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초보운전” 차량스티커, 교통약자 배려 위한 공공매너
“I'm 초보운전” 차량스티커, 교통약자 배려 위한 공공매너
  • 김은교 기자
  • 승인 2019.05.2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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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운전·스마일 실버 등 안전취약계층 스티커 활용 사례
강원도 ‘생명사랑스티커’ 제작해 배포, 의료안전 솔선수범

[베이비타임즈=김은교 기자] 아이 동승, 초보 운전 등의 내용을 표시하는 ‘차량용 스티커’는 상호 정보 전달을 위한 운전자 간 매너다. 차량용 스티커가 사용되고 있는 영역은 의외로 매우 넓다. 상황 대처 능력이 취약한 교통 약자들을 위해 다양하게 활용되기 때문이다. 

초보운전 스티커와 아이탑승 안내 스티커를 함께 붙인 차량 모습. (사진=윤광제 기자)
초보운전 스티커와 아이탑승 안내 스티커를 함께 붙인 차량 모습. (사진=윤광제 기자)

◇차량용 스티커의 고전 ‘초보 운전’

우리나라 초보운전 스티커의 역사는 지난 1995년 7월을 기점으로 시작된다. 당시 정부는 운전면허 취득 1년 미만의 운전자는 초보로 규정, 6개월 간 정해진 규격의 ‘초보운전’ 표시를 부착하도록 의무화 했다. 이를 어길 시 범칙금도 부과했다.

그리고 4년 후인 1999년, 정부는 초보운전 스티커 부착 의무화를 폐지했다. 초보·임신부 등의 탑승 정보 알림을 운전자 자율에 맡긴 것이다.

법적인 규제는 사라졌지만 일상 속 초보운전 스티커는 여전하다. ‘초보’를 나타내기 위한 문구가 상당히 다채로워졌을 뿐이다.

초보운전 스티커 부착은 미숙함에 대한 양해를 구하기 위해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최근 눈에 띄는 초보운전 스티커의 일부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내용도 다소 있어 보인다.

▲초보운전입니다 ▲초보운전, 양보 감사합니다! ▲답답하시죠? 죄송합니다! ▲먼저 가, 나는 이미 틀렸어. 이와 같은 문구들은 함께 도로를 주행하는 운전자들에 대한 존중과 양해의 의미가 담겨 있어, 서로 배려하는 운전문화 조성에 기여할 수 있게 한다. 반면 논란을 유발하는 스티커도 있다. 이 경우에는 단순 논란에 그치지 않고 직접적인 사고까지 유발할 수 있어 사회문제로도 지적받고 있다.

▲빵빵대면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죽여버림. ▲뭘봐? 초보첨봐? ▲핵초보! 건들면 폭발 ▲나 초보야! 바짝 붙지마! ▲R아서 P해라 등의 문구가 해당 사례다.

◇ 공포감 조장한 귀신스티커, 처벌로 이어져

한편, 초보운전의 의미를 담지는 않았지만 차량에 부착한 스티커가 실제 법에 저촉된 경우도 있다. 경차라고 무시하는 것 같아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고 싶었다는, 이른바 ‘상향등 복수 스티커’ 사건이 바로 그 예다.

지난해 7월 부산 강서경찰서는 차 뒷 유리 전면에 귀신 스티커를 부착한 A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어두운 밤에 자동차 상향등을 켜면 부착된 스티커에 귀신의 얼굴이 드러나게 되는데, 이를 보고 놀란 운전자들이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도로교통법 42조 1항에서는 혐오감을 주는 도색이나 표지 등을 한 자동차의 운전을 금지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사례들처럼 운전 질서를 무너뜨리는 스티커의 차량 부착은 타인의 불쾌 감정을 뛰어넘어 실제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그 위험성이 매우 높다.

아이 혈액형을 기재해 놓은 베이비 온 보드 스티커 사례.
아이 혈액형을 기재해 놓은 베이비 온 보드 스티커 사례.

◇ “우리 아이 혈액형은 RH-...”마음 울리는 구조신호

교통약자 표시를 위한 차량용 스티커는 다른 운전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도로교통공단 역시 마음을 움직이는 다양한 차량 스티커들을 소개하며 올바른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먼저 어린이를 위한 차량용 스티커로는 교통사고 발생 시 아이의 우선 구조를 요청한다는 베이비 온 보드 스티커가 있다.

특히 ‘RH-O, 위급 상황 시 아이 먼저 구해주세요’ 등의 (희소)혈액형 정보 알림 스티커는 ‘베이비 온 보드(Baby On Board)’ 표시의 올바른 사례로 손꼽힌다. 이 스티커에는 응급 상황으로부터 아이를 신속하게 구조하기 위한 부모의 마음도 깃들어 있다.

산모를 위한 ‘임신부가 타고 있어요’ 메시지도 차량용 스티커를 통해 활용할 수 있다. 임신부가 직접 운전을 하거나 차량에 탑승할 때, 뱃속 아이가 놀라거나 산모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운전 시 양해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 ‘스마일 실버 드라이버’로 거듭나는 고령운전자

도로교통공단이 고령자 교통사고 예방 및 줄이기에 발 벗고 나섰다.

현재 고령자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 65세 이상 고령운전자 중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는 사례도 늘었다. 공단은 이와 같은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운전자 차량에 부착하는 실버 마크, 일명 ‘스마일 실버’를 개발했다.

스마일 실버는 차량 앞쪽에 부착하는 ‘스마일 실버 마크’와 차량 뒤쪽에 부착하는 ‘스마일 실버 캐릭터’ 총 2종류로 구성된다.

이와 관련해 공단은 지난해 6월1일부터 인지기능검사를 받은 70세 이상 고령운전자에게 스마일 실버를 우선 배포한 바 있다. 공식 배포 시작은 올해부터다.

스마일 실버는 75세 이상 고령운전자의 인지기능검사가 올해 의무화됨에 따라 함께 시행을 시작했다. 특히 고령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전 국민적 관심과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기획됐다.

좌) 차량 앞 유리에 붙이는 실버마크 이미지, 우) 차량 뒷 유리에 붙이는 실버마크 이미지. (자료제공=도로교통공단)
좌) 차량 앞 유리에 붙이는 실버마크 이미지, 우) 차량 뒷 유리에 붙이는 실버마크 이미지. (자료제공=도로교통공단)

◇ 한국판 ‘옐로 닷’…‘생명사랑 스티커’도 실시

강원도는 지난 24일 응급 상황 발생 시 특수 조치가 필요한 취약계층 및 노인 운전자를 대상으로 ‘생명사랑 스티커 보급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생명사랑 스티커 보급 사업은 응급 상황에 대비해 차량 운전자 및 동승자의 의료기록을 보관하도록 하는 캠페인이다.

차량 뒷 유리에 생명사랑 스티커를 부착한 후 의료 정보가 담긴 카드를 차량 내부 보조석 사물함에 넣어 놓으면, 교통사고 발생 시 스티커를 발견한 의료진이 사물함에 보관 된 의료기록을 확인하게 된다는 시스템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이미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옐로 닷 프로그램(Yellow Dot Program)’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다.

향후 강원도는 상반기 중 생명사랑 스티커 및 의료카드 1만세트를 제작해 노인 등 취약계층 운전자에게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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