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들 스토리텔링] “동심, 어른도 다 어린이였어요”
[캔들 스토리텔링] “동심, 어른도 다 어린이였어요”
  • 송지나 기자
  • 승인 2019.09.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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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고무신’ 캔들 스토리텔러 노희정 작가
‘빨간고무신’ 캔들 스토리텔러 노희정 작가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엔 어린이였다. 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중에서-

300원 크림빵을 사먹는 것이 하루의 가장 큰 행복이었던 아이는 종이인형에게 직접 그린 새 옷을 매일 선물하며 사이좋은 친구가 되었고 책상 서랍 속에 남몰래 소인국세상을 만들어 그들을 보살펴줬습니다.

아이의 로망은 크림빵, 케이크, 종이인형, 인형의 집, 바비인형이었습니다. 아이의 로망은 어른이 되면서 오랜 시간 갇혀 있다가 몇 십 년 후 조금씩 새어나왔습니다. 종이인형의 옷을 갈아입히며 행복해했던 아이는 이제 캔들의 이야기를 갈아입히며 행복해하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세상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던, 캔들에 스토리를 입히자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어차피 태우면 없어지는 캔들인데 그렇게 공들여서 뭐해요??” “너무 예뻐서 태울 수가 없어요.”

왜 꼭 캔들을 태워야 하죠?! 좋아요! 태우지 않아도 되는, 멋진 스토리를 담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어른들을 위한 캔들 동화를 만들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깔끔남’ 왕자와 사랑에 빠진 결벽증 공주님 이야기, 햇반이 뒤집히는 순간 펼쳐지는 신세계 ,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에 빠진 토럼프 등 상상 스토리와 캔들을 접목하여 멋진 캔들 동화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우아한 찰스씨’ 이야기에는 사랑하는 연인 로라를 위해 낡은 집을 직접 개조하는 찰스의 로맨틱함을 담았습니다. 3층 왕관테라스, 녹차맛 커튼, 도넛 커튼봉, 2층 창문의 노란 리본 등을 다 캔들로 만들었습니다.

‘토럼프’ 편에서 마성의 맛으로 손님들이 북적이는 아이스크림집 체험담을 담았습니다. 이 아이스크림집은 하루에 1인 1개씩만 먹을 수 있는 원칙이 있는데 마성의 맛에 흠뻑 빠진 토럼프는 10분마다 변장을 하여 판매원과 심리전을 펼치는 서프펜스 티격태격 스토리입니다.

저는 늘 상상을 합니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저 반듯하게 네모난 건물이 케이크모양의 궁전으로 변신하는, 노을로 붉어진 멋진 하늘에서 형형색색의 도너츠 눈이 내리는 모습을, 눈앞에 펼쳐진 월미도 바다 위로 계란프라이 섬이 둥둥 떠 있는 모습을, 또 그런 상상을 캔들 동화로 표현하며 피식 웃고 있는 나 자신을.

저는 캔들을 만들고 있지만, 잊고 있던 어린 시절 로망들을 꺼내어 동심의 세계로 되돌아가 행복을 느낍니다.

캔들 동화는 보이는 것만이 진실이고,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되는 현 사회에 지치고 힘들었던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시작한 일입니다.

동심(童心)이란 어린아이의 마음을 뜻하지만, 저는 현실적인 삶을 사는 어른이어도 여전히 미키마우스, 백설공주, 어린왕자가 좋고 말도 안 되는 상상 속 동심의 세계에서 빠져 있습니다.

현실의 사막 속에 살고 있는 지친 어른들에게 캔들 동화를 통해 행복을 주고 싶습니다. 어딘가에 존재하는 지치고 힘든 누군가에게 행복과 위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너무 삭막해지지 말아요, 우리! 잊지마세요, 우리도 다 어린이였어요!

 

<노희정 작가 약력>
- 1호 캔들 스토리텔러
- 인천콘텐츠코리아랩 상상콘랩워크숍 최우수상 수상
- 인천콘텐츠코리아랩 팝콘어워즈 우수상 수상
- 세종경제창조혁신센터 창업오디션 장려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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