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교수의 건강칼럼] 너무 가려워해서 볼 수가 없어요!
[김용석 교수의 건강칼럼] 너무 가려워해서 볼 수가 없어요!
  • 송지나 기자
  • 승인 2019.06.1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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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김용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15년 92만 7032명에서 2016년 93만 5080명으로 1만 명가량 상승했다가, 2017년 93만 3979명으로 소폭 감소했다고 합니다.

2016년 연령별로 살펴보면 0~9세의 소아 아토피가 41.4%(38만 6661명)로 가장 높았고, 10대 18.6%(17만 3622명), 20대 12.5%(11만 6452명)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성별로는 여성이 52.4%(49만 436명), 남성 47.6%(44만 4644명)로 여성이 남성보다 5만 명가량 많았습니다.

이처럼 아토피성 피부염은 소아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자녀의 아토피 피부염 때문에 이민을 결심했다는 부모가 나올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아토피 피부염은 아이들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이들 못지않게 아토피 피부염으로 괴로워하는 성인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토피 피부염이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로 치명적인 것은 아니지만 가려움증으로 인한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아토피란 말 그대로 ‘비전형적인 혹은 이상한’이라는 뜻으로 특별한 원인이 없는데도 이상하게 특정부위가 반복적으로 가려워지는 피부질환을 말합니다.

아토피가 유전적 혹은 환경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된다고 짐작만 할 뿐이지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원인에 의해서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이상이 생겨 아토피 피부염이 발생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일단 아토피 피부염이 발생되면 가려움증이 심하게 나타납니다. 주로 얼굴이나 머리, 목, 팔, 다리 등에 발생하게 되고 이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심하게 긁게 되면 피부가 손상되어 더 가려워지는 악순환을 겪게 됩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연령에 따라 유아기와 소아기, 청소년기와 성인기로 분류합니다. 유아는 주로 얼굴과 머리, 팔다리의 바깥쪽에 진물이나 딱지가 지는 급성 습진이 많이 나타나게 됩니다. 소아는 팔다리, 목과 같이 피부가 접히는 부분에 건조한 습진 형태로 나타나게 됩니다. 청소년기와 성인기에는 얼굴과 목, 손에 많이 나타나며, 오랫동안 긁어 피부가 두꺼워지는 태선화 현상이 흔히 나타나게 됩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원인이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한방이든 양방이든 다양한 치료법들이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치료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누가 아토피를 고쳤다는 소리를 듣게 되면 이 치료, 저 치료 따라하다가 오히려 상태가 악화되기 십상입니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 단계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꾸준하게 치료하는 것입니다. 가려움증으로 피부를 긁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에 치료를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아토피성 피부염은 완치가 어려운 병이므로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병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근본 원인을 찾아내 가려움증을 없애주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치료하기 까다로운 질환이지만 일생생활에서 세심한 주위를 기울인다면 증상을 어느 정도 완화시키고 예방시킬 수 있습니다.

주로 아이들에게서 발생되는 아토피성 피부염은 30%정도가 먹는 음식물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유나 계란, 땅콩, 밀, 생선들을 먹게 되면 증상이 악화되게 됩니다.

이런 것을 볼 때 최근에 아토피성 피부염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은 서구화된 식생활이 주범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햄버거나 피자와 같은 인스턴트식품이나 고칼로리식품 등을 피하고 녹황색 채소류나 곡물류를 많이 먹게 해야 합니다. 식생활을 개선해야만 아토피 피부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통적인 오곡밥에 된장국을 권하고 싶습니다. 오곡밥은 5대 영양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으면서 섬유질이 풍부하므로 흰 쌀밥에 비해서 몸 안에 노폐물이 덜 쌓이게 됩니다. 또 된장국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항균 능력이 뛰어납니다.

이처럼 음식조절에 신경을 썼는데도 여전히 아토피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오히려 증상이 심해질 경우에는 주위 환경을 개선시켜야 합니다.

피부는 건조한 것을 제일 싫어합니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피부의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지질층이 약하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피부 지질층의 손상을 막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목욕시킬 때 미지근한 물로 간단하게 샤워시키되 목욕시간은 5분정도로 하기 바랍니다. 비누는 일주일에 2~3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목욕한 다음 물기를 말릴 때에는 수건으로 가볍게 두드려 주고 3분 이내에 보습제나 연고를 발라 주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가려움 때문에 밤잠을 설치게 되면 약간 차갑고 축축한 수건으로 피부를 진정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또 옷을 입힐 경우에는 100% 면으로 된 옷을 좀 헐렁하게 입히는 것이 좋고, 방이 건조할 때에는 가습기를 틀어서 적당하게 습도를 조절해줘야 합니다. 아토피성 피부염을 지닌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비염이나 기침을 하게 되면 천식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게 꾸준히 증상을 관찰하면서 철저하게 치료를 받기를 바랍니다.

이외에도 애완동물이나 자동차 오염 또는 콘크리트나 단열재로 인해 주택이 현대화됨에 따라 먼지나 곰팡이 균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자주 방안을 환기시켜 주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 역시 아토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아토피 피부염이라고 미리 절망하지 말고 나을 수 있다는 희망과 심리적인 안정을 가지고 꾸준하게 치료받기를 바랍니다.

 

<김용석 교수 프로필>
現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침구학교실 교수
現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침구과 과장
現 세계침구학회연합회 부회장
前 MBC 라디오 동의보감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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