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건강 대비 제대혈 채집과 보관, 꼭 해야할까?
아이 건강 대비 제대혈 채집과 보관, 꼭 해야할까?
  • 백지선
  • 승인 2014.04.30 13:4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대혈, 출산 앞둔 엄마들의 고민꺼리

제대혈이 난치병의 치료 방안으로 떠오르면서 산모들이 아이 건강에 대비해서 재대혈 채집과 보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출산 시 탯줄에서 채취해 질병 치료를 위해 사용되고 있는 제대혈은 아기만 아니라 아이의 형제나 부모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도(조직 적합 항원이 맞을 시)이식이 가능하다.

차의과대학 김민영 교수팀은 2010년 5~10월까지 뇌성마비 환자 31명을 대상으로 임상연구용 허가를 받은 제대혈 줄기세포 시술을 진행한 바 있다. 6개월 후 환자들의 운동신경, 감각신경을 담당하는 뇌세포 밀도가 높아져 몸자세, 운동능력, 인지능력 등이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제대혈이 난치병 치료의 구세주로 떠오르고 있지만 보관 비용이 비싸고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아직 넓지 않아 출산을 앞둔 엄마들은 고민한다.

제대혈을 바로 안다면 내 아이에게 꼭 필요할지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출처 = SBS 드라마 산부인과

 


◇제대혈이란?

제대혈은 분만 시 엄마와 태아를 연결하는 탯줄에서 출생 시 단 한 번 밖에 채혈할 수 없는 혈액을 말한다. 한번 채혈된 70~100mL의 혈액은 태아와 산모에게 전혀 부담이 없다.

채혈된 혈액 속에는 연골, 뼈, 근육, 신경을 만들어내는 ‘중간엽 줄기세포’와 골수와 같이 혈액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조혈모세포’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백혈병, 소아암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조혈모세포란 ‘피를 만들어내는 어머니 세포’라 할 수 있다. 조혈모세포는 골수와 마찬가지로 피를 구성하는 세포와 면역체계를 만들어내는 세포를 말한다. 항암치료로 파괴된 골수를 제대혈 이식으로 복구할 수 있으며, 백혈병 등 암과 싸워 이기는 면역 세포를 만들어 낸다.

중간엽 줄기세포는 ‘자기복제능력이 있고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세포와 조직으로 분화될 수 있는 만능세포’로, 미리 보관해 둔 제대혈로 이식할 경우 손상된 다양한 조직에서 건강한 세포를 만든다.

◇제대혈, 이것이 궁금하다!

△제대혈 채취

아기가 태어나면 주치의가 탯줄을 절단한 후 주사기를 이용해 태반 쪽 탯줄에서 제대혈 전용 혈액 백에 제대혈을 채취한다.

위의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5분 이내이며 제대혈 채취과정은 아기와 산모에게 전혀 위험이 없다.

△제대혈 이식으로 치료 가능한 질병

악성종양 : 백혈병(인구 10만 명 당 3.7명), 골수이형성증후군, 다발성 골수종, 고형암, 신경아세포종 등

혈액질환 : 재생불량성 빈혈, 겸상적혈구성 빈혈, 이반증후군, 선천성 혈구 감소증 등

선천성 대사장애 : 고셔씨병, 선천성 면역결핍증, 헌터증후군 등

자가면역질환 : 류마티스, 루푸스 등

면역부진 : ADA효소결핍증, 만성 육아종병, 중증복합면역 결핍증

연구 진행중인 질병 : 뇌성마비, 파킨슨병, 알쯔하이머병, 치매, 척수손상, 당뇨, 아토피, 탈모 등

▲ 탯줄 줄기세포를 뇌바닥 동맥으로 투입, 이식한 결과 HUCBC A와 B에서 뇌경색 부위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출처 = 건국대

 


△제대혈 이식은 소아에게만 한다?

소아(75%)가 성인(25%)보다 제대혈을 사용한 치료를 많이 하는데, 이는 조혈모세포 이식 자체가 소아에게 성공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또 골수와는 달리 제대혈 양이 한정돼 조혈모세포 수가 너무 적어, 몸무게에 따라 치료에 부족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조혈모세포를 체외에서 배양해 증폭하는 기술과 2개의 제대혈을 혼합해 이식하는 기술도 개발돼 성인에게 제대혈 이식을 통한 치료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엄마가 B형 간염보균자인 경우, 보관이 가능할까?

제대혈 보관이 불가하다.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산모가 질환이 있는 경우는 제대혈 보관이 불가하다. 질환 종류로는 B형간염, C형간염이 모두 포함돼 있어 간염 보균자인 경우에도 보관이 불가하다.

△기증제대혈은행에 보관하면 본인도 나중에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나?

기증제대혈은 제대혈에 대한 소유권 및 우선권의 권리가 인정되지 않는다. 향후 제대혈 필요 시 심평원이 책정한 비용을 들여 제대혈을 구입해야 한다.

▲ 출처 = 메디플라워

 


△자신과 타인 가운데 누구의 제대혈이 더 좋은 효과를 낼까?

혈연 간 제대혈 이식 시에는 본인 가족의 치명적 질병이나 유전적 문제를 알고 미리 확인이 가능하지만, 비혈연 간은 이를 모르고 이식할 수도 있다.

혈연 간은 비혈연 간보다 부작용발생 확률이 더 적다. (혈연 간  5%, 비혈연 간 20%)

혈연 간 제대혈 이식 시 환자의 생존률 또한 더 높다.

가족 제대혈은 이식이 필요할 때 즉시 사용 가능하며, 환자에게 적합한 최고의 제대혈을 제공하는 것은 성공률과 환자의 생존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족간 조직적합성항원이 일치 확률

제대혈은 아기 자신과 유전적으로 완벽하게 일치해 이식 시 면역거부반응으로 인한 부작용의 위험이 거의 없고 치료성적도 좋다.

또 부모, 형제 등 가족구성원과 이식 여부를 결정하는 HLA(조직적합성항원)의 일치 확률이 높으며 50% 이상 일치 시 이식이 가능하므로 가족 간에도 좋은 이식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정기 심사ㆍ심사 '적합' 판정 내려

제대혈 채집은 비용이 만만치 않다. 제대혈 은행마다 다르지만, 제대혈 보관비용만 100만원이 훨씬 넘는다.

제대혈 채취를 의뢰했지만 개인 사정에 따라 제대혈 채집이 불가하다면 환불이 가능할까?

녹십자 제대혈팀 허준영 대리는 “전액 환불한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산모가 자신도 모르는 질환을 갖고 있을 수  있다”며 “제대혈 채취 역시 사람의 일이라 보관이 되지 않는 사유가 너무 다양하기에 보관 불가 판정을 내린 후 전액 환불 조취를 한다”고 덧붙였다.

2014 코리아베이비페어 행사장에는 제대혈에 대해 관심 갖는 예비부모가 많았다. 아이코드 관계자는 “한 자녀 가정과 노산 가정이 많아지면서 태어날 아이의 건강에 대한 대비에 많은 부모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제대혈을 사용한 질병 치료 연구가 더욱 활발해지면서 앞으로 활용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제대혈관리업무심사ㆍ평가규정’에 따라 16개 제대혈은행에 대해 정기 심사ㆍ평가를 실시한 결과 모든 제대혈은행이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지난 3월 밝혔다.

제대혈은행들은 보건복지부의 ‘적합’ 판정이 제대혈 채집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산모와 그 가족들에게 심어줄 거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