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수학여행 못 보내요", 엄마들이 뿔났다
"우리 아이 수학여행 못 보내요", 엄마들이 뿔났다
  • 안무늬
  • 승인 2014.04.1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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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던 안산 단원고 학생 등 많은 인명피해를 냈다.

 



계속되는 안전 사고에 불안한 학부모들,
시ㆍ도 교육청에 수학여행 전면 폐지 촉구

잇단 학생들의 단체 야외 활동 중 사고로 학부모들이 분노했다. 

지난 16일 발생한 진도 앞바다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오전 10시 현재 25명의 사망자가 발견된 가운데, 포털 사이트에서는 수학여행 폐지 서명 운동이 활발하다. 

◇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 아이에게 위험 

지난해 해병대 캠프 사건, 올해 경주 리조트 붕괴, 세월호 침몰 사건 등 학생들이 사고를 당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1년에 1회 이상의 수학여행·체험학습을 진행하는 한국의 학교들은 학생들에게 실제로 보고 느끼는 현장학습 및 단체생활의 학습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수학여행을 강행한다. 

하지만 공주사대부고 학생들의 목숨을 앗아간 사설 해병대 캠프의 교관 32명 가운데 수상레저조종면허증과 인명구조자격증을 보유한 이는 14명에 불과했다. 

▲ 사진=KBS 화면 캡쳐

 


경주 마우나 리조트는 사고 발생 6일 전 보수 공사 업체에 공사 견적 문의를 했고, 세월호는 3주 전에도 충돌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 더 시설과 업체를 확인하고, 위험을 감지한 뒤 일정을 변경했다면 희생자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설마' 하면서도 행사 일정을 강행하는 학교 측에도 책임이 있다. 


◇ 수학여행 반대 서명운동과 홈페이지 청원 잇따라 

서울교육청 홈페이지에는 16~18일 사흘 동안 수학여행을 폐지해야 한다는 300여 개의 글이 올라왔다. 타 지역 교육청 홈페이지 역시 마찬가지다.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명을 쓰며 수학여행 못 가게 해달라고 글을 올리는 학부모들도 많았다.  안전우려 시 수학여행 취소하라는 교육 당국의 발표에 수학여행 자체가 안전우려라는 의견도 있었다. 

▲ 사진=서울 교육청 자유게시판 캡쳐

 


◇ 수학여행 논란 이번뿐 아니다

일제시대 잔재, 경제적 부담, 위화감 조성 등 수학여행은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다. 

최우선적인 학생들의 안전이 보장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1박 이상의 일정이 많아 학부모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준다. 

수학여행을 가는 학생들과 가지 못하는 학생들 간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또한 몇몇 학교는 수학여행을 국내 일정과 해외 일정으로 나눠 계획해 학생들이 여행지를 선택할 수 있게 했지만, 역시 학생들 간 위화감 조성으로 논란이 있었다. 

대체로 해외 수학여행 경비는 41만9천~125만 원 선, 제주도는 13만7천~ 60만 원까지였다. 

학생들은 열등감을 느끼면서도 가정 형편을 고려해 제주도에 가려하고, 학부모들은 여행 경비가 부담스러워도 아이를 해외 수학여행을 보내주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미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 업체와 학교의 잘못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어 

몇몇 학부모와 학생들은 학창 시절 추억이 되고,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는 단체 활동을 없애면 안 된다고 하고 있다. 

수도권의 테마파크와 공연을 쉽게 즐길 수 없는 지역의 학생들에게는 길 잃을 위험, 숙박 걱정 없이 친구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학부모도 있다. 

많은 학교에서 수학여행을 가지만 그 중 피해 사례는 일부라는 의견 역시 많다. 

수학여행 폐지를 반대하는 이들은 '안전성 강화, 사고 예방에 힘을 써야 한다. 수학여행 폐지는 답이 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 수학여행 취소·보류 지시 

안산 단원고의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경기도는 수학여행 대신 체험학습을 권장했고, 경남 교육청은 단체 야외 활동을 무기한 연기를 지시했다. 

교육부는 수학여행 전면 보류 검토를 검토하고 있으며, 많은 시·도 교육청이 수학여행을 취소하거나 보류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말을 아끼고 있는 학교와 교육청에 전화하고 홈페이지에 글을 게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학여행 전면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 수학여행에서 우리 아이 지키려면 

△ 학교는 업체·시설 철저히 점검 

학생들의 목숨이 달린 만큼 리베이트(지불대금이나 이자의 일부 상당액을 지불인에게 되돌려주는 일 또는 그 돈) 없이 공정하게 업체를 선정하고, 시설을 점검해야 한다.

시설 안전성, 직원들의 관련 자격증 소지 여부 역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 문제 발견시 즉시 취소 

업체·시설에 문제가 있거나 갑작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면 일정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 
학부모들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일정을 취소하는 것이 좋다. 
문제를 발견하고도 취소 위약금 때문에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보다는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것이 좋다. 

△ 인솔 교사·학생들 안전 교육 철저히 

비상 상황 발생시 학생들이 빨리 대피할 수 있도록 인솔 교사와 학생들에게 비상 대피로와 대피 방법, 신속한 신고 등 안전 교육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먼저 비상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의 부주의로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을 해야 한다. 

▲ 사진=한국감성교육컨설팅

 


△ 업체는 건물과 구조 장비 주기적 점검 

학생 수용 시설의 담당자는 건물에 안전 문제가 없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또한 사고 발생시 학생들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구명조끼, 구명정 등의 구조 장비들을 이용할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업체는 수용 시설의 사고 위험 요소 발견시 학생들을 수용하지 말아야 하며, 구조 장비들을 늘 최상의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 1박 이하의 체험 학습으로 

2박 3일 일정 등 먼 거리를 이동하기보다는 1박 이하의 짧은 체험 학습을 진행하는 것도 좋다. 

최근 농촌 활동, 생태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이 많은 곳에서 가능해져 학생들은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2박 이상의 수학여행이 걱정되지만 체험 학습을 보내고 싶다면 가까운 곳에서 학생들이 이색 체험을 하게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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