. 최진희 보육반장 : 일례로, 한 친정어머님이 전화를 걸어와 자신의 딸이 직장 다니면서 9개월 된 아이를 키우느라 너무 고생한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장거리 출퇴근을 하며 아이까지 챙기는 데다, 아이를 돌봐주는 도우미에게는 이미 2명의 자녀가 있어 제대로 손주를 돌볼지 걱정이 된다는 것이었다. 친정어머니도 일을 하고 있어 손주를 돌봐줄 형편이 안된다고 했다. 특히 도우미의 둘째 아이는 자신의 엄마가 자기보다 어린 9개월 된 아기를 돌보는 것에 질투를 해 손주를 괴롭힌다고 말했다.

전화를 받고 그분 따님 집 근처에 있는 어린이집을 알아봐줬더니, ‘고맙다’라는 말을 들었다. 이럴 때 정말 큰 보람을 느낀다.

김윤희 보육반장 : 보육반장을 하기 전에는 전업주부로 일했다. 그래서 현재 일에 보람을 느낀다. 또 육아와 일을 병행하니 자존감이 높아졌다. 사람들에게 도움 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도 마음에 든다. 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길도 이제는 혹시 일하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유심히 보는 버릇이 생겼다.

김가향 보육반장 : 어떤 분은 자신의 재능개발과 관련된 정보를 원했다. 내가 제공한 정보를 활용한 그는 현재 매우 활발하게 강의활동을 펼치고 있다. 강의가 지속적으로 들어와 매우 신나게 자신의 일에 몰두한다고 전해들었다. 내가 아는 정보, 갖고 있는 자원이 남에게 도움이 될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최진희 보육반장 : 또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고충을 들어주다보니 육아의 ‘힘듦’이 ‘행복’으로 바뀌고 있다.

이수진 보육반장 : 일단 집 안에서 집 밖으로 나왔다는 게 좋다. 처음에는 아이와 함께 회의에 참여했다. 아이와 함께 참여하니 일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갔다. 나 역시 보육반장 일을 통해 알게 된 육아지식이 많다.

최진희 보육반장 : 무언가를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 우리동네 보육반장 보육반상회

 


◇'보육반장'이 많이 알려져야 서비스 제공 원활해질 것

김가향 보육반장 : 물론 어려운 점도 있다. 우리는 서울시와 계약을 맺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어린이집을 방문했을 때, 그들의 감시자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아직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보육반장을 ‘감시자’ 역할로 인식하며 거부감을 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보육반장들은 부모의 입장과 어린이집ㆍ유치원 입장 구분하지 않고 모두를 위해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라에서 준 직책이다 보니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어렵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보육반장 일동 : 우리가 하는 역할과 일들이 많이 소개되고 홍보되길 바란다.

Q. 오히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보육반장의 도움을 원하면 보육반장의 책임과 역할이 더 늘어나 힘들어지지 않을까?

A. 김가향 보육반장 :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 일이 전화로 상담을 해줄 때도 있지만 기관에 찾아가 사람과 대면해야 하는 일도 많다. 우리의 존재와 역할이 더 많이 알려져야 일하기 수월하다.

이수진 보육반장 : 육아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데 보육반장의 목소리가 반영되길 희망한다.

Q. 아이 부모에게 바라는 점은 없나?

A. 김윤희 보육반장 : 요즘 부모들은 ‘교육’이라 하면 지식 전달, 조기교육만 생각한다. 교육에는 ‘인성’ 교육이라는 것도 있다. 아이들을 만나다 보면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많이 느낀다. 인성은 영유아기 때 형성된다. 부모들이 자녀들의 인성교육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 바란다.

△보육반장의 역할

육아자원 및 어린이집 정보수집 : 재택근무(인터넷, 방문, 전화 등을 통한 자원조사)
상담 : 재택근무(다산콜 연계)
출산가정 육아정보 제공 : 재택근무
자조모임 및 돌봄공동체 형성지원 : 현장 방문 등
보육반상회 모임지원 : 섭외 및 참여
보육반장 연합 정기모임 : 참여
소통과 정보공유 : 재택근무(SNS) 활용
업무수행 보고 및 계획 : 센터방문

△배치 동명

김가향 보육반장 : 연남동, 합정동
김윤희 보육반장 : 성산1동, 염리동, 서강동
이민정 보육반장 : 서교동, 신수동, 성산2동
이수진 보육반장 : 도화동, 신수동
최진희 보육반장 : 공덕동, 아현동, 대흥동
황보희 보육반장 : 망원1동, 망원2동, 용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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