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꼭 해야 할까?
결혼, 꼭 해야 할까?
  • 김은교 기자
  • 승인 2019.10.2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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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현 나우미가족문화연구소장 및 인구보건복지협회 서울지회 홍보자문위원.
조창현 나우미가족문화연구소장 및 인구보건복지협회 서울지회 홍보자문위원.

21세기의 핵심 키워드로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지구촌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무너지고, 반려동물이 가족관계로 편입되면서 인간과 동물의 경계도 무너지고 있다.

저출생 고령화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핵가족도 핵분열 되어 1인 가구가 대세다. 비출산 가정이나 비혼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 가족체계가 쉽게 해체되고, 재구성되는 과정에서 결혼생활에 대한 혼란과 갈등은 증폭되어 가족제도의 변화와 위기감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결혼을 필수로 여겼던 과거 부모 세대와는 달리 요즘 결혼 적령기에 있는 세대들은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결혼을 꼭 해야 할까’라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 결혼 할까? 말까?

결혼은 선택이다. 선택은 일방적인 강요나 거부가 아닌 자기 자신의 소중한 선택에 달려 있다. 선택은 선악의 기준이 아니라 나의 기준이 중요하다. 부모의 부정적인 역할모델이 선택 기준이라면 더 많이 후회할 수 있다.

나는 부모와 태어난 과정이나 환경이 달랐기 때문에 나를 위한 지혜로운 선택이 필요하다. 나의 사랑과 나의 행복, 나의 성공과 나의 건강을 위한 나의 선택이 나의 결혼생활을 결정한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선택 과정에서 긍정적인 체험과 부정적인 체험 모두 소중한 나의 삶이다. 스트레스와 고통이 나쁜 것만은 아니고,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부정적인 감정도 소중한 나의 에너지다. 가족의 반대나 권유도 중요하지만 나의 속마음에 충실해야 한다.

어느 방향이든 오르막과 내리막은 존재한다. 과거 어린 시절의 짧은 생각이나 상처받은 감정을 기준으로 미래를 선택한다면 시행착오를 더 많이 할 수밖에 없다. 결혼을 할까 말까 고민하면서 망설이는 순간이라면 어른으로서의 삶을 이해하고 자기성장과 행복을 위해 지혜로운 선택이 중요하다.

결혼은 나와 우리 가족을 위해 우선순위와 소중함의 정도에 따른 나의 자유로운 선택에 달려 있고, 내가 선택한 길에는 나의 책임이 따를 뿐이다.

◇ 결혼을 하고 싶은 이유는?

결혼을 꼭 하고 싶은 이유는 사람마다 다양하다. 첫째, 생리적인 욕구 충족은 물론 종족 보존과 유전자가 같은 생명을 잉태하고 대를 이어갈 수 있다. 둘째, 남녀노소 음양의 조화로 사랑에너지와 행복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 셋째, 남녀 차이와 한계를 인정하고 몸과 마음의 건강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된다. 넷째,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인 공동생활을 하면서 의식주를 해결하는데 상부상조할 수 있다.

또한, 세상의 반은 여자, 반은 남자다. 우주는 음과 양의 조화로 구성된다. 남성과 여성이 연애와 결혼 과정을 통해 부부가 된다. 부부는 새로운 가족 탄생의 구심점이다.

해와 달이 우주를 빛나게 하는 것처럼 부부는 인간 세상의 빛이다. 결혼은 가족에너지와 사랑에너지의 원천이다. 결혼을 통해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충전시키고 남녀노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실천하기 위해 결혼을 한다.

◇ 결혼을 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결혼을 하고 싶지 않은 이유들을 몇 가지 살펴보면, 첫째, 혼자 살아도 의식주를 해결하는데 불편함이 적고 경제적 비용도 큰 차이가 없어졌다.

둘째, 부부에 대한 정체성이나 부모의 결혼생활에 대한 바람직한 역할모델이 약하다. 셋째, 가족관계나 구성원들에 대한 긍정적인 체험이 부족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이 서툴다는 것 등이다.

또한, 결혼한 부부는 새로운 회사의 공동창업주와 같다. 회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생산적인 경제활동이 부단히 이루어져야 한다.

대가족 사회에서 누렸던 가정경제 규모의 이익은 개인주의와 핵가족 구조에서는 한계가 있다. 즉 의식주 공동생활에서 비용절감 효과가 줄어들고 기능성 가구나 편의점, 외식문화가 가족구성원들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결혼여부와 상관없이 힘들게 사는 사람도 많다. 결혼하면 불행해진다거나 더 힘들어 진다는 것은 개인의 차이일 뿐이다.

◇ 연애와 결혼의 차이를 인정하자

연애는 개인적 행위지만, 결혼은 사회적 행위다. 연애는 각자 다른 입장에서 서로를 향해 다가가면서 즐기는 개인적 행위라면, 결혼은 같은 입장에서 따로 또 같이 함께 생활하는 사회적 행위다.

