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예방 ‘생명지킴이’ 양성·상담센터 확충 절실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양성·상담센터 확충 절실
  • 이성교 기자
  • 승인 2019.09.2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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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사망자 10명중 9명 사망전 경고신호 보냈으나 주변 인지못해
정부, 자살 예방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 ‘자살예방정책위원회’ 출범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 10명 중 9명 이상이 사망 전에 경고신호를 보였지만 주변 대부분은 자살위험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이 급증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음에도 자살 사고가 있는 사람 중 전문가 상담을 받은 경험은 2013년 11.2%에서 2018년 4.8%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실효성 있는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대대적인 ‘생명지킴이’ 육성과 함께 극단적 선택 위험을 감지하고 예방할 수 있는 전문 상담기구 확충 등 자살 예방을 위한 촘촘한 안전망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가 22일 공개한 ‘2018 심리 부검 면담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자살사망자의 92.3%가 자살의 경고신호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5∼2018년 심리 부검에 참여한 자살사망자 391명 가운데 자살사망자의 대부분인 361명(92.3%)이 자살 경고신호를 보였으나 이 중 77.0%는 주변에서 경고신호로 인지하지 못했다.

자살의 경고신호란 자살사망자가 자살을 생각하고 있거나 자살할 의도가 있음을 드러내는 징후다. 식사상태·수면 상태·감정 상태가 변화하거나 무기력이나 대인기피 등 현상을 보인다. 자살·살인·죽음 등의 말을 자주 하거나 주변을 정리하는 등의 행동이 대표적이다.

경고신호의 발생 시기를 심층 분석한 결과, ‘사망 전 3개월 이내’의 사망 근접한 시점에 관찰된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주변을 정리함’과 같은 경고신호는 사망 직전 1주일 이내에 나타나는 비율이 높아 이런 경고신호 관찰 시 더욱 각별한 주의와 적극적 대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심리 부검은 자살사망자 유족 진술과 기록으로 사망자 심리 행동 양상과 변화를 확인, 자살의 구체적인 원인을 검증하는 체계적인 조사 방법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국무총리실)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국무총리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8 자살실태조사’ 결과에서는 자살을 생각해본 사람 중 전문가와 상담한 경험이 있는 경우는 4.8%에 그쳤다.

자살을 생각했지만 상담받지 않은 이유로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 같아서’(40.3%), ‘상담으로 해결 안 될 것 같아서’(30.3%), ‘주변 시선 때문에’(15.3%) 등으로 나타났다.

자살은 예방할 수 있다는 인식은 2013년 3.61점에서 2018년 3.46점으로 감소해 우울과 체념 등으로 인한 자살 허용적 태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광수 의원은 “자해·자살 시도로 인한 응급실 내원 건수 5건 중 1건은 20대 환자로 조사됐고, 5년간 가장 많은 증가율을 보인 연령대는 10대 환자로 10대 청소년과 20대 청년들의 자해·자살 시도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 예방 및 교육 등 자살 예방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해 국민 100만명을 ‘생명지킴이’로 양성하고 1393 자살예방 상담전화, 자살예방센터 등을 통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9일 자살 예방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국무총리 소속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 추진 현황 및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우선 올해 말 완료되는 자살사망자 전수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매년 자살위험지역을 선정하고, 건강보험 빅데이터 등과 연계해 자살 고위험군을 사전에 발굴·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아울러 독거노인생활관리사 등의 인력을 활용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자살 위험 관리를 강화한다. 1차 의료기관에서 자살 고위험군을 발굴해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으로 연계해주는 시범사업도 내년 중 추진한다.

자살시도자에 대한 사후관리 서비스를 모든 응급실로 확대하고, 자살자의 유족에 대해선 정신건강복지센터가 행정·법률 자문 비용, 치료비 일부 지원, 마음건강 프로그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권역별 응급개입팀'을 설치해 자살시도 등 응급상황에 대해 24시간, 365일 대응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자살시도 등 정신응급환자를 24시간 진료할 수 있는 ‘정신응급의료기관’ 지정 시범사업도 올해 안에 시작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다양한 자살 예방 사례를 통한 생명지킴이의 역할과 중요성을 짚어보고, 주변의 자살 위험 신호를 파악하고 전문가 등에게 도움을 의뢰하는 절차를 배우는 등 자살 예방 교육을 받고 공무원들을 독려했다.

자살 사망자 경고신호 분석.(자료: 중앙심리부검센터, 보건복지부)
자살 사망자 경고신호 분석.(자료: 중앙심리부검센터,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제공]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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