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월드펫동물병원 윤홍준 원장 ‘내 아이를 위한 마이펫상담소’
[인터뷰] 월드펫동물병원 윤홍준 원장 ‘내 아이를 위한 마이펫상담소’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9.10.0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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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발달과 아이큐까지 ‘반려동물과 함께라면’
◆아토피와 비염이 정말 강아지 때문일까?
◆임신과 톡소플라즈마 ‘억울한 고양이들’

 

월드펫동물병원 윤홍준 원장
월드펫동물병원 윤홍준 원장

[베이비타임즈=최주연 기자] 반려동물이 아이들 정서에 얼마나 좋은지 의심하는 부모는 없다. 하지만 명쾌하게 입양 결정을 내리기엔 망설여지는 고민이 많은 것도 사실. ‘아이들에게 병을 옮기지는 않을까, 알레르기가 생기면, 임신 중에 고양이는 안 된다던데, 너무 짖어서 이웃에게 폐가 되면 어쩌지’ 등 부모와 예비부모의 걱정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입양해서 한 평생 가족으로 돌볼 자신만 있다면 괜한 걱정은 이제 그만하자. 부모들의 고민을 시원하게 해결해줄 ‘전문가 찬스’를 마련했으니 말이다.

Ⓒ픽사베이
"반려동물은 우리 정서적 측면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똑똑하게 합니다"(사진=픽사베이)

종로구 신영동에 위치한 월드펫동물병원을 찾았다. 18년째 한 자리에서 동물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는 윤홍준 원장은 스스로를 ‘동네 수의사’라고 표현한다. 처음 진료를 본 강아지들은 세월이 지나 벌써 노령견이 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월드펫동물병원의 또 다른 타이틀은 ‘노령견 전문 동물병원’이다. 누군가 이렇듯 든든하게 오랫동안 내 아이의 주치의로 남아준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로일까.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은 동감할 것이다.

윤 원장은 펫닥터로서의 방송 경험도 풍부하다. 스카이펫파크 채널의 인기 프로그램 ‘펫닥터스’에서는 반려인들의 궁금증을 깔끔하게 풀어주는 인기 수의사 패널이었다. 이어 출연한 ‘마이펫상담소’와 ‘펫과사전’에서는 전문 상담가로 코너를 진행하며 시청자들은 물론 방탄소년단(BTS) 멤버 제이홉, 지민, 뷔의 반려견 고민을 해결해줘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 원장은 다년간의 방송활동 경험을 살려 얼마 전부터 유튜브에 ‘윤샘의 마이펫상담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10분 안팎의 짧은 편집으로 깔끔하게 요점만 쏙쏙 뽑아주는 영상들이 이 채널의 장점이다. 방대한 지식이 짧은 시간에 쏟아지다보니 초집중은 필수다. 물론 카메라 앞을 오가며 촬영을 방해하는 윤 원장의 반려동물들도 놓칠 수 없는 재미일 것이다.

"동물들이 알레르기의 주범이라고 생각하는데 고정관념일 뿐입니다" (사진=픽사베이)

‘윤샘의 마이펫 상담소’는 영상 업로드 간격이 무척 빠르네요. 2~3일에 한편씩 올라오고 있으니 준비를 철저히 하고 시작하신 것 같습니다. 어떤 의도로 만들었나?

강아지와 고양이 그리고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사실 출판을 할까 했는데 쏟아 부은 노력에 비해 책을 사서 보는 분들이 많지 않아 내용 전달이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모아놓은 글들을 영상으로 하나씩 풀어내는 중입니다.

우선 고양이로 시작해서 강아지 그리고 동물들을 키우는 사람에 대한 내용을 순서대로 추가할 계획이에요. 기획 의도는 동물도 사람도 모두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월드펫동물병원의 역사가 벌써 18년이 됐다고 들었습니다. 반려견과 같이 오던 꼬마들도 다 어른이 되었겠어요. 기억에 남는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강아지를 데리고 와서 이것저것 귀찮게 물어보던 중학생 꼬맹이가 있었는데 어느 날 제 모교 수의학과 후배가 되어 나타난 거예요. 그 후 수의사와 꼬맹이가 아닌 선배와 후배 관계가 되었고 엊그제는 대학원 졸업했다고 논문을 들고 왔습니다. 병원이 오래되다보니 어린 보호자들이 커서 큰 기업의 CEO도 되고, 연예인도 되고, 결혼해서 청첩장도 보내오고 합니다.   

