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제2 김연아 손연재’로 키울려면?
내 아이, ‘제2 김연아 손연재’로 키울려면?
  • 백지선
  • 승인 2014.04.2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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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다니는 아이들이 ‘바깥놀이’시간을 가장 좋아한다. ‘바깥놀이’ 수업은 말 그대로 바깥에 나가서 노는 것일 뿐인데 아이들은 바깥놀이 수업시간이 다가오기를 기대한다.

바깥에 나갔다고 해서 모든 아이가 같은 운동을 하지 않는다. 체육시간에는 체육교사와 함께 운동을 하지만 바깥놀이 수업 때는 제각기 바깥에서 하고 싶은 놀이에 몰두한다.

흙장난을 좋아하는 아이는 모래놀이를 하고 달리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여러 친구들과 잡기놀이를 한다. 또 높은 곳에 올라가기 좋아하는 아이는 긴장하며 한발 한발 내딛느라 정신이 없다.

(주)TSTC 스포츠 대표인 유아체육 전문가 김영미씨는 “자유로운 신체활동이 스포츠다”고 말한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운동할 게 아니라 아이 본인이 좋아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의미가 있다는 것. 베이비타임즈는 김영미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유아체육의 현재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보았다.

Q. 유아체육이 열풍이다. 김연아, 손연재, 이상화 선수가 엄마들의 워너비가 되었다.

A. 요즘 초등학생들이 희망하는 직업 1순위가 운동선수다. 부모들도 아이가 운동에 재능이 있다면 아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수업에는 ‘체육’수업이 필수로 들어간다. 체육활동을 하면 신체발달 외에도 ‘인성교육’면에서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몸을 움직이면 지능발달, 어휘력 향상 효과

Q. 유아체육 효과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은 신체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A. 운동을 하면 체력이 좋아지고 지능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신체활동이 아이들 지능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학자들의 연구에서 증명됐고  JEMINI 지능발달운동센터에서도 확인했다.

몸을 자주 움직이면 직ㆍ간접적으로 뇌가 자극돼 지능발달이 촉진된다. 어휘력도 많이 향상된다.

부모들은 운동을 하면서 아이에게 얻어진 가장 큰 효과를 ‘사회성’으로 꼽았다. 아이는 부모에게 운동을 하고나서부터 남을 배려하고, 규칙의 중요성을 깨닫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이럴 때 부모들은 ‘아, 내 아이에게 운동이 꼭 필요하구나’를 저절로 느낀다.

Q. 대부분의 아이들은 밖에서 뛰어놀고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도 있을 것이다. 부모가 유아체육센터에 보내는 것을 원하지 않는 아이도 센터에 온다. 이런 아이들을 설득해 다른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 방법은 없을까?

A. 아이도 하나의 인격체다. 성향마다 제각기 다르다.

그래서 교사는 아이가 스스로 움직일 때까지 기다려주고 움직이도록 돕는다. 아이가 어떤 놀이 혹은 움직임에 관심을 갖는지 포착하는 게 중요하다.

아이들마다 신체발달이 다르다보니 간혹 수업에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도 있다. 이럴 때는 보조교사가 아이의 수업을 도우며 부모에게 말한다.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협업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체육활동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안전’

Q.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높다. 유아체육 전문가 입장에서 안전사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만약 발생했을 때 어떤 처치를 하나?

A. 사실 체육활동 중에는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늘 있다. 공에 맞거나 골대에 부딪히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의 경쟁심이 안전사고를 부를 때도 있다.

그래서 체육수업을 하는 분들은 안전에 가장 많은 주의를 기울인다. 프로그램을 짤 때도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고려한다.

우리의 경우, 아이가 수업중 약간의 부상을 입어도 무조건 119에 전화한다.

교사는 안전사고에 대해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아 응급처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작은 부상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한다.

Q. 다른 나라의 유아체육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하다.

이른바 선진국으로 불리는 나라는 스포츠가 삶 자체다.

독일 사람들은 어릴 때 다녔던 스포츠센터를 노인이 돼서도 다닌다. 미국 아이들은 오후 3~4시가 되면 밖으로 나와 해질녘까지 뛰어논다. 한 번은 이 모습을 보고 눈물이 났다. ‘한국 아이들은 이 시간에도 교실 안에서 공부하고 있을 텐데’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

한국사람들은 친목을 위해 운동한다. 어떤 부모는 축구교실에 우리아이만 안 보내면 따돌림을 당할 것 같아서 일부러 보낸다. 운동 자체를 즐기는 인식이 부족한 사람들도 있다.

현재는 체육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해, 본질을 찾아가고 있다.

 

◇전문적인 연령별ㆍ단계별 프로그램 개발ㆍ도입이 시급

Q. 아이가 어릴 때 열심히 운동해도 결국 고3이 되면 운동을 하지 않는다. 앞으로 유아체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전문가로서 조언해 달라.

A. 현재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의 입시가 바뀌고 있다. 이제 교육부도 체육활동이 사회성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안다. 앞으로 학교와 일상 생활에서 체육이 무척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문제는 고객이 원하는 입맛에 맞춰 프로그램을 운영하다보니 연속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1~2학년은 축구, 3~4학년은 농구’ 이렇게 획일화돼 있다. 프로그램이 생겼다 사라지는 게 반복되면 그 피해는 모두 아이에게 돌아간다.

유아체육 전문가, 체육사업자, 부모 모두 아이를 위한 룰, 동작, 안전이 프로그램에 반영됐는지 돌아봐야 한다.

아이에 맞게 전문적으로 연령별ㆍ단계별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

◇모래놀이도 스포츠의 일부분

Q. 전문가에게 체육 교육을 받는 것 외에 집에서 엄마아빠가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체육이 있다면 추천해달라.

A. 부모는 ‘체육’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강박적으로 특정 종목을 강요하기 보다는 아이가 자유롭게 바깥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해주면 된다.

운동이라고 해서 꼭 땀을 낼 필요는 없다. 모래놀이를 하는 것도 아이의 움직임 중 하나다. 형식을 탈피하는 게 중요하다.

또 너무 의무적으로 아이에게 운동을 시키지 않아야 한다. 아이가 운동에 흥미를 갖게끔 기다려주고 지켜봐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너무 마스터하듯 ‘넌 수영 뗐으니 축구를 해라’라고 아이에게 주문하면 체육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

스포츠가 아이의 삶에 일부분이 되도록 부모가 지원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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