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환경·고용·지배구조’ 나쁜 기업에 경영 참여
국민연금, ‘환경·고용·지배구조’ 나쁜 기업에 경영 참여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9.11.1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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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경영 개선 없을 때만 이사해임 등 주주권 제한적 행사”
기업과 주주가치 높이는 생산적 대화 우선…사회책임투자 적용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국민연금이 환경과 고용, 지배구조가 나빠서 기업가치가 떨어지는 기업에 대해 정관변경, 사외이사선임, 이사해임 등을 포함한 경영 참여 목적의 주주권 행사를 강화한다.

경영진이 횡령, 배임 등 사익을 취하는 ‘나쁜 기업’에 대해서도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고 국민연금의 사회적 책임투자 역할을 확대한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 목적 주주권행사 가이드라인 및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 공청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국민연금 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과 ‘경영 참여 목적의 주주권행사 지침’을 공개했다.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이날 제시된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 이달 말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구체안을 최종 의결할 방침이다.

이는 지난해 7월 국민연금이 시행한 ‘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코드)’의 후속 조치다. 경영 참여 목적의 주주권 행사 대상·절차·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자 하는 취지다.

이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기금 전체 자산군에 사회책임투자를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 사회책임투자는 국내외 주식과 채권에 우선 도입하고, 자산군과 운용방식별 특성을 고려해 책임투자 전략을 적용한다.

책임투자는 투자자산을 선택하고 운용할 때 수익을 제고 하고자 재무적 요소뿐 아니라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펴서 투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국민연금은 또 기금의 장기수익과 주주가치를 높이고자 기업과 생산적 대화를 우선하되, 충분히 대화했는데도 개선하지 않을 경우 제한적으로 ‘경영 참여 목적의 주주권’을 행사한다.

국민연금이 주주권 강화를 추진하는 주요 대상은 이익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게 배당하는 이른바 ‘짠물배당’을 하거나 임원 보수 한도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는 기업, 횡령·배임·부당지원·경영진의 사익편취 등으로 기업가치를 훼손하거나 주주권익을 침해한 기업들이다.

국민연금이 주주총회에서 지속적으로 이사와 감사선임을 반대했는데도 이를 무시한 투자기업도 주주권 행사의 주요 대상이다.

환경경영(E)과 사회책임경영(S), 지배구조(G) 등 사회책임투자(ESG) 분야에서 ESG 평가 등급이 2등급 이상 떨어져 C등급 이하에 해당하거나, 책임투자와 관련해 예상치 못한 기업가치 훼손이나 주주권익 침해 우려가 발생한 경우에도 기금운용위원회의 결정으로 주주권을 행사한다.

다만 이런 경영 참여 목적의 주주권은 정관변경, 이사(감사)의 선임, 이사해임과 같은 주주 제안을 하는 등 기금의 장기 수익률과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한적인 행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또 경영 참여 주주권을 행사할 때는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의 주식 보유목적을 경영 참여로 변경하고, 특히 보유지분율이 10%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 참여 주주 제안 때는 단기매매차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기업의 주식 매매를 정지하도록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월 11일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상근전문위원을 설치하는 등 기금운용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기금운용위원회 운영 개선방안을 보고받고 있다.(사진제공=보건복지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월 11일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상근전문위원을 설치하는 등 기금운용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기금운용위원회 운영 개선방안을 보고받고 있다.(사진제공=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양성일 인구정책실장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두고 일각에서 기업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한다고 문제를 제기하지만, 기업가치 훼손으로 국민의 소중한 자산에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만 수탁자책임 활동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양 실장은 “국민연금은 어디까지나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업과 대화에 중점을 두되, 그런데도 개선이 없을 때만 제한적으로 ‘경영 참여 목적의 주주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10월 기금운용위원회에 상근전문위원을 설치하고, 현재 운영 중인 투자정책, 수탁자책임, 성과평가보상 등 3개 전문위원회를 법제화하는 등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기금운용위원회 운영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기금운용체계 개편 논의는 2000년대 초반부터 15년 이상 계속되었으나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차로 실질적 개편은 전혀 이루어지지 못했다.

현재 700조원 수준인 국민연금기금은 2024년 100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기금 1000조원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기금운용체계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복지부의 기금운용위원회 운영 개선방안에는 국민연금이 주요 기관투자자로서 ‘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코드)’에 따른 주주활동을 더욱 투명하고 공정하게 수행하는 체계가 담겨 있다.

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주주활동에 대응하기 위해 주식 등의 보유목적을 세분화하고, 공시의무를 차등화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감안해 국민연금도 적극적 주주활동이 이루어지도록 경영참여 목적의 주주권 행사, 의결권행사 위임 등 각종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또 연금 사회주의 논란, 주주활동 시 발생할 수 있는 미공개중요정보의 획득·이용 가능성 등 국민연금에 대한 여러 우려를 불식시키고 주주활동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내부 통제장치를 마련키로 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번 개선방안을 통해 국민연금은 다가오는 1000조원 시대에 대비하는 새로운 기금운용체계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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