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용만 당한 이국종 교수...동물응급센터 개소식에 ‘WHY ME?’
또 이용만 당한 이국종 교수...동물응급센터 개소식에 ‘WHY ME?’
  • 주연 기자
  • 승인 2019.04.0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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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헬기 문제 해결도 안됐는데 서울대 수의대학 특강에 ‘시간 낭비’ 논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동물병원 캡쳐.

[베이비타임즈=주연 기자] 자신의 본업에만 충실할 수 있게 해달라며 호소했던 ‘국민외과의사’ 이국종 교수가 어이없는 행사에 동원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아주대학교병원에 배치되기로 했던 ‘닥터헬기’ 시범운영이 연기되는 등 당면한 현안이 있는 가운데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동물병원이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을 특강 강사로 초청해 그의 시간만 낭비한 것.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동물병원은 지난달 28일 열린 ‘동물병원 응급의료센터 개소 및 서울특별시 유기동물 응급구조·치료기관 지정 기념 세미나’에 이국종 센터장을 초청해 강의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이 센터장은 심각한 외상을 입은 환자들을 영상과 사진 등으로 보여주며 중증외상센터의 역할과 중요성,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강조하며 “동물도 병원에 도착하기 이전 단계부터 생존에 필요한 구조 및 현장소통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는 내용의 강의를 펼쳤다.

이날도 바쁜 시간을 쪼개온 듯 예정된 시간을 조금 넘겨 도착한 이 센터장은 연관성이 적은 분야임을 의식한 듯 강의에 앞서 서울대 동물병원 응급의료센터 개소식에 자신이 어떤 강의를 해야 좋을지 고민했다는 말과 함께 ‘WHY ME?’라고 적힌 슬라이드를 보여줬다.

이 같은 말에 이국종 센터장을 보기 위해 강의장에 빈틈없이 몰린 청중들은 웃음을 터트렸지만 씁쓸함을 감출 수는 없었다.

서울대 동물센터 개소식은 급박한 현장을 항상 접하며 긴장속에 사는 ‘국민외과의사’ 이국종 센터장과의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단순히 유명하다는 이유로 바쁘고 피곤한 외과 의사의 귀한 시간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이유다.

이와 관련 주최측인 서울대 수의과대학 관계자에게 문의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또 세미나와 관련돼 이국종 센터장과 연관지어 “동물 응급구조를 위한 앰뷸런스를 마련했냐”는 베이비타임즈의 문의에도 “없다”라고 답했다.

이는 ‘자연재해 및 재난 상황에서 소외된 동물의 구조, 치료에 있어 최상위 대응기관으로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는 서울대 수의과대학 동물병원의 개소식 취지와는 맞지 않는 답변이다.

결국 이국종 센터장을 초청해서 특강까지 실시하며 조언을 얻고자 했던 의도조차도 무색해지는 상황이었다. 보여주기식의 동물응급센터 개소식에 이 센터장을 홍보목적으로만 소비한 것이다.

지난해 체결된 경기도 중증외상환자 이송체계 구축 업무협약 모습. (사진=이재명 경기도지사 블로그)
지난해 체결된 경기도 중증외상환자 이송체계 구축 업무협약 모습. (사진=이재명 경기도지사 블로그)

이국종 센터장은 이런 홍보활동이 급한 것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국종 센터장은 ‘24시간 닥터헬기’ 도입협약을 맺었으나 아주대학교병원에는 여전히 닥터헬기 시험운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김동경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 주무관은 “이재명 지사와의 협약식과 닥터헬기 도입과의 연관성은 모르겠다”며 “(헬기 운영은) 사업자인 아주대학교병원과 헬기 운용 업체간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계약이 성사될 수도 있고 유찰될 수 있다”며 “몇 천, 몇 억원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일이 빨리 진행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아주대학교병원 관계자는 “(헬기 도입(임대)에 필요한 70억원의) 예산은 집행 받은 걸로 알고 있다”며 “(아주대학교병원) 헬기 입찰 구매팀에서 업체를 선정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불철주야 사명감으로 일하는 이국종 센터장이 또 다시 홍보라는 목적으로 이용만 당한 씁쓸한 사례가 하나 더 추가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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