그럴 때 정말 보람을 느끼실 것 같아요. 인터뷰를 위해 엄마들의 궁금증을 모아봤습니다. 먼저 정말로 반려동물이 아이들의 정서발달에 도움이 되는 걸까요?

정서뿐 아니라 아이들을 똑똑하게 합니다. 동물들은 말을 못하니 행동으로 표현하잖아요. 아이들은 반려동물이 배가 고픈지 화가 났는지 행동을 관찰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지능력과 공감능력, 추론능력을 키워갑니다.

오스트리아에서 초등학교 1학년들을 대상으로 한 3개월간 진행한 실험 결과를 보면요. 고양이, 강아지와 함께 수업한 교실이 동물 없이 수업한 교실의 아이들 보다 그림지능검사 수치가 40%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밖에도 동물을 키우는 아이들의 아이큐가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들은 많아요.

정서적인 측면에서 볼 때도 아이들은 반려동물을 쓰다듬으면서 자신의 흥분 상태나 복잡한 마음을 천천히 가라앉히고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고 풀어보려 노력합니다. 부모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도 동물들에게 털어놓으며 정서적으로 위로를 받고요. 특히 동물과의 유대감과 신뢰가 아이들의 자신감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베이비타임즈 김은교 기자의 반려견 사랑이. 사랑이는 어릴 때 허리 디스크로 고생했지만 산책을 자주 시켜주고 재활치료를 꾸준히 해 지금은 건강한 성견이 되었다.
베이비타임즈 김은교 기자의 반려견 사랑이. 사랑이는 어릴 때 허리 디스크로 고생했지만 산책을 자주 시켜주고 재활치료를 꾸준히 해 지금은 건강한 성견이 되었다.

아토피나 알레르기에 관한 고민도 많습니다. 또 동물 털 때문에 비염에 걸릴 것 같단 생각도 하고요.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천식, 알레르기 비염, 접촉성 피부염, 두드러기 등은 모두 같은 알레르기 질환입니다. 이름만 다를 뿐 그 원인과 기전은 같습니다. 동물들이 알레르기의 주범이라고 생각하는데 고정관념일 뿐입니다.

생후 12개월 전에 강아지, 고양이들과 지낸 아이는 6~7세가 되었을 때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확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비교적 안전한 상황에서 반려동물의 털과 박테리아에 미리 노출되면 몸에 항체가 생겨 다른 알레르기 질환으로부터 방어기전을 갖게 된다는 것이죠.

또한 일본의 통계에서 보면 개나 고양이의 털이 알레르기의 원인으로 밝혀진 비율은 개가 3%, 고양이가 8%정도뿐이었습니다. 아토피가 생겼다고 무조건 반려동물을 탓하며 버릴 이유가 없습니다.

임신부들에게 고양이 톡소플라즈마 관련된 소문은 공포에 가깝습니다. 정말 유산과 기형의 원인이 되나요?

톡소플라스마라는 전 세계적으로 많이 퍼져있는 아주 작은 기생충입니다. 태아에게 옮길 수 있냐는 질문에 답하자면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이 정말 희박합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톡소플라스마 때문에 유산을 한 사례는 한건도 없었고 해외에도 거의 없으며 고양이와 연관성도 찾지 못했습니다.

톡소플라스마는 오염된 흙이나 물, 날고기, 생식, 생야채를 먹다가 걸리는 것입니다. 한국은 지역별로 0.7%~8%의 사람들이 감염돼 항체를 갖고 있고 유럽은 물과 흙에 광범위하게 퍼져있어서 프랑스 국민들의 경우 90%가 항체를 갖고 있어요. 미국은 도시는 3%, 지방은 70% 정도고요. 즉 톡소플라즈마 감염은 사는 지역의 흙이나 물이 얼마나 오염되어있는지, 그리고 날고기와 야채를 먹는 등의 식습관 영향이지 고양이 키우는 것과는 상관없다는 말입니다. 

Ⓒ픽사베이
"지금까지 국내에서 톡소플라스마 때문에 유산을 한 사례는 한건도 없었고 해외에도 거의 없으며 고양이와 연관성도 찾지 못했습니다"(사진=픽사베이)

고양이를 통해 감염될 확률은 거의 없다는 말씀이시지요?

혹시라도 고양이 때문에 감염이 되어 유산을 할 확률을 가정해볼게요. 우선 톡소플라즈마 항체가 없는 고양이와 역시 항체가 없는 초기 임신부가 있어야 해요. 이 상태에서 고양이가 외출을 하고 톡소플라스마에 걸린 지 얼마 안 된 항체가 없는 쥐를 만나야 합니다.

