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쓰러진 심정지 환자, 펌뷸런스 대원들이 살려
길가에 쓰러진 심정지 환자, 펌뷸런스 대원들이 살려
  • 김은교 기자
  • 승인 2019.08.0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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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구급대 공백 시, 펌뷸런스 출동 시스템 운영
당시 사고 환자, 맥박·호흡 회복 후 병원 치료중
지난 7월22일 송파소방서 잠실119안전센터 화재진압대가 실시한 심정지 환자 구조는 펌뷸런스 활용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지난 7월22일 송파소방서 잠실119안전센터 화재진압대가 실시한 심정지 환자 구조는 펌뷸런스 활용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베이비타임즈=김은교 기자] 길가에 쓰러진 심정지 환자를 화재진압 임무 후 복귀하던 소방대원들이 살려냈다. 소방차(펌프차)에 적재돼 있던 자동심장충격기를 이용해 골든타임을 지켜낸 것이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화재진압대가 탑승하는 펌프차에 앰뷸런스의 기능을 결합한 ‘펌뷸런스’ 출동 체계가 심정지 환자 등 응급 상황 발생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송파구 내에서 발생한 응급상황이 펌뷸런스 활용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어 화제다.

지난 7월22일, 송파소방서 잠실119안전센터 화재진압대는 다세대주택 화재진압 임무를 마치고 복귀하던 중, 횡단보도 인근에서 다급히 도움을 요청하는 시민을 발견했다.

이어 인도에 쓰러져 있는 시민을 본 화재진압대 대원 4명은 소방차(펌프차)에 적재된 자동심장충격기(AED)를 가지고 곧장 현장으로 달려갔다.

잠실119안전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장 도착 당시, 이미 한 시민이 길가에 쓰러진 환자에게 가슴압박을 시행하고 있었지만 환자는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였다.

출동 직후 유상근 소방위(57세, 팀장)는 종합방재센터에 현장 출동을 요청하는 등 현장상황을 총괄 지휘했으며, 이형국 소방장(51세, 화재진압, 응급구조사 1급)은 환자의 자세를 바로잡아 환자 몸에 패치를 부착했다. 정용모 소방위(57세, 화재진압)와 이영대 소방교(33세, 화재진압)는 교대로 가슴압박을 실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환자는 맥박이 돌아오기 시작했으며, 호흡도 자발적으로 회복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잠시 후 119구급대가 도착해 환자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확인 결과, 환자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중이며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로 회복됐다.

당시 사고 현장에 있었던 정용모 소방위는 “현장에서 초조한 표정으로 응급처치 과정을 지켜보던 주위 시민들 역시 환자의 호흡과 맥박이 돌아왔다는 말에 함께 안도했다. 덧붙여 현장 근무대원으로서 당시 시민들의 격려를 받아 긍지와 희열을 느꼈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펌뷸런스(펌프차+앰뷸런스) 출동체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관할 구역 내 119구급대가 공백 상황일 때 심정지 및 기도폐쇄 의심 환자가 발생할 경우 화재진압대(펌프차)가 출동하는 시스템이다.

펌뷸런스는 총 117대의 펌프차로 운영하고 있으며, 모든 차 안에는 자동심장충격기가 탑재돼 있다. 또 모든 펌프차에는 응급구조사(2급 이상) 및 구급 교육을 이수한 대원이 함께 탑승하도록 했다.

최근 3년동안 펌뷸런스 출동을 통해 하트세이버를 수상한 사례는 2016년 17건, 2017년 8건, 2018년 4건이다. 올해는 7월 말 기준 12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전체 하트세이버 중 펌뷸런스 하트세이브 수여 비율은 3.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하트세이버란 심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CPR) 응급처치를 실시한 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상태로 회복됐을 때 수여하는 인증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심정지 환자의 경우, 최초 발견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심정지 환자에게 규정대로 가슴압박 등 응급처치를 할 경우 뇌로 혈액이 공급돼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성회 송파소방서장은 “시민의 신속한 신고 및 적절한 초기대응과 펌뷸런스 대원의 전문 응급처치는 민·관이 함께 협업해 인명을 구조한 모범 성공사례”라며, “펌뷸런스 시스템뿐만 아니라 시민 모두가 심폐소생술 요령과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을 숙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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