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 여성, 이공계 분야를 공략하라
경력단절 여성, 이공계 분야를 공략하라
  • 백지선
  • 승인 2014.04.2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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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여성들이 임신ㆍ출산ㆍ육아 등의 이유로 일터를 떠난다. 시간이 지나 재취업을 하려고 하면 경력단절을 이유로 구직을 하기 쉽지 않다.

경제적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잠시 접어두었던 꿈을 위해 많은 엄마들이 취업을 원한다. 하지만 일할 수 있는 분야가 지극히 한정적이다. 30ㆍ40대 엄마들이 쉽게 접하는 취업영역은 요식업, 경리, 대형마트 파트타임 등이 대부분이다. 이마저도 계약직인 경우가 빈번하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지만 일할 수 있는 분야가 너무 좁다보니 답답하기만 하다. 경력쌓는 데 도움이 되는 전문적인 일을 할 수는 없을까?

◇엄마, 엔지니어가 되다

포스코는 지난해 8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교대 근무가 가능한 현장직 주부사원을 모집했다.

포스코는 직업훈련생 14명을 선발해 3개월간 실무에 꼭 필요한 직업훈련 교육을 시켰다. 직업훈련생의 평균 나이는 35세로, 이들은 고교 혹은 전문대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 결혼이나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었다.

포항제철소는 주부 직업훈련생의 연령과 경력 등을 고려해 교육기간을 늘리고 고숙련 직원이 밀착해 지도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개선했다. 이 가운데 포항제철소 근무를 희망하는 8명은 4주간 철강생산공정/IT/기계ㆍ전기ㆍ계측제어 등 남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오던 분야에서 직업훈련을 받았다.

포스코는 회사에서 요구하는 섬세한 업무처리능력에 주부 직업훈련생을 배치해 생산성을 높이면서 여성들에게 사회 재진출의 기회도 함께 제공했다.

포스코 포항지역에는 서비스직종 뿐만 아니라 엔지니어, 연구원, 현장직 사원 등 약 300명 정도의 여성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공계대학ㆍ민간기업에는 여성과기인 부족

CJ그룹이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을 위한 ‘리턴십 프로그램’ 지원자 1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이 중 72.8%가 “다시 직장을 그만두는 시점으로 돌아간다면 절대 그만두지 않겠다”고 답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발표한 ‘2013 여성과학기술인력 활용 실태’에 따르면 여성과기인은 총 2323명으로 전체 과기인의 19.0%를 차지한다. 이 조사는 공공연구기관 194곳, 이공계 대학 282곳, 민간기업 연구기관 3489곳 등 총 3965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해 실제 2909개 기관이 참여했다.

2013년 과기분야 신규채용에서 여성 비율은 24.6%로 전년 대비 2.1%가 올랐다.

그러나 정부의 여성과기인 채용목표인 ‘신규채용 30% 이상’에 아직 다다르지 못했다. 공공연구기관의 경우 여성 신규채용 비율이 36.4%였지만, 이공계 대학(22.6%)과 민간기업 연구기관(19.7%)은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

 


◇능력만 있다면 기혼여성도 상관 없다!

이공계는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다.

독일엔지니어협회의 2013년 조사에 따르면 독일은 3만 6000명의 엔지니어가 부족하다. 그리고 독일 내에서 떠오르는 대책이 바로 여성 엔지니어 확보다. 독일은 지난 몇 년 동안 1000건 넘는 행사 및 캠페인을 통해 여성들에게 과학기술 관련 직업에 종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에서도 여성이공계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폴리텍대학과 9개 과정을 연계했다. 여기에는 CAD, 웹콘텐츠디자인, 데이터베이스 관리, 제품설계 및 모델링 등 이공계 직업훈련 과정이 있다.

기자가 취재한 모 인테리어업체 대표의 경우, 함께 일하던 여직원이 출산.육아 등의 이유로 휴직을 하자, 그의 전문성과 능력을 인정하며 복직을 적극 권장했다. 이처럼 이공계의 휴직의 경우, 분야가 워낙 특수하고 인력을 구하기 쉽지 않아 휴직을 하게 되더라도 복직을 환영하는 기업이 많다.

 


Design Namu 신황철 대표는 “미혼여성, 경력단절여성이라는 것은 고용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만약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이라고 해도 일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상관없다. 고용의 기준은 오로지 ‘능력’이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경력단절여성이 직업훈련을 통해 처음 CAD를 배웠다면, 능숙해지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지 묻자  “CAD에 제대로 익숙해지려면 2~3년의 시간이 걸린다. 현장에서 그 능력이 발휘되기까지 못해도 2~3년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높은 학위를 필요로 하거나 지나치게 전문성을 요구하는 이공계 분야 취업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직업훈련 과정이 운영되는 분야라면 누구라도 쉽게 도전해볼 수 있다. 전문분야에서 경력을 계속 쌓아나가면서 자기계발을 해나간다면 이직을 할 때도 매우 유리하다고 헤드헌팅 전문가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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