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들 스토리텔링] “내 캔들은 행복해!”
[캔들 스토리텔링] “내 캔들은 행복해!”
  • 송지나 기자
  • 승인 2019.10.1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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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스토리텔러 ‘빨간고무신’ 노희정 대표
캔들스토리텔러 ‘빨간고무신’ 노희정 대표

한 걸인이 있다. 그가 구걸하는 동전 통 옆에는 “나는 장님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팻말이 놓여 있다. 출근길, 걸인 앞을 지나쳐 가던 아름다운 여인이 발걸음을 돌려 다시 돌아와서는 걸인의 팻말을 뒤집어 무언가를 적어 주고 떠났다. 그날 그의 동전 통에는 평소의 서너 배가 넘는 돈이 수북히 쌓였다.

(중략) 걸인이 물었다. “아까 뭐라고 적어 주신 겁니까?” 여인이 말했다. “같은 뜻이지만 다른 말로 적었어요.” 여인이 떠난 뒤 비쳐지는 문구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아름다운 날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걸 볼 수가 없네요.”

- 박용후 <나는 세상으로 출근한다> 중에서 -

‘나는 장님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글이 단순히 동정을 호소했다면, ‘아름다운 날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걸 볼 수가 없네요’라는 글은 아름다운 날을 볼 수 없는 걸인의 고통에 공감하게 합니다. 즉,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공감하게 하는 힘! 이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의 힘입니다. 현시대의 스토리텔링은 분야를 막론하고 빠질 수 없는 흥행키워드입니다.

스토리텔링이란, 스토리(story)와 텔링(telling)의 합성어로 ‘이야기 하다’라는 진행형 단어이며 언어, 소리, 이미지, 영상 등의 다양한 수단을 이용하여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이야기해주시던 옛날이야기와 같은 구전동화가 스토리텔링의 시초라 할 수도 있습니다.

생수 ‘에비앙’과 와인 ‘로마네 꽁띠’도 스토리 덕분에 롱런할 수 있었고 마이크로소프트, 나이키, 디즈니 등의 유명기업들은 이미 스토리전문가를 채용하고 스토리텔링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스토리텔링기법을 도입하는 사례는 점점 늘고 있습니다.

저는 올 초 매우 독특한 스토리텔링 마케팅 사례를 읽었습니다. 게리 로스 달이라는 실존 인물의 이야기입니다.

그가 술자리에서 친구들과 애완동물을 키우는 불편함에 대해 대화하던 중 농담을 했습니다. “나는 돌을 키워(I have a pet rock). 밥을 줄 필요도 없고 똥도 안 치워도 되고 말썽도 피우지 않아.” 이 엉뚱한 농담은 실제로 페트락(pet rock)을 판매하는 사업으로 연결되었고 페트락 매뉴얼의 재미있는 스토리로 인기를 얻어 게리 로스 달은 벼락부자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스토리는 사람들을 집중시키고 마음을 움직이게 합니다. 물론 모든 스토리가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스토리 속에는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스토리텔링의 이유는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스토리를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저는 어렸을 적부터 종이인형과 케이크를 아주아주 좋아했습니다. 어릴 적 꿈은 2개였는데 첫째는 아주 유명한 만화가에게 종이인형을 선물 받는 것이었고, 둘째는 제과점사장님과 결혼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꿈은 지금 저의 캔들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저는 캔들을 만들지만, 캔들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스토리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머릿속에만 존재하던 스토리를 캔들에 담아 캔들과 그림, 영상 등의 콘텐츠로 탄생합니다.

무시무시한 화장을 한 ‘걸크러쉬’ 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인형캔들을 만들기도 하고, 마성의 아이스크림에 심취한 토럼프의 일상을 코믹하게 담아내기도 합니다. 새벽이 되면 치즈궁전캔들에 모여든 천사들의 멋진 하모니가 담겨진 영상을 만들기도 합니다.

저는 캔들수업을 시작할 때 수강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합니다. △나를 대표하는 세 가지 단어가 있나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있나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나만의 무언가가 있나요? △올해 꼭 받고 싶은 선물이 있나요? △나의 물건 중 가장 가치 있는 물건은 무엇인가요?

이렇게 질문을 던지고 함께 대화하다보면 각자의 스토리가 탄생합니다.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것들을 서로 붙이고 섞다보면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이야기도 또 하나의 재미난 스토리로 완성됩니다. .

수강생은 캔들 속에 자신만의 스토리를 담아냅니다.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던 자신의 스토리가 캔들에 담기는 순간, 수강생들은 어린아이가 된 듯 행복해합니다.

일상의 순간들과 생각들, 아이디어들을 전부 다 기록해보세요. 그 모든 것들이 하나씩 섞이고 섞이다 보면 자신만의 아주 특별한 스토리가 될 수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은 대단한 유명기업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개인도 멋진 스토리텔링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노희정 대표 약력>
- 1호 캔들스토리텔러
- 인천콘텐츠코리아랩 상상콘랩워크숍 최우수상 수상
- 인천콘텐츠코리아랩 팝콘어워즈 우수상 수상
- 세종경제창조혁신센터 창업오디션 장려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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