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나는 가로수 ‘은행나무’의 불편한 이야기
악취 나는 가로수 ‘은행나무’의 불편한 이야기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9.10.2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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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거리에 설치돼 있는 은행나무 열매 수거 설치물.
고양시 거리에 설치돼 있는 은행나무 열매 수거 설치물.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소인선 일산아지매 맘스런 기자] 갑자기 다가온 차가운 바람이 못내 아쉽기만 계절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나뭇잎도 하나둘 물들어 가는 요즘인데요.

가을 정취를 느끼며 아름다운 길을 걷는 것도 잠시, 은행나무가 심어진 가로수길을 지날 때면 늘 불편하게만 느껴지는 고약한 냄새. 바로 은행나무 열매로 인한 악취입니다.

길을 걷다 은행나무 열매가 떨어진 곳을 보게 되면 누구나 조심조심 은행 열매를 밟지 않기 위해 징검다리 건너듯 한발 한발 내딛으며 살펴걷기는 기본.

다들 한번 이상은 이런 경험을 모두 해보셨을 거로 생각됩니다.

이런 불편함을 겪으면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은행나무를 여기저기 가로수로 심어 놓았을까요?

늘 이맘때쯤 열매의 고약한 냄새로 인해 길을 지나는 사람들은 불편함을 겪는 게 사실인데 말이죠.

은행나무를 이토록 가로수로 많이도 심어 놓았는지 궁금해서 은행나무에 관해 정보를 살펴보았어요.

가로수로 단연 최고로 손꼽히는 은행나무.

특히나 자동차가 많이 통행하는 도심 속 찻길에도 은행나무가 가수로 많이 심겨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은행나무는 오염을 막고 완화하는 기능이 있어 여러 공해 물질을 정화하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합니다.

공기정화 능력이 우수하면서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체 항균 물질을 뿜어내 병충해에도 강하기 때문에 잘 자라고 관리가 편해 가로수로 은행나무를 많이 심는다고 하네요

과거에는 은행이 열매를 맺는지 여부를 보고서야 암수를 구분할 수 있어서 암수감별 없이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심었다고 합니다. 은행나무는 30년 이상 돼야 열매를 맺을 수 있기 때문에 암수감별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암수감별 없이 은행나무를 심다 보니 오랜 시간에 걸쳐 암나무가 자란 뒤 열매로 인한 악취 발생으로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그래도 은행나무는 공기정화 능력이 뛰어나기에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가로수 일등나무인데 말입니다.

최근에는 1년 이하의 묘목으로 암수감별이 가능해져 거리에 악취가 풍기지 않는 숫나무로 심을 수 있게 되었다니 정말 희소식이죠.

그렇지만 기존에 심어진 암나무의 열매로 인한 악취피해는 여전히 심각하기에 현재까지도 민원 발생 중입니다.

2018년 산림청 조사에 따르면 5년 동안 교체 및 제거된 은행나무 가로수는 5328그루에 달한다고 합니다.

11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은행나무 제거 사업시행으로 예산이 무려 57억9236만원이 쓰였으며 평균 한그루당 108만원 가량의 비용이 들었다고 하는데요.

길에 떨어진 은행 열매를 밟지 않기 위해 한 켠으로 피해서 걷는 시민.
길에 떨어진 은행 열매를 밟지 않기 위해 한 켠으로 피해서 걷는 시민.

아직도 기자가 사는 지역은 여전히 은행나무 열매로 인한 악취피해가 현재 진행형입니다.

그러던 최근 고양시에 은행 열매가 열리는 암나무에 보조 설치물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외관상 조금 부족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수많은 열매가 바닥에 떨어져 주민들의 발에 밟히는 빈도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너무 만족스러운 반응입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설치가 아닌 특별히 사람들이 많이 서 있는 곳인 버스정류장, 신호등 주변에만 일부 설치가 돼 있기에 관할 구청 녹지과에 연락을 해보니 시범적 사업으로 현재 예산안에서 일정 부분만 설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전체적인 설치가 아니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여전히 길목을 거닐며 그리고 차를 타고 달리는 대로변에도 중앙 분리대 역할을 하는 은행나무의 열매로 인한 불편함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한번 이상 느껴보았을 은행 열매로 인한 악취는 곤혹스럽습니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뭇잎을 밟으며 편하게 거닐 수 있는 날을 기다려 보며 하루빨리 이 부분이 개선되어 시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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