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물품보관함 속 강아지, ‘동물학대’ 논란
대형마트 물품보관함 속 강아지, ‘동물학대’ 논란
  • 안무늬
  • 승인 2014.05.0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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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품보관함 속 반려동물에 시민들 걱정 반 분노 반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젠 한국에서도 ‘개는 가족이다’라는 인식과 더불어 동물을 단순히 동물로 보기보다는 가족, 소중한 생명체로 여기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반려동물을 잘 키우려고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이 있다. 지난 3~6일처럼 황금연휴를 맞은 사람들은 여행을 가고 싶어도 키우는 동물 때문에 여행을 포기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마트에 잠깐 다녀오려고 해도 반려동물들이 마음에 걸려 장 보기를 포기하거나 무작정 강아지를 마트에 데려가는 경우도 있다.

◇ 물품보관함에 강아지 두고 쇼핑

2009년 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물품보관함에 강아지가 갇힌 것을 보고 많은 사람이 분노했다. 당시 네티즌들은 “집에 두고 나와도 될 것을 굳이 데리고 나와 공기구멍도 없는 물품보관함에 두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견주를 비난했다.

하지만 며칠 전 같은 사건이 또 발생했다. 김해에서 한 마트 이용자가 물품보관함에 강아지를 두고 쇼핑을 한 것이다. 강아지는 습기 찬 보관함 속에서 떨고 있었다.

▲ 사진=Pet MD 제공

 


이밖에도 지난 3월 서울 대형마트 물품보관함에 동물을 넣어둔 견주가 직접 사진을 찍어 올리는 등 학대에 가까운 일이 끊임없이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 맡아주는 곳 있지만 사용료 비싸

 


최근 대형마트에는 반려동물을 동반한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쉼터, 놀이터 등을 만들었다. 특히 이마트 내 ‘몰리스펫샵’에서는 5천 원의 이용료를 받고 2시간 동안 강아지들을 돌봐준다.

이밖에도 애견 카페, 호텔 등이 있지만 호텔 1일 사용료는 1만 원으로 이용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하지만 마트 내 물품보관함은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이용자들은 ‘필요한 것만 빨리 사고 나오겠다’는 생각으로 반려동물을 보관함에 두고 가지만 갇힌 강아지들은 눈물을 흘리며 떨고 있는 채로 발견되기도 한다.

◇ 보관함 속 강아지, 주인 빼고 모두 불편해

동물들이 물품보관함에 갇힌 경우, 동물 학대 논란뿐만 아니라 동물 배변, 악취 등의 문제도 있다. 또한 동물 털 알레르기가 사람들은 자신이 이용하는 칸이 동물이 있었던 칸은 아닐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보관함 안에 갇힌 강아지들은 짖으면서 발톱으로 보관함 문을 긁기도 하는데, 이용자가 많은 대형 마트의 경우 어린이들이 그 장면을 본다면 정서에도 좋지 않고, 소음이 발생해 마트 관계자와 이용자 모두가 불편할 수 있다.

◇ 반려동물을 사랑한다면 집에 두는 것이 좋아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연휴에 여행을 계획하면서 반려동물을 화물칸에 싣거나 이동 가방에 넣어 데리고 다니려고 한다. 하지만 그 동물들 역시 마트 내 물품보관함에 갇힌 동물들처럼 불행할 것이다. 차멀미로 인한 스트레스도 무시할 수 없다. 추운 화물칸에 장시간 갇혀 있던 동물들은 여행에서 돌아온 후, 차를 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경우도 있다.

만약 오랫동안 집을 비워야 한다면 지인의 집이나 동물병원 등에 맡기는 것이 좋다. 화물칸에 넣고 이동하거나 마트 내 물품보관함은 말 그대로 화물, 물품을 위한 곳이다. 물과 사료 없이 동물들이 숨을 쉬기 어려운 환경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온도 조절이 되지 않아 춥거나 더워 동물들의 건강에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반려동물을 화물칸과 물품보관함 등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동물 학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말 반려동물을 사랑한다면 집에 물과 사료를 두고 나오는 것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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