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정치권, “법·제도적 사각지대 없는 한부모가족 지원” 약속
정부·정치권, “법·제도적 사각지대 없는 한부모가족 지원” 약속
  • 김은교 기자
  • 승인 2019.05.1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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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인상·포용적이고 평등한 가족문화 조성 추진
‘한부모가족의 날’ 법정기념일 지정…법·제도 및 인식 개선성과 평가

[베이비타임즈=김은교 기자] 한부모가족에 대한 정책적 지원 확대와 사회적 차별·편견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정치권이 “법·제도적 사각지대 없이 한부모가족을 지원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동 존중과 포용적 가족문화 조성을 위해 한부모가족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보호받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10일 ‘한부모가족의 날’ 제정 1주년을 기념하고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가정의 달 기념식’을 갖고 가족 관련 단체 및 가족정책 유공자들을 포상했다.

앞서 8일 ‘왜 싱글맘의 날인가?’를 주제로 국회에서 열린 제9회 싱글맘의 날 국제컨퍼런스에서는 혼자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미혼모나 한부모 가족에 대한 정책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한부모 가족’은 약 153만 가구, 전체의 7.5%에 이른다. 구성원이 조금 다를 뿐 법적, 제도적 사각지대 없이 사회 구성원으로 보호 받아야 할 엄연한 ‘가족’인 것이다.

국회에서 열린 한부모가족의 날 제정 기념 국제컨퍼런스에서 제시된 한부모가족에 대한 현황과 지원대책 개선 방안 등을 짚어본다.

8일 제9회 싱글맘의 날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8일 제9회 싱글맘의 날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 정부·정치권,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인상 약속

정부는 올해 한부모에 대한 아동 양육비를 대폭 인상했다. 우선 만 14세 미만의 자녀를 둔 한부모 가정에 월 13만원을 지원하던 아동양육비를 올해부터 만 18세 미만, 월 20만원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한부모 가족의 양육 현실을 감안할 때 여전히 미흡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날 컨퍼런스에서 “여성가족부는 한부모가족이 겪는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아동양육비 지원금액과 대상을 대폭 확대해 지원하고 있다”면서 “가족의 형태와 상관없이 모든 가족이 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 장관은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포용하고 이들이 법·제도적 사각지대 없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보호받도록 정부가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가족이 사회적인 차별 없이 더욱 평등하고 살기 좋은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아이 낳고 키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한부모 자립을 위한 아동양육비 현실화가 중요하다”면서 “올해부터 지원대상에 자녀연령을 14세에서 18세로 상향했고 지원금액 또한 13만원에서 20만원으로, 청소년 한부모의 경우 18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했으나 더 확대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남 의원은 이어 “아동 존중과 포용적 가족문화를 조성해 모든 아동이 차별없이 보호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포용적이고 평등한 가족문화를 조성하는 데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정부가 심각한 저출산 상황에서 다양한 출산 장려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혼자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미혼모나 한부모 가족에 대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라면서 “이제 우리도 더 이상 합계출산율을 올리는 데 급급하기보다는 미혼모 임신 출산 지원 강화, ‘히트 앤드런 방지법’ 도입 등 보다 현실적인 법적,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간사)은 “국민 10명 중 9명은 혼인 외 가족에 대해 우리 사회가 편견이나 선입견을 갖고 있다는 조가 결과가 나올 정도로 애국자로 떠받들어야 할 한부모 가족의 싱글맘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면서 “단지 결혼을 안 하고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만으로 차별하고 낙인찍는 시선이 싱글맘을 더욱 사회의 바깥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이어 “양육비 채무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 미성년 자녀의 복리가 위태롭다고 인정되는 경우 양육비 채무자의 출국금지와 운전면허의 정지를 요청함으로써 양육비 채무불이행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제재를 할 수 있도록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은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경제적인 어려움과 사회적 차별로 싱글맘들이 자녀양육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싱글맘 가정에 대한 지원은 지난해 매달 최대 18만원이었으나,입양 보호시설에서는 아이 한명 당 128만원 상당을 지원해 싱글맘에게 양육보다 입양을 강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2016년 국내외로 입양된 아이 10명 중 9명이 싱글맘 가정의 아동이었다.

윤 의원은 “정부와 우리 사회 모두가 ‘싱글맘이 자녀 키우기 좋은 환경,’ ‘모두가 아이 키우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현 뿌리의집 대표.
김도현 뿌리의집 대표.

◇ 한부모가족을 위한 법·제도 및 인식 개선 성과

싱글맘, 한부모가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완화하기 위한 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한국사회 안에서 인식개선과 제도적 차원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도현 사단법인 뿌리의집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왜 싱글맘의 날인가?’ 주제의 국제컨퍼런스에서 ‘싱글맘의 날의 역사와 의의’ 기조발제에서 ‘싱글맘의 날’이 시작된 구체적인 흐름들을 짚었다.

먼저 미혼모의 집 애란원에서는 2000년부터 ‘아기장래결정집단’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2005년 무렵부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양육을 결심한 미혼모들이 자조집단을 만들어 활동하다가 ‘한국미혼모가족협회(KUMFA)’의 주요 구성원이 되고 ‘싱글맘의 날’ 운동의 주역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법과 제도,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전환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친 결과 2011년 6월 입양특례법이 전부개정 국회를 통과했다. 입양을 가정법원의 판결로 가름하도록 하고, 입양숙려제를 도입하도록 함으로써 아동과 여성의 권익이 이 법의 개정을 통해 보호되도록 했다고 김 대표는 밝혔다.

양육비이행관리원의 법제화를 이뤄낸 것도 성과다. 2014년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설립돼 비양육부모의 양육비에 대한 책임을 정부가 묻기 시작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수준이 꾸준히 제고되고 있는 일에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가가 시행하는 인구 주택 조사의 조사 항목에 미혼인 사람들에게도 자녀 유무를 묻는 질문을 들어가도록 한 일도 소기의 성과다. 국가의 공적 통계 안에 미혼모(부)와 그 가족에 대한 역학 조사가 이루어지게 하고, 미혼모(부)에 대한 정책 수립의 기초를 마련하도록 하는 일에 추동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기념하게 될 ‘한부모가족의 날’의 제정을 이끌어 낸 것은 대단한 성과로 평가된다.민간의 영역에서 ‘싱글맘의 날’ 운동을 벌여온 일이 공공적 영역에서 제도화된 일이라고 할 수 있어서다.

김 대표는 “미혼모(부)의 양육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의 지표로서 국가지원금 상향을 이끌어 낸 것도 의미있는 성과”라면서 “싱글맘의 날 운동을 시작했을 무렵 양육미혼모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5만원이었으나 매해 조금씩 오르다가 올해 18만원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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