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대사이상 환아관리, 자문기관 운영해야 효율적
선천성대사이상 환아관리, 자문기관 운영해야 효율적
  • 김은교 기자
  • 승인 2019.06.0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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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보건복지협회, 선천성대사이상검사 토론회 개최
관련 사업 정부 실시, 영유아 건강 증진 크게 기여

[베이비타임즈=김은교 기자] 보건복지부가 지난 1991년부터 27년째 실시하고 있는 선천성대사이상검사 및 환아 관리가 관련 질환 환아 발생을 최소화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당 검사의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시스템 총 관리기관을 정부 차원에서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지난 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건강한 출발, 선천성대사이상검사사업 성과와 과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 선천성대사이상검사, 영유아 건강증진 큰 기여

선천성대사이상검사란 신생아의 효소 결핍으로 인한 건강의 이상 유무를 조기에 발견 및 치료하기 위한 제도다. 영유아의 장애 발생을 사전 예방하기 위한 필수 검사다.

이 검사는 1991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5종의 검사를 진행했던 것이 그 시초다. 1997년부터는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2종의 검사를 실시했으며, 2006년에는 지원 항목을 6종으로 확대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원검사 항목을 6종으로 확대 실시한 후 신생아의 선천성대사이상 검사율의 100%가 달성됐다는 분석이다. 이는 국내 영유아 건강증진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2018년 10월부터는 선천성대사이상검사의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해졌다. 기존 검사항목 6종을 비롯, 탠덤매스 50여종의 대사이상검사 비용을 면제 또는 부담없이 지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5월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건강한 출발, 선천성대사이상검사사업 성과와 과제 토론회.
지난 5월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건강한 출발, 선천성대사이상검사사업 성과와 과제' 토론회.

◇ ‘재검 환아 안내’ 누락 없도록 운영위원회 구성해야

이날 토론의 발제를 맡은 송경섭 인구보건복지협회 출산건강실장은 "선천성대사이상을 검사하는 전국 14개 검사기관이 양성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환아 발생을 최소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여기서 양성자란, 체내 효소 결핍 양성반응 소견을 받은 신생아를 뜻한다.

그러나 "2018년 10월 선천성대사이상검사가 건강보험화 됨에 따라 정도관리 운영위원회가 없어지면서, 검사기관의 정도관리 및 양성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우려했다.

1991년 저소득층 신생아를 대상으로 선천성대사이상검사 지원을 시작한 정부는 1994년 인구보건복지협회 내에 ‘선천성대사이상검사 운영위원회’를 설치, 정도관리를 시작했다.

운영위원회는 검사의 정확도를 위해 검사시설의 표준화·검사과정·기술관리 등을 자문하는 기관이다. 검사기관의 인력 장비 등을 관리하는 내부정도와 검사의 정확도 등을 관리하는 외부정도 관리를 실시했다.

송 실장은 "선천성대사이상검사 결과 재검 소견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안내를 받지 못해 지원 대상에서 누락되는 환아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기관을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인구보건복지협회 내 양성자 관리를 위한 운영(자문)위원회 조직을 구성, 추적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태윤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역시 "기존 운영위원회가 해산된 후 관련 질환의 조기 발견 및 치료를 위한 양성자 관리시스템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이와 같은 상황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양성자 보고체계를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평생 주식’ 특수분유, 지원 기준 확대 필요

정부는 선천성대사이상질환의 조기 발견을 위한 검사 사업뿐만 아니라 해당 질환이 발견된 환아를 위해 ‘환아관리 사업’도 함께 실시해 오고 있다.

1991년부터 현재까지 만19세 미만의 환아들에게 특수조제식(특수분유·저단백햇반)을 지원하고 있으며, ‘PKU 가족캠프’를 추진해 환아 가족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PKU(phenylketonuria)란 뇌 발달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선천성대사이상질환 중 하나인 페닐케톤뇨증을 말한다.

현재, 만19세가 되면 보건복지부 차원의 특수조제식 지원은 종료된다. 만19세 이상부터는 질병관리본부 차원에서 특수식이 구입비 지원이 이뤄지게 된다. 그러나 소득기준(중위소득 120% 미만)에 따라 7개 질환에 한해서만 지원이 되고 있는 상태다.

송경섭 실장은 "선천성대사이상질환 환아에게 특수조제분유는 평생 주식이므로 환아 가정의 정서·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지원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만19세 이상 특수식이 구입비를 중위소득 180%까지 확대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특수분유·저단백햇반 정부 지원, 환아 가정에 큰 도움

이날 토론회에서는 선천성대사이상 2007년 검사 6종 지원을 통해 단풍당뇨증을 조기 발견한 환아의 사례도 들을 수 있었다. 해당 발표는 환아 아버지의 직접 발표로 이뤄졌다.

사례 발표자는 “선천성대사이상검사에 대한 정확한 사전정보가 전혀 없던 상태였지만, 다행히 정부 차원의 필수검사가 지원돼 아이의 상태를 조기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선천성대사질환 환아는 평생에 걸쳐 철저한 식단 관리가 매우 중요한데 정부의 특수분유 및 저단백햇반 지원을 통해 환아 관리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상당부분 경감됐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구매 대상자가 특정 소수이기 때문에 기업이윤에 손해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공원의 일환으로 특수분유와 저단백햇반을 생산하고 있는 각 기업 매일유업과 CJ제일제당에도 감사의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효과적인 선천성대사이상질환 환아 관리를 위한 운영위원회 조직, 국내산 2단계 특수분유 제조 시 정부 지원 등의 의견이 도출됐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효과적인 선천성대사이상질환 환아 관리를 위한 운영위원회 조직, 국내산 2단계 특수분유 제조 시 정부 지원 등의 의견이 도출됐다.

◇ 수입 의존 ‘2단계 특수분유’, 국내생산 도입 호소

이날 발표자는 “특수분유는 필요가 아닌 필수이며, 생존에 꼭 필요한 약과 같은 존재”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특수분유와 관련된 애로사항 해결방법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특수분유는 1단계밖에 없다. 1단계 분유는 0~3세 섭취용이다. 이에 따라 국내 선천성대사질환 환아들은 3세부터 성인이 섭취할 수 있는 2단계 분유를 수입산 구매에 의존하고 있는 처지다.

발표자는 “수입산 2단계 분유 구매 비용(6만원)이 1단계 분유(1만7600원)에 비해 3배 이상 비싸, 경제적 부담이 매우 크다”고 호소했다. 또 “수입산 2단계 특수분유 관련해 문제(공급지연·품질불량)가 발생할 경우 대체품이 없다는 것도 큰 단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단풍당뇨증 환자용 국내산 2단계 분유 생산 결정 권한은 1단계 분유를 생산하고 있는 매일유업에 있다. 그러나 기업 측에서도 이윤 손실 문제를 배제할 수 없어 2단계 분유 생산을 섣불리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발표자는 “기업에 이윤 손실에 대한 국고보조금을 지원, 국내산 단풍당뇨증 환자용 2단계 분유를 생산해줄 것”을 정부에 호소했다. 덧붙여 “국내산 2단계 분유가 시중에 본격 공급된다면 환아 가정의 경제적 부담이 상담히 경감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이날 토론회와 관련해 신언항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은 "평생 특수조제식을 섭취해야 하는 선천성대사이상질환 환아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방안이 조속히 마련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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