연애는 의지요, 결혼은 현실이다. 연애는 각자가 마주보며 사랑을 나누어 왔다면, 결혼은 부부가 함께 같은 방향을 보며 함께 걸어가는 것이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 결혼한다. 결혼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양가 가족구성원들이 특별한 관계맺음으로 융합의 지혜가 필요하다. 연애는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서 서로에 대한 권리와 의무감이 약하다.

결혼을 하면 부부로서 상호 부양, 협조, 동거의무와 책임감이 강해진다. 부부상담 사례를 보면 연애 때는 명품처럼 대단하게 보였는데 결혼 후 짝퉁 싸구려 같아서 실망했다고 고백하는 사례가 많다.

연애 때는 자기 포장을 하면서 우선순위를 상대방 파트너에 초점을 맞추고 배려해주다가, 결혼생활이 시작되면서 각자 자기중심의 이기적인 태도로 돌변해서 속았다고 배신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연애기간 중 친밀감 신뢰감 애정감이 채워질 수 있도록 긍정적인 체험을 많이 하는 게 좋다. 결혼생활은 서로에 대한 기대감과 의존감이 다르기 때문에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 부부는 상처 치유와 성장의 동반자

부부는 상처치유와 성장의 동반자다. 연애와 결혼 과정에서 배우자로 선택하기 전에 아래 내용을 자문자답 해보자.

- 나는 진정한 삶의 동반자로서 배우자와 함께 행복한 삶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 개인의 목적 달성을 위해 배우자를 일방적으로 선택하거나 생활의 수단으로 도구처럼 이용하려는 의도는 없는가?

- 자신의 성장과정이나 원가족 분위기가 싫어서 돌파구가 필요해 도망치듯이 빠져 나오는 것은 아닌가?

-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배우자를 조건이나 역할자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수용하고, 사랑을 실천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 양가 가족관계와 관련된 가족문화에 대해 동질성을 공유하고, 이질감을 극복할 수 있는 태도와 에너지가 준비되어 있는가?

- 부부에 대한 개념이나 정체성을 이해하고, 부부로서 역할인지, 역할수행, 역할갈등의 패턴이 충돌할 때 대화로써 당사자가 함께 해결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은 배우자를 선택하고 결혼에 동의하면서 수시로 점검해보고 결혼한 이후에도 자기 통찰의 기준으로 참고할 수 있다.

결혼생활은 어떤 배우자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상처받은 이후의 왜곡된 감정이나 선입견 편견을 가지고 배우자를 선택하면 그 배우자와의 결혼 생활도 왜곡될 수밖에 없다.

어린 시절 성장과정 속에서 상처 없는 사람 없다. 부부를 비롯한 가족구성원들이 진실을 고백하고 진심이 공유되면 상처치유와 성장의 동반자가 될 수 있다.

◇ 결혼, 꼭 해야 할까?

결혼을 꼭 해야 되는 것은 아니지만 결혼하지 않으면 부부와 부모로서, 즉 남편과 아내 그리고 엄마와 아빠로서 권리와 의무를 체험할 기회가 상실되고 나의 에너지와 유전자가 포함된 유산을 온전하게 전수할 가족이 없어진다.

결혼은 인생 최고의 선택이다. 결혼은 배우자에게 선택받아 서로에게 최고의 선물이 되는 행위다. 원가족은 내가 선택할 수 없지만,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가족이 배우자다.

삶은 수많은 만남과 선택의 연속이다. 결혼은 남성과 여성이 융합된 공동작품이다. 결혼은 나와 너의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 새로운 우리가 새롭게 탄생하여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세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결혼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투자다. 정신적, 경제적 가치는 무한대에 가깝다. 한 사람의 의견보다 두 사람의 의견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혼자 사는 것보다 삶의 가장 가까운 파트너로서 동반자와 함께 살아가는 것은 그 의미를 쉽게 단정 지을 수가 없다.

특히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소진되어 육체적으로 힘들고, 아프고, 병들었을 때, 남남보다 서로 우선적으로 챙겨주고, 배려해 주면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 그래서 삶의 동반자로 적절한 배우자와의 결혼은 생애 최고의 투자다.

부부란 성인 남여가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정서적 육체적 경제적인 공동생활을 하면서 서로의 자아실현을 도와주고, 행복한 삶의 동반자로서 상호 부양 협조 동거의무가 있는 서로에게 가장 우선적인 특별한 관계맺음이다.

가족의 범위와 기능이 달라지고, 시대가 아무리 변한다고 해도 결혼생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결혼생활은 가정경영의 동업자로서 남편과 아내의 역할분담이 중요하다.

결혼생활은 남성과 여성의 차이점과 한계를 존중하고, 신혼생활부터 건강하고 행복한 양성평등 부부문화가 창출되고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다.

결혼은 인류 발전과 행복한 삶의 권리요 의무다.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은 꽃과 열매가 없는 나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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