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엄마가 살기 좋은 나라 ’ 30위 오른 이유
한국이 ‘엄마가 살기 좋은 나라 ’ 30위 오른 이유
  • 백지선
  • 승인 2014.05.08 17:2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어머니 웰빙 지수’ 세계 30위…북한은 순위에 없어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은 ‘2014 어머니 보고서(Mothers' Index)’를 발표하면서 전세계 178개국의 어머니와 아동이 살기 좋은 나라 순위를 지난 6일 공개했다.   

한국은 지난해보다 한 계단 상승한 30위를 기록했다.

1위는 핀란드였고 노르웨이, 스웨던,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등 유럽권 국가들이 대체로 상위에 링크됐다. 하위 10개국에는 소말리아(178위), 콩고민주공화국(177위), 니제르(176위) 등 아프리카권 국가들이 포진해 있었다.

‘2014 어머니 보고서’가 언론에 발표되자 국민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순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30위라는 순위가 과분하다’는 의견부터 ‘30위라면 후진국 대열이라 창피하다’는 의견까지 매우 다양한 견해가 쏟아졌다.

한국이 30위를 링크된 이유는 무엇이며 엄마들이 더 살기 좋아지려면 우리 사회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까?

 


◇1위 핀란드 vs 30위 한국

‘어머니 보고서’는 세이브더칠드런이 2000년부터 세계 각국 여성의 보건, 경제, 교육 및 정치 참여 수준과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 등의 지표를 바탕으로 매년 전세계 여성과 아동의 생활환경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발표하는 자료다.

‘2014 어머니보고서’에 따르면 어머니와 아이가 가장 살기 좋은 나라는 핀란드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핀란드의 생애모성사망위험(2010)은 12,200명 중 1명이다. 한국의 생애모성사망위험(2010)은 4,800명 중 1명이다.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2012)이 핀란드의 경우 1,000명 당 2.9명이지만 한국의 경우 1,000명 당 3.8명으로 나타났다.

기대 정규교육 기간(2013)은 핀란드와 한국이 모두 17년으로 동일했다.

1인당 국민 총 소득(2012)은 핀란드의 경우 46,490달러, 한국의 경우 22,670달러였다.

여성 정치 참여 비율(2014)은 핀란드의 경우 42.8%였으나 한국의 경우 15.7%에 불과했다.

 


◇핀란드 여성은 출산 시 어떤 혜택을 누리나?

핀란드의 모성 사망률과 아동 사망률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2011년에는 단 한 명의 어머니도 사망하지 않았다.

핀란드에 거주하는 가정의 99% 이상이 모성ㆍ아동 케어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공적 자금 지원 체계는 법과 전 국가적 가이드라인을 통해 정해져 있다.

부모가 될 사람들은 공공병원의 의료 전문가를 통해 출산 패키지, 재정 지원 및 출산ㆍ육아 휴가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모성병원들은 임산부와 신생아들의 건강 및 복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핀란드의 아동병원은 학령 이하 아동의 질병 예방과 조기 진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가 백신 프로그램에 따라 예방접종이 진행되며, 아동의 심리적ㆍ사회적 발달을 관찰 및 지원하고 부모들에게는 아동 중심의 양육과 관계 형성을 지원한다.

핀란드에 사는 카린 씨는 “자주 가는 모성병원의 근무자들은 지식이 많고 전문적이고 친절하다”며 “아기와 나는 곧 퇴원할 예정이고, 병원에 요청해 이틀 안에 첫 번째 가정방문을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필요한 지원을 받음으로써 보호받는다는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측은 한국이 30위에 링크된 것에 대해 “주요 지수를 바탕으로 순위를 매겼고 각 나라의 총 점수 격차가 크다기 보단 작은 격차가 있더라도 순위를 매기다 보니 한국이 30위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정이나 사회에서 ‘엄마’가 얼마만큼의 역량을 발휘하고 목소리에 힘이 있는지 여부의 차이가 수치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한국ㆍ핀란드 교육열은 높지만 엄마 보건ㆍ영아사망률서 큰 ‘차이’

핀란드와 한국은 ‘기대 정규교육 기간’이 17년으로 동일했다.

기대 정규교육 기간이란 입학 연령의 아동이 초ㆍ중ㆍ고등교육 및 대학교육 등 정규 교육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기간을 말한다.

즉, 한국은 어머니와 아동이 살기 가장 좋은 나라인 핀란드와 같은 교육열을 보이지만 정작 엄마의 보건, 경제, 5세 미만 영아사망률 등은 교육열을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교육을 너무 국영수 위주의 지식전달 및 습득으로만 보는 결과라 할 수 있다. 학교 안과 밖에서 시민교육, 보건교육, 경제교육, 안전교육 등이 항시 이루어진다면 엄마와 아동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양성학생들이 17년이란 기대 정규교육 기간 동안 일생에 필요한 모든 교육을 제대로 받는다면 엄마와 아동이 살기 좋은 나라 10위권 내로 진입하는 것은 시간문제가 되지 않을까?

 


◇ 재난 상황에서 여성ㆍ아동 최우선 정책 있어야

무력분쟁과 자연재해 등의 인도적 위기는 어머니와 아동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재난상황에서 여성과 아이들이 성인 남성에 비해 14배나 많이 사망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체 모성 사망과 아동 사망의 56%가 이러한 취약 상황에서 일어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어머니보고서’는 재난 상황에서 여성과 아동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국제기구, 기업, 지역사회 등이 모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다음은 여성과 아동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5가지 원칙

1. 위기상황에 처한 모든 어머니와 신생아가 질 높은 보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2. 여성과 소녀들에게 투자하고 그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3. 위기로 인한 보건 분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기반의 위기 예방과 초기 대응, 사회적 보호, 재난위험 경감 활동 등 장기적인 복구 역량을 길러야 한다.

4. 어머니와 신생아의 특수한 필요를 반영해 장기적인 인도적 위기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5. 위기상황에서 모성보건과 신생아 보건을 위한 정치적 약속, 충분한 재정 지원, 정부운영 및 연구가 보장돼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