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독립의 숨결 깃든 ‘효창공원’ 100년 공원으로 재조성
민족독립의 숨결 깃든 ‘효창공원’ 100년 공원으로 재조성
  • 김은교 기자
  • 승인 2019.04.1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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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7인 묘역은 ‘일상 속 성소’, 효창원은 ‘공간 회복’
‘효창독립 100년 공원 구상’ 공론화 통해 최종안 도출할 것

[베이비타임즈=김은교 기자] 백범 김구 선생과 윤봉길·이봉창 의사 등 7인의 독립운동가들이 잠들어 있는 용산구 효창공원이 ‘독립운동 기념공원’으로 재탄생된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서울시는 ‘효창독립 100년 공원 구상안’을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 효창공원, 독립운동 역사 깃든 역사의 산실

효창공원은 원래 조선 정조의 장자 문효세자의 묘역인 ‘효창원’이 있던 자리다. 일제는 이곳에 골프장과 유원지를 짓고, 해방 직전에는 묘역을 서삼릉으로 이전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공간의 규모는 1/3로 축소됐고 섬처럼 폐쇄적인 공원이 됐다.

백범 김구 선생은 해방 후 이곳에 독립운동가 묘역을 조성했다. 1949년에는 김구 선생 자신도 효창공원에 안장됐다. 현재 효창공원에는 김구 선생을 비롯해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삼의사’의 묘역이 있다. 임시정부 당시 주석·비서장·군무부장을 지낸 이동녕·차리석·조성환 선생도 함께 잠들어 있다. 효창공원에는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국내로 봉환되면 안장하기 위한 가묘도 있다.

그러나 효창운동장·반공투사기념탑·대한노인회관 등의 시설이 들어서면서부터 효창공원의 역사적 가치가 점점 퇴색되기 시작한 것이 사실이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일제가 훼손한 효창원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독립운동의 정신을 기억할 수 있는 일상 속 기념공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갈등과 대립으로 번번이 무산됐던 ‘효창공원 바로세우기’를 위해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 합의안을 도출해 냈다. 독립유공자 유족·축구 관계자·전문가·지역주민·일반시민과 20여차례 만나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효창공원 안 조성 계획 중인 '수상 메모리얼' 구상도
효창공원 '수상 메모리얼' 구상도. (사진제공=서울시)

◇ 각계 의견 도출해 시민과 함께하는 기념공원으로

먼저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을 ‘일상 속 성소’로 전환한다. 평소에는 시민과 아이들을 위한 휴식처로, 기념일에는 엄숙한 추모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일제가 이전하고 훼손시킨 옛 효창원의 공간적 범위도 회복한다. 공원과 지역사회를 가로막던 담장을 없애고 주변의 역사·문화 거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공원의 경계를 넘어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공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효창공원 북쪽에는 암울한 시기, 민족의 마라톤 영웅이었던 손기정 선수와 그의 조력자 남승룡 선수를 기념하는 ‘손기정 체육공원’이 2020년 6월 준공될 예정이다.

남쪽으로는 내년 4월 이봉창 의사 생가 터에 ‘이봉창의사 기념관’을 개관할 계획이다.

그동안 전면철거 및 축소 등의 의견이 분분했던 효창운동장은 공원과 하나되는 축구장으로 거듭난다. 60여년간 자리를 지켜온 국내 최초 국제축구경기장이라는 가치를 고려해 보존키로 한 것이다.

다만 독립온동가 묘역을 가로막고 있는 스탠드, 조명탑 등의 일부 시설을 없애고 운동장과 공원 사이 길을 녹지화해 연결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효창공원 구상(안)은 확정된 계획이 아닌 향후 구체적인 논의를 위한 밑그림이다. 최종 계획안은 ‘효창독립 100년 포럼(가칭)’을 위한 토론회·심포지엄·주민참여프로그램 등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마련된다.

손기정 체육공원 시설계획도. (사진제공=서울시)
손기정 체육공원 시설계획도. (사진제공=서울시)

효창공원 재정비 사업은 서울시·국가보훈처·문화재청·용산구 4개 기관이 공동 추진한다. 효창운동장을 포함한 공원 전체 재조성은 서울시가 주관하며 묘역일대 정비 및 관리는 국가보훈처가, 문화재 관련 사항은 문화재가 전담한다. 2021년 착공 후 2024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민·전문가 대상 설문조사 결과, 효창공원과 효창운동장 모두 역사적 보존가치가 있어 기억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의 88%는 “효창공원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보훈 분야 전문가들은 “묘역을 가리는 시설을 철거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독립운동가 기념 장소로 조성해야한다”고 밝혔다. 축구 관련 전문가들은 “국제규격 축구장 유지 및 트랙제거 및 스탠드 일부 철거는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덧붙여 주민들은 “항시 이용 가능한 공간이 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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