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문화탐방] “미술관이 살아있다” 현대어린이책미술관
[BT문화탐방] “미술관이 살아있다” 현대어린이책미술관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9.10.2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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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에 날개를 달다, 현대미술 작가들의 특별한 도전 ‘MOKA Triangle 트라이앵글 Ⅱ’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이 위치한 판교현대백화점 전경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이 위치한 판교현대백화점 전경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베이비타임즈=최주연 기자] 어른들도 이해하기 힘든 현대미술이 어린이들의 고사리 손 안에서 즐거운 놀이로 재탄생했다.

아이들이 미술에 흠뻑 젖어 놀라운 상상력을 발휘하길 원한다면 지금 현대어린이책미술관으로 가보자. 수준 높은 현대미술 체험이 우리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어른이어도 괜찮다. 취재하러 갔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미술 삼매경에 빠진 기자의 경험이다.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의 ‘MOKA Triangle 트라이앵글 Ⅱ’ 전시가 지난 2일부터 오는 12월8일까지 개최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어린이들에게 현대미술 이해와 예술 감상 기초 역량을 쌓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현대어린이책미술관(MOKA: MUSEUM OF KID’S BOOKS & ART)은 지난 봄 ‘현대미술의 시작’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됐던 본 전시의 첫 번째 시리즈로 관람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끌어낸 바 있다. 그 두 번째 챕터인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의 확장’이라는 부제로 김도균, 김준, 김지수, 민성홍, 이불, 이수인 등 현대미술 작가 6인의 작품들을 선보이며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MOKA Triangle 시리즈의 특징은 벽에 걸린 작품을 바라만보는 일방적 전시가 아니라는 점이다. 작품마다 연계된 활동 공간에서 관람객들은 스스로 작가가 되어 현대미술을 경험하고 창조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들의 눈높이를 정확히 맞춘 다양하고 세심한 미술활동들은 준비과정에 녹아든 큐레이터의 깊은 고민을 짐작케 한다.

김준 작가의 사운드 설치작품 ‘에코시스템: 도시의 신호, 자연의 신호’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김준 작가의 사운드 설치작품 ‘에코시스템: 도시의 신호, 자연의 신호’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김준 작가의 사운드 설치작품 내부에서 작품을 즐기고 있는 어린이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김준 작가의 사운드 설치작품 내부에서 작품을 즐기고 있는 어린이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미술관에서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이하는 공간은 김준 작가의 사운드 설치작품 ‘에코시스템: 도시의 신호, 자연의 신호’이다. 따스한 빛깔의 나무 서랍을 열면 작가가 국내외를 돌며 도시와 자연에서 채집한 다양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작품의 내부 공간으로 들어가면 조금 전 들었던 서랍 속 사운드가 모두 합쳐져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소리로 합창을 한다.

이 작품은 특히 어린이들을 위해 원작품의 높이를 낮추고 서랍틀 모서리를 둥글게 다시 작업한 작가의 배려가 돋보인다. 그래서일까. 공간 안팎을 돌며 소리에 심취한 꼬마 관람객은 한참이 지나도록 작품 속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김준 작가가 청각을 자극했다면 김지수 작가의 ‘숨 Ⅳ’는 후각을 자극한다. 식물에서 추출한 향기로 작가가 공유하고픈 공간을 기억하는 작품으로, 미세하기 흘러나오는 이끼의 냄새는 도시 한복판에서 만나는 묘한 힐링의 순간을 선사한다.

김지수 작가의 ‘숨 Ⅳ’ Ⓒ현대어린이책미술관
김지수 작가의 ‘숨 Ⅳ’ Ⓒ현대어린이책미술관

냄새로 추억을 되새기고 나오면 연결된 미술활동 공간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감각실험실에서 아이들은 청진기로 미세한 소리들을 들어보고, 각종 과일과 허브 등이 담긴 병의 냄새를 맡아본 후 느낀 대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날 만난 두세 살 유아방문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코너였다.

후각 관찰을 위한 플라스틱 병 안에는 각종 식물과 과일들이 담겨있다. 유아방문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코너였다.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후각 관찰을 위한 플라스틱 병 안에는 각종 식물과 과일들이 담겨있다. 유아방문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코너였다.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누워서드로잉’코너도 탄성이 절로 나오는 공간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피곤한 몸을 바닥에 깔린 매트에 잠시 눕히고 천장에 매달린 다양한 그림책 작가의 작품을 감상해본다.

누워서 드로잉 코너, 바닥에 누워 천장에 전시된 다양한 그림책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자신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했다.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누워서 드로잉 코너, 바닥에 누워 천장에 전시된 다양한 그림책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자신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했다.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미술관을 방문한 어린이들이 알록달록 색동 테이프를 삼각형의 오브제에 붙여 완성된 테이프 페인팅 작품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난 시즌 관람객들이 남긴 드로잉 작품들도 소중하게 전시되어 있다. 단절되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시즌 작품전에 대한 안내라고 할까. 현재 진행형인 이 작품들은 또 다른 어린이 작가를 기다리고 있다.

