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여성 1인 가구·점포에 안전장치 4종 지원
서울시, 여성 1인 가구·점포에 안전장치 4종 지원
  • 이성교 기자
  • 승인 2019.06.12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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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에는 ‘3자 통화 무선비상벨’ 설치…“여성 불안 해소 정책”
관악구·양천구 총 300곳 대상 ‘SS존’ 시범사업 후 내년 확대
서울시 여성 불안해소 4종 세트.(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 여성 불안해소 4종 세트.(사진제공=서울시)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서울시가 여성 1인 가구에 문열림 센서, 현관문 보조키, 휴대용 비상벨 등 안전장치를 지원한다. 여성이 혼자 운영하는 점포에는 ‘3자 통화 무선 비상벨’을 설치한다.

시는 이런 내용의 ‘SS존(Safe Singles Zone)’ 시범사업을 여성 1인 가구가 밀집한 관악구와 양천구에서 추진한다고 6일 밝혔다.

최근 여성 1인 가구 강간미수 사건이 발생한 관악구 신림동을 비롯해 신림역 인근 신림동, 서원동, 신사동, 신원동 등 4개동과 양천구 목 2·3·4동이 시범지역으로 선정됐다.

서울시는 관악구 150가구, 양천구 100가구에 ‘여성안심 홈’ 4종 세트를 지원한다.

4종 세트는 ▲집 안에서 모니터로 외부인을 확인하고 순간 캡처도 가능한 디지털 비디오 창 ▲문이나 창문을 강제로 열면 경보음과 함께 지인에게 문자가 전송되는 문열림 센서 ▲112와 지인에게 비상 메시지가 자동 전송되는 휴대용 비상벨 ▲도어락 외에 이중잠금이 가능한 현관문 보조키로 구성됐다.

여성 1인 점포에 설치되는 무선 비상벨은 경찰서, 구청 CCTV관제센터와 3자 통화가 가능하다. 시는 관악구 25곳, 양천구 25곳 둥 총 50곳에 설치할 계획이다.

관악구와 양천구는 교통이 편리해 여성 1인가구 거주 비율이 높고 원룸, 다가구, 연립주택 등 다양한 주거여건을 보이고 있어 시범사업지로 선정됐다.

서울시는 특히 CCTV 같은 안심 인프라가 부족한 반지하나 원룸, 주변환경이 외진 곳 등을 중심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관악구는 1인 가구 14만1083가구(53.2%)와 여성 1인 가구가 6만6423가구(25.1%)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특히 여성 청년 1인가구 거주비중이 높다. 시범지역인 신림역 일대는 유흥업소 등이 밀집해 있고 관악구 내에서 범죄 발생률이 가장 높다.

양천구에서는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여성 1인가구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목2동, 목3동, 목4동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다.

4종 세트와 점포 비상벨 지원 신청은 10일부터 7월 12일까지 받는다.

4종 세트는 여성 1인 가구 중 전·월세 임차보증금이 1억원 이하인 주택에 사는 단독 세대주면 신청할 수 있다. 30세 미만 미혼모와 모자 가구도 신청이 가능하다.

1인 점포는 심의위원회에서 현장 실사를 거쳐 선정한다. 시는 실제 범죄사례가 있었던 점포나 범죄취약지역 등에 위치한 점포, 소규모 점포 등을 우선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희망자는 각 자치구 홈페이지(관악구 www.gwanak.go.kr, 양천구 www.yangcheon.go.kr)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후 구비서류와 함께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SS존’ 시범사업은 서울시가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발표한 ‘성평등도시 추진계획’의 일환이다. 시는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다른 자치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 여성안심귀가스카우트.(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 여성안심귀가스카우트.(사진제공=서울시)

‘SS존’ 시범사업은 여성 1인가구 밀집지역을 SS존 지역으로 선정, 여성 1인가구와 점포에 안전장치 설치를 지원하고 귀갓길 등 여성안전 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여기에 안심귀가서비스, 여성안심택배 같이 기존에 시가 추진해오고 있는 관련 서비스도 집중적으로 제공한다.

SS존 지역에는 태양광 로고젝터로 ‘여기서 경찰서가 100m에 있습니다’ 같은 안내문구를 표출하는 등 안전한 귀갓길 환경을 조성하고, 불법촬영 점검서비스도 정기적으로 제공된다.

또 CCTV 관제와 정기순찰 강화, 지역 내 유흥업소 화장실 특별점검, 안심귀가 서비스, 안심택배함 설치 등 기존 서울시의 여성안심서비스가 집중 지원된다.

시는 여성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2013년부터 ‘여성안심특별시’ 정책을 추진해 왔다.

늦은 밤 혼자 집으로 갈 때 집 앞까지 동행해주는 ‘여성안심귀가스카우트’는 25개 전 자치구에 452명이 활동 중이다. 지난해에만 34만1162건의 귀가지원을 했다.

비상상황 시 흔들기만 해도 긴급호출이 가능한 ‘안심이 앱’도 전 자치구에서 지난해 11월 개통한지 6개월만에 3만명이 다운로드 했다.

택배기사를 가장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추진한 여성안심택배도 2013년 50개소에서 올해 210개소까지 확대했다. 도입 이후 총 누적이용률은 196만9155건에 이른다.

여성 1인 가구의 경우 귀갓길에 지하철 역(버스역) 등 도착 30분 전에 안심이 앱이나 구청을 통해 안심귀가 서비스를 신청하면 집 앞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주는 안심귀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안심이 앱을 다운 받은 후 귀가 모니터링을 실행하면 관제센터 요원의 모니터링이 이뤄진다. 특히 안심이 앱의 경우 긴급신고 시 CCTV 관제센터에서 상황을 확인하여 위험한 순간에 즉각 출동이 가능해 여성 1인 가구의 경우 귀갓길에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박원순 시장은 “최근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으로 여성의 일상 속 불안이 얼마나 크고 심각한지가 단적으로 표출됐다”며 “안전사각지대, 특히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불안 해소 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Ⅴ)’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절반가량이 밤길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이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에서처럼 밤에 마주친 사람에게 범죄 표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원초적 불안에 떨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에서 ‘야간 통행 귀가 때 마주치는 사람에 대해 두려움을 얼마나 자주 겪느냐’는 물음에 ‘경험한 적이 없다’는 여성의 답변은 54%에 그쳤다. 여성의 절반가량인 46%가 밤에 길 가다 만나는 사람을 두렵게 여긴다는 말이다.

여성이 두려움을 느끼는 빈도를 구체적으로 보면 ‘매일’ 2.98%, ‘일주일에 1∼2번’ 4.34%, ‘한 달에 1∼2번’ 12.34%, ‘1년에 1∼2번’ 26.41%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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