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동·청소년 10명중 4명 ‘수면 부족’ 시달려
국내 아동·청소년 10명중 4명 ‘수면 부족’ 시달려
  • 이성교 기자
  • 승인 2019.09.2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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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느라 못 자”…1위 학원과외·2위 야간자율학습·3위 가정학습
고등학생 평일 수면 5.5시간 미만…미국·중국 학생보다 2시간 적어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아~ 졸려. 잠이 부족해!”

우리나라 아동·청소년 10명 가운데 4명이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17세 청소년들은 절반인 49.0%가 수면 부족을 호소했다. 12~17세 청소년들은 학기 중에 평균 8시간 미만의 수면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잠이 부족한 이유 1위는 ‘학원·과외’였고, 2위는 야간 자율학습, 3위는 가정학습으로 집계됐다.

뛰놀며 자라야 할 아동들이 ‘공부’ 하느라 ‘놀이’는커녕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할 정도로 시달리는,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적정 시간 잠을 자지 못하면 우울, 불안, 자살 생각 등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신체적으로도 심혈관질환, 암, 당뇨병 등의 발병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에서 아동·청소년들에게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향상시키고 ‘잠 잘 권리’를 보장하는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2018년 아동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9~17세 아동·청소년 2510명 중 38.0%가 “잠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12~17세 청소년의 경우에는 절반인 49.0%가 수면 부족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저녁 8시 이후에 학원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어린이들.
저녁 8시 이후에 학원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어린이들.

아동·청소년의 평균 수면시간은 학기 중에 8.29시간, 방학 중 9.49시간으로 파악됐다.

수면시간에서 성별 차이는 없었으나 나이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9~11세의 경우 학기 중 평균 수면시간은 9.23시간이었으나 12~17세의 경우 7.82시간으로 평균 8시간 미만이었다.

방학 중 평균 수면시간 역시 9~11세 10.11시간, 12~17세 9.17시간으로 청소년기에 접어들수록 잠자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12~17세 청소년들은 학기 중 평균 8시간 미만 수면하고 방학 중에도 잠자는 시간이 약 9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휴학 혹은 중퇴 등으로 현재 학교에 다니지 않는 12~17세 청소년의 수면시간은 7.44시간으로 학교 다니는 학생보다 잠을 적게 잤다.

특히 우리나라 고등학생은 일본이나 중국 학생보다 훨씬 짧게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명대 동산병원수면센터 조용원 교수가 대구 일반계 고교 두 곳 1∼2학년 남녀 학생 691명을 대상으로 수면 양상과 학업성적 간 연관성을 설문 조사한 결과, 주중 평균 수면시간이 5시간 24분인 것으로 집계했다.

일본 학생 평균 수면시간(6시간)보다 30여분 짧고, 미국·중국 학생(7시간 30분)보다는 2시간이나 덜 자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말 수면시간도 7시간 36분으로 일본·미국(8시간 30분), 중국(9시간 30분) 학생보다 1∼2시간 적었다.

조사 대상 고등학생 가운데 27.1%(187명)는 수면의 질이 낮고 불안감 및 우울감을 보였다. 수면의 질이 좋은 학생은 불안·우울 증상이 낮고 방과 후 스마트폰 사용 시간도 적었다.

2018년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 수면 부족 이유는 학원·과외 때문이라는 답이 45.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야간 자율학습(18.7%), 가정학습(13.0%), 게임(12.9%) 순이었다.

수면 부족 이유는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소득이 높을수록 학원·과외로 인한 수면 부족을 호소하는 비율이 높은 반면에 소득이 낮을수록 게임, 야간 자율학습, 드라마 시청 및 음악 청취의 비율이 높았다.

적정 시간 잠을 자지 못하면 우울, 불안, 자살 생각 등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삼성병원 연구자료에 따르면 수면시간이 4시간 이하인 사람들의 우울증 위험도는 적정 수면시간인 7시간을 자는 사람들보다 최대 4배 이상 높았다.

영국·호주 대학 연구진은 최근 “수면 부족이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체내 생리학적 과정을 교란해 심혈관질환, 암, 당뇨병 등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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