미술관을 방문한 어린이들이 알록달록 색동 테이프를 삼각형의 오브제에 붙여 완성된 테이프 페인팅 작품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미술관을 방문한 어린이들이 알록달록 색동 테이프를 삼각형의 오브제에 붙여 완성된 테이프 페인팅 작품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지난 시즌 1 관람객들이 남긴 드로잉 작품들을 전시했다. 단절되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시즌 작품전에 대한 안내인 셈이다.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지난 시즌 1 관람객들이 남긴 드로잉 작품들을 전시했다. 단절되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시즌 작품전에 대한 안내인 셈이다.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의 자랑인 버블스텝을 밟고 위층으로 이동하면 동그라미와 색의 반복으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 이수인 작가를 만날 수 있다. 물론 이 공간에도 그의 작품을 보고 자신만의 추상 형식을 표현한 어린이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종이, 철사 등으로 만든 꿈나무 예술가들의 개성 넘치는 표현력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이수인 작가 Chest on Chest+Springs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이수인 작가 Chest on Chest+Springs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이수인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자신만의 추상 형식을 표현한 어린이 작가들의 작품들. 종이, 철사 등으로 만든 꿈나무 예술가들의 개성 넘치는 표현력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이수인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자신만의 추상 형식을 표현한 어린이 작가들의 작품들. 종이, 철사 등으로 만든 꿈나무 예술가들의 개성 넘치는 표현력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아이들은 커튼 뒤로 숨는 것을 좋아한다. 전시장에도 회색 커튼이 비밀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살짝 그 안을 들여다보니 이불 작가의 비현실적 풍경 작품이 들어서 있다. 경기도박물관 소장품인 이 작품은 양면거울과 빛으로 무한공간을 만들어내 마치 미래 도시를 보는 듯하다. 호기심에 커튼을 열어본 아이들이 얼마나 눈을 반짝거릴까. 상상만 해도 즐겁다.

이불 '무제' (경기도박물관소장품)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이불 '무제' (경기도박물관소장품)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커튼을 닫고 나온 또 다른 공간에는 미술관에서 가장 포토제닉하다는 민선홍 작가의 ‘중첩된 감성: 작은 전투’가 회전목마처럼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다. 작가는 한국과 미국으로 집을 옮기며 변화되는 자신의 감정을 이사 후 남겨진 물건들을 수집하며 표현하고 있다.

민선홍 작가의 ‘중첩된 감성: 작은 전투’가 회전목마처럼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다. 작가는 한국과 미국으로 집을 옮기며 변화되는 자신의 감정을 이사 후 남겨진 물건들을 수집하며 표현하고 있다.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민선홍 작가의 ‘중첩된 감성: 작은 전투’가 회전목마처럼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다. 작가는 한국과 미국으로 집을 옮기며 변화되는 자신의 감정을 이사 후 남겨진 물건들을 수집하며 표현하고 있다.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회전무대 위에 배치된 다양한 새머리들이 처음엔 아리송한 의문을 만들지만 ‘환경에 따라 진화된 다양한 새들의 부리가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자신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란 설명에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사진작가 김도균의 착시 작품 ‘W’도 새로운 시도로 관객을 만난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3차원 공간으로 만든 ‘3DW’ 시리즈를 선보인 것. 어린이 관객들은 프리즘을 통해 그의 3D작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관찰하고 직접 그려보는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림책 6,000권을 만날 수 있는 '열린서재'에서 잠시 독서의 바다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그림책 6,000권을 만날 수 있는 '열린서재'에서 잠시 독서의 바다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다채로운 미술감상과 연계활동을 마치고 나왔다면 ‘열린서재’에서 잠시 독서의 바다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유려한 설계가 돋보이는 아름다운 도서관은 국내외 엄선된 그림책 6,000권으로 구성된 독서의 숲이다. 아이들과 미술관 탐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공간이 될 것이다.

물론 미술관 문밖을 나서면 만날 수 있는 백화점 옥상 정원도 빼놓을 수 없는 뷰포인트다. 어른도 타고 싶은 회전목마와 할로윈을 위한 다양한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어 미술관 나들이를 훈훈하게 마감할 수 있다.

회전목마와 할로윈을 위한 다양한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는 옥상정원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회전목마와 할로윈을 위한 다양한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는 옥상정원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은 지역 사회 공헌과 문화예술 지원을 위해 현대백화점이 설립한 문화교육 공간으로, 2015년 설립 이래 그림책부터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의 기획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 예술 분야의 발전과 예술가 지원을 위해 그림책 신진 작가 육성, 국내 작가 기획 전시 및 작품 소장 등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으며, 특히 ‘MOKA Triangle 트라이앵글’ 전시 시리즈를 통해 국내 현대미술 작가들의 전시를 지원하고 그들의 작품을 대중에게 소개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박수민 학예사는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던 현대미술을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까지 친근한 눈높이로 만날 수 있도록 했다”며 “관람객 모두에게 현대미술에 대한 즐거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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