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조기교육, 기대만큼 효과없다!
유아 조기교육, 기대만큼 효과없다!
  • 백지선
  • 승인 2014.04.2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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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를 상대로 한 학습지는 영어, 국어, 수학, 한문, 미술, 중국어, 일본어 등 과목이 매우 다양하다. 학습지 가운데 일부는 ‘0~만 3세’를 대상으로 한 것도 있다.

아이에게 조기교육을 하는 이유는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게 하기 위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라는 답변이 주를 이룬다.

입시가 끝날 무렵이면 TV에서 수능만점자나 외국 유명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나와 언제부터 어떻게 공부했는지 인터뷰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부모들은 하나 같이 ‘어렸을 때부터 아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게 했다’고 말한다.

유아 조기교육, 꼭 필요할까? 유아 조기교육을 한다면 내 아이가 똑똑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을까? 어차피 교육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어느 정도가 가장 적당할까? 유아영어교육을 중심으로 알아봤다.

 


◇조기교육ㆍ선행학습, 효과 기대는 금물

학기 초가 되면 서점 교과서 코너에서 교과서를 구매하는 학부모를 쉽게 볼 수 있다. 갓 입학하는 아이를 둔 부모는 물론 미취학아동 부모도 저학년 교과서를 구매한다. 아이에게 ‘선행학습’을 시키기 위해서다.

미취학아동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한글을 떼는 것이 오랜 관례다. 부모로부터, 유치원 교사 혹은 학습지 교사로부터 한글과 숫자, 심지어 어떤 아이들은 영어전문유치원(이하 영어유치원)에서 반나절 이상을 영어로 수업 받는다. 그렇다면 이런 유아 조기교육은 공부 시간에 비례해 그만큼 효과를 가져다줄까?

이화여자대학교 이경숙 교수 연구팀은 2012년 10월 만 5세 때 읽기 관련 사교육을 받은 아이들 181명이 초등학교 3학년이 될 때까지 추적해 연구 결과를 냈다. 사교육 받은 아이의 읽기 이해능력과 어휘력이 사교육을 받지 않은 아이에 비해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읽기(문해) 관련 조기교육을 받지 않은 아이가 고차원 텍스트에 대한 이해력이 높다는 결과는 조기교육이 많은 부모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영어유치원, 금액만큼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지난 3월 26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영유아기의 사교육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영어유치원은 반일제(하루 6시간 17분)를 실시하며 원비는 평균 81만 6000원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기자가 영어유치원에 5세 아이를 등록시키고 싶다고 문의하자, 강남의 영어유치원은 한 달 원비가 120만원(식대포함 / 교재비 별도), 용산의 영어유치원은 137만원(식대, 재료비, 셔틀버스비 별도)라고 알려주었다.

한 반 정원은 각각 10명, 8명 이하, 돌보는 시간은 약 5~6시간이었다. 반마다 원어민 교사와 한국인 교사가 함께 아이들을 지도했다. 

그렇다면 영어유치원에 고액의 원비를 내는 만큼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영어유치원에 근무한 적 있고 현재 아이를 둔 D맘은 “영어유치원에 근무했다. 가장 좋은 건 아이들이 외국인을 만나거나 영어를 접할 때 거부감이 덜 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어는 안 쓰다보면 잊어버린다. 영어유치원을 계속 보내려면 엄마가 숙제나 배운 것을 지속적으로 봐줘야 한다”고 말했다.

N맘은 “5세 때부터 영어유치원을 보냈다. 현재 아이는 6세다. 발음이 좋고 수업을 잘 따라간다. 아이가 영어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지 않아 영어유치원에 보낸 보람을 느낀다. 부모가 목적을 두고 유치원에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꼭 해주고 싶은지를 잘 생각한 후 현명하게 판단해라”고 답했다.

 


◇공부를 놀이처럼 즐기게 하자

English Egg 광주 서구 한은정 지사장은 “유아기 아이들에게는 영어를 학습개념으로 알려주기 보다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영어를 노출시키는 게 중요하다. 영어는 전세계 공용어이며 한국어 외에 영어라는 다른 나라 말이 있다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인지를 시켜주는 것이다”라고 유아영어교육 효과에 힘을 실었다.

이 외에도 한솔교육에서는 “아이의 나이에 따라 획일된 방식으로 학습을 하기보다는 나이와 상관없이 아이의 발달에 맞춰 학습을 한다. 아이에 따라 발달이 빠를 수도, 느릴 수도 있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선생님이 현장에서 모의학습을 통해 판단한다”고 말했다.

조기교육은 오래 전부터 논란이 되어 왔다. 많은 사람들이 조기교육의 효과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지만 이미 우리 주변의 많은 아이들이 조기 혹은 선행교육을 받고 있다.

아이, 특히 유아에게는 감당할 수 있는 조기교육을 해야 한다고 유아교육 전문가들은 말한다. 덧붙여 부모가 ‘옆집 아이가 하니까’, ‘윗집 아이가 진도를 많이 나갔으니’ 등의 조바심을 내기 보다는 내 아이가 학습을 놀이처럼 즐기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정도를 판단하기를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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