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 분유, 비싼 만큼 안전성ㆍ효능은 ‘글쎄’…분유업계 ‘초유’ 토론회
초유 분유, 비싼 만큼 안전성ㆍ효능은 ‘글쎄’…분유업계 ‘초유’ 토론회
  • 서주한
  • 승인 2014.05.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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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동 후디스의 초유 분유

 

신생아에게 가장 완전한 식품은 모유다. 특히 ‘초유’는 아이의 면역력을 높여 반드시 수유하는 게 좋다고 알려져 왔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따르면 출산 후 약 7일간 나오는 초유는 1ℓ당 580㎉로 탄수화물 53g, 단백질 37g, 지방 29g으로 이뤄져있고 면역물질이 많다. 초유는 특히 색깔이 진하고 면역성분이 많아 아이에게 먹이면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정상 모유수유가 불가능한 경우도 적잖고, 초유를 계속 먹이고 싶어도 7일 뒤가 지나면 일반 모유(성숙유)가 나오는 탓에 아쉬워하는 엄마들이 적잖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 일동후디스, 파스퇴르 등 분유업체와 위메프, 테스트굿, 저스트헬스 등 수입업체들은 소의 초유를 넣은 분유를 국내에 출시, 일반 분유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일명 ‘프리미엄 분유’로 알려지며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값 비싼 초유 분유가 과연 아기에게 정말 좋을까? 초유 성분 함유 분유 제품에 대한 토론회가 15일 오전 10시 이언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보건복지위원회, 경기 광명을) 및 녹색소비자연대의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렸다.

 

국내에서 웰빙 바람을 타고 값 비싼 초유 성분이 함유된 분유의 판매가 늘고 있지만, 아직 안전성과 의학적 효능에 관한 임상 연구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이날 토론회가 마련됐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허혜연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식품국 국장은 "국내 분유업체들이 판매하는 초유 관련 분유 제품들은 안전성 면에서 면밀한 조사를 거치지 않았으며 부작용에 대한 조사도 거의 없는 상태라 영유아 음용에 관한 당국의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허 국장은 이어 "초유 성분도 최대 2.4% 함유에 불과하지만 초유 성분이 없는 분유의 2배 가격에 팔리고 있다"며 "제도적 측면에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허 국장은 "초유가 들어간 제품을 판매중인 일본에서도 이를 의약품으로 지정해 일반 마트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며 "정부는 외국에서는 일반화되지 않는 초유 성분 사용에 대한 안전성 검증작업에 즉시 착수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성완 식품의약품안전처 축산물기준과 과장은 "초유성분은 아직 선진국 선택 사항으로 제품군에서 분리되지 않았다"며 "영유아의 안전성에 관한 문제는 아직 추가적인 연구와 의견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손 과장은 이어 "다만 국내 업체들이 나름대로 품질관리 노하우 있다는 것을 우리도 인정하고 국가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녹색연대의 주장도 받아드려 추가적인 의견수렴을 고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일산백병원 황종희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초유 함유 단백질이 아기에게 면역글로불린에 대한 민감성,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황 교수는 구체적으로 소, 돼지 같은 반추동물은 모체의 면역 인자가 태반을 통해 전달될 수 없어 초유를 통해서만 면역 인자와 항체를 전달하지만, 사람과 같은 포유동물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직접 면역 인자가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모유에는 단백질 성분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 있지만, 반추동물의 초유는 단백질과 무기질 함량이 높다며 고단백질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는 것은 아기의 질환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고 소화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언주 의원은 “내 아이에게 더 좋은 것, 안전한 것을 먹이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라며 “오늘 열린 자리를 통해 초유성분의 안전성에 대한 심도 깊은 토의가 진행돼 모든 부모들이 내 아이들에게 안전한 것을 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초유 분유 제품 가운데 초유성분이 가장 많이 함유된 일동후디스 제품(2.4%)은 통당 3만7000원대인 반면 남양유업의 2.2%대 제품은 3만2000원대다. 파스퇴르는 초유함량을 공개하지 않았는데도 가격이 4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매일유업·아이배냇의 경우 이런 논란에 따라 초유분유를 제조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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