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교수의 건강칼럼] Healing touch, 치유의 손길
[김용석 교수의 건강칼럼] Healing touch, 치유의 손길
  • 송지나 기자
  • 승인 2019.05.1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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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김용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사람이 살다보면 본의 아니게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는 경우를 한번쯤은 경험하게 됩니다. 때로는 업무로 인해, 자녀나 부모님으로 인해, 또는 질병 때문에 이런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피치 못할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지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급체했을 때입니다. 체증이란 도로의 교통상황 설명을 할 때도 ‘교통체증’이라는 말을 하듯이 뭔가가 소통이 되지 않고 꽉 막혔을 때 쓰는 말입니다. 실제로 음식물이 걸려 있을 리는 없지만 음식을 먹고 체하게 되면 소화가 잘 되지 않아서 꽉 막힌 느낌이 들게 됩니다. 명치끝이 결리고 답답해지면서 괴롭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얼굴이 창백해지고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기운도 쭉 빠져 맥을 못 추게 되고 손발이 싸늘해지게 됩니다. 심하면 정신을 잃고 쓰러지기도 합니다. 이럴 때 체기를 풀어주기 위해 흔히 손발을 따게 됩니다.

손발을 따는 혈을 십선혈(十宣穴)이라고 합니다. 증상이 간단할 경우에는 가운데 손가락 끝이나 엄지손가락 끝에서 조금만 피를 빼도 되지만 심할 경우에는 열 손가락 끝에서 피를 빼내야 합니다. 심하게 급체했을수록 피가 잘 나오지 않고 피의 색깔도 짙은 색을 띠게 됩니다.

손가락 끝을 딸 때에는 손가락 쪽으로 주물러서 피가 아래로 쏠리게 한 다음에 손톱 밑에서 약 2mm아래 또는 손톱 바깥쪽 모서리 아래를 바늘이나 침으로 과감하게 찔러서 피를 내야합니다. 그러면 ‘꺼억’하는 트림소리와 함께 막혔던 체기가 곧바로 풀리게 됩니다. 다만 주의할 것은 감염이 되지 않도록 바늘을 꼭 소독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또 급체할 경우에 사관(四關)을 트게 됩니다. 사관이란 엄지와 둘째손가락 사이에 있는 합곡(合谷)과 엄지발가락과 둘째 발가락 사이에 있는 태충(太衝)을 말하는 것으로 좌우 2개씩 모두 4개의 혈이 기와 혈을 터주는 사대관문의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관은 급체는 물론 두통이나 일시적인 쇼크 혹은 경기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과식으로 체했을 경우에는 명치 부위에서 배꼽 쪽으로 쓰다듬어 내리게 되면 체기가 풀리게 됩니다. 어렸을 때 배가 아프면 할머니가 “할머니 손은 약손” 하시며 배를 쓰다듬어 주셨죠. 이렇게 배꼽을 중심으로 배 전체를 손바닥으로 큰 원을 그리듯 시계 방향으로 계속해서 문지르게 되면 대장의 연동 운동이 촉진되어 배변 작용과 가스 배출이 용이하게 되므로 아프던 배가 감쪽같이 낫게 되는 것입니다.

둘째는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을 때입니다. 제아무리 첨단과학과 의술이 발달해도 사람을 스트레스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인류문명이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편할 것 같지만 오히려 일과 스트레스로 인해 더 힘들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직장인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또 야근까지 하면서 업무와 인간관계에서 중압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주부들은 집안에서 가사활동에 전념하다 보니 쉽게 지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됩니다.

갑자기 스트레스를 받아서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고 마음이 불안할 때에는 손바닥에 있는 소부(少府)를 좀 세게 눌러주게 되면 답답했던 가슴이 시원해지게 됩니다. 소부는 주먹을 가볍게 쥐었을 때 손바닥에서 약지와 무명지가 닿는 곳의 중간 부분에 위치해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오래 받고 가슴이 답답할 때에나 입시 혹은 면접시험 전에 소부를 지압하시게 되면 마음이 편안해 질 것입니다.

또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머리도 아프게 됩니다. 갑자기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러울 때에는 백회(百會), 풍지(風池), 태양(太陽)혈 등을 지압하게 되면 머리가 가벼워지실 것입니다.

백회는 머리 꼭대기에서 거의 중앙에 위치해 있습니다. 양쪽 귀를 앞으로 구부렸을 때 제일 끝부분에서 머리 꼭대기로 향하여 올라간 선과 좌우 미간의 중앙에서 똑바로 올라간 선이 교차되는 점을 엄지손가락으로 지압하면 머리가 멍한 느낌이 사라지게 됩니다.

풍지는 목 뒤쪽에 머리카락이 나는 부분에 승모근이라는 2개의 굵은 근육의 양 바깥쪽에서 약간 떨어져서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에 위치합니다. 엄지손가락으로 지압하면 뒷목이 결리고 나른한 증상이 해소되게 됩니다.

태양은 태양같이 눈을 맑게 해 준다는 뜻으로 관자놀이에서 눈꼬리 방향으로 손가락을 눕혀서 미끄러지듯이 댈 때 약간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부위를 손가락 끝으로 원을 그리듯이 누르면 눈이 맑아지고 기분도 상쾌해집니다. 머리가 아프다고 진통제만 찾지 말고 가볍게 손가락으로 지압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몸을 두드려서 긴장을 풀어 주는 ‘healing touch’의 한 방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 방법은 스트레스로 인해 긴장된 신체를 부드럽게 해 주고 기혈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줌으로써 심신이 안정되어 육체적 피로감이나 불편감이 해소되게 됩니다. 아침마다 시간을 정해놓고 규칙적으로 healing touch의 효과를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발을 어깨 넓이만큼 벌린 다음, 오른쪽 손바닥으로 왼쪽 가슴으로부터 팔 안쪽을 따라 내려가면서 손바닥까지 가볍게 두드리고 이어서 손등에서 위로 팔 바깥쪽을 따라 올라가면서 가슴까지 가볍게 두드립니다.

이어 손을 바꿔서 왼쪽 손바닥으로 오른쪽 가슴으로부터 팔 안쪽을 따라 내려가면서 손바닥까지 가볍게 두드리고 이어서 손등에서 위로 팔 바깥쪽을 따라 올라가면서 가슴까지 가볍게 두드립니다.

다음에는 왼쪽 손바닥으로 왼쪽 가슴을, 오른쪽 손바닥으로 오른쪽 가슴을 두드리면서 밑으로 배까지 내려갔다가 엉덩이, 다리의 바깥쪽, 발등까지 가볍게 두드린 후 발등에서 위로 다리의 안쪽을 따라 복부 가슴까지 두드리면 됩니다. 어떠세요? 시원하시죠.

 

<김용석 교수 프로필>
現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침구학교실 교수
現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침구과 과장
現 세계침구학회연합회 부회장
前 MBC 라디오 동의보감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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