그리고 그 쥐를 고양이가 잡아먹고 집으로 오는 거죠. 그 고양이는 2주후부터 톡소플라즈마의 충란이 섞인 똥을 배설하게 되는데요. 임신부는 그 똥을 바로 치우는 게 아니라 병원성이 강해지는 기간을 주기 위해 24시간 즉 하루 정도 묵히고 똥을 치워야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똥을 집어먹으면 임신부가 톡소플라즈마에 걸릴 수 있습니다. 정말 어려운 경로죠.

톡소플라즈마는 섭취를 해야 걸리는 병이지 만지거나 냄새를 맡아서는 걸리지 않아요. 고양이 똥만 먹지 않으면 여러분이 고양이로 인해 감염될 일이 없어요. 물론 생식을 피하고 임신기간 중 고양이 외출을 시키지 않는 등 최소한의 주의는 해야겠죠.

다른 궁금증을 이어가볼게요. 조금 큰 강아지를 입양한 집이 있는데요, 애가 하울링을 심하게 한다고 합니다. 왜 그러는지 고칠 방법은 있는지 궁금해 합니다.

강아지가 하울링을 하는 이유는 사냥을 위해 무리를 모으거나 자신이 있는 곳을 알리거나, 혹은 자신의 영역을 주장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근처에 다른 개가 있음을 감지하면 큰개 특유의 야생본능이 발동해 영역을 주장하려 하울링을 한다고 생각되는데요. 이럴 경우는 고칠 방법이 없어요.

반면 외로울 때나 고독감을 느낄 때도 하울링을 합니다. 자신이 있다는 사실을 다른 무리에게 알리려하는 것인데요. 특히 혼자 있을 때 주로 하울링을 한다면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줄여주고 고독감을 덜 느끼도록 해주셔야 합니다.

강아지와 같이 침대에서 자겠다고 조르는 아이들에게는 뭐라고 하면 될까요?

같이 자게 하면 되죠. 그게 왜 나쁜가요? 강아지가 옮기는 세균은 거의 없어요. 앞서 알레르기 관련해서 말씀드렸듯이 아이들을 너무 깨끗하게 키우려고 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독일은 학생들을 숲으로 데리고 나가 손을 안 씻고 샌드위치를 먹게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합니다. 안전한 항원에 미리 노출시키는 것이죠.

어른들이 너무 과보호를 하려던 것 같네요. 이번엔 사람과 동물의 입장을 바꿨을 때 질문인데요. 반려동물들이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겠죠?

어린 아이들이 반려견의 행동이나 언어를 이해 못하고 귀찮게 한다면 당연히 큰 스트레스에요. 반려견의 행동 언어를 이해하고 맞춰 지내지 않으면 서로 힘들어지겠죠. 강아지들은 켄넬 교육을 미리 시켜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이들을 피해 자신만의 공간에서 휴식을 취한다는 개념을 만들어 주는 거죠.

윤 원장은 유튜브에 ‘윤샘의 마이펫상담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10분 안팎의 짧은 편집으로 깔끔하게 요점만 쏙쏙 뽑아주는 영상들이 이 채널의 장점이다.
윤 원장은 유튜브에 ‘윤샘의 마이펫상담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10분 안팎의 짧은 편집으로 깔끔하게 요점만 쏙쏙 뽑아주는 영상들이 이 채널의 장점이다.

반려동물들이 가장 주의해야할 질병과 건강 노하우도 알려주세요.

그건...책 한 권 분량이 넘어요(웃음). 일단 접종과 구충은 반드시 시켜주시고요. ‘윤샘의 마이펫 상담소’에 케이스별 고민들이 마련되어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질병 외에도 산책요령이나 분리불안 치료법 등 다양한 주제로 3일에 한편씩 1년에 100편, 최종 200편을 목표로 꾸준히 업데이트 하고 있습니다.

꼭 구독해야겠네요. 그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반려동물’ 아이들이 많이 심심해합니다. 함께 시간 보내주시고 자주 놀아주세요. 산책도 많이 나가주시고요. 아이들이 나이가 들어 잘 걷지 못한다면 안고서라도 산책을 나가주세요. 새로운 것을 보고 냄새를 맡으면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되니까요. 피곤한 강아지가 행복한 강아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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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혁 2019-10-04 16:07:17
우리 윤쌤 나왔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ckoQzWfBa5l3EK9AcCpAhw 여러분 여기예요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