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육아일지] 종이접기의 꿈
[좌충우돌 육아일지] 종이접기의 꿈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9.02.1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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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정 네오프린텍 이사.
신윤정 네오프린텍 이사.

누구나 한번쯤은 어린 시절 엄마와 함께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하늘에 힘껏 날려본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필자 또한 그런 추억이 있고, 지금은 한 아이의 엄마로서 틈날 때마다 아이와 함께 여러 가지 종이놀이를 하곤 합니다.

형형색색의 작은 종이들만 있으면 저와 아이는 몇 시간이고 앉아서 우리들만의 작품을 만들어 냅니다. 작품에는 아무런 법칙도 규칙도 없지만 결과물은 아주 다양합니다. 이 과정에 몰두하면서 아이는 엄마와의 애착이 더해질 뿐만 아니라 협동심을 배우고 집중력, 인내심을 가지게 됩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아이의 무궁무진한 아이디어와 창의력 그리고 스스로 해내고자 하는 독립심에 감탄하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어떠할까요? 대한민국 땅에 태어난 아기가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엄마, 아빠의 얼굴, 그리고 육아가 바쁘고 힘들어질수록 부모가 점점 의지하게 되는 스마트폰입니다.

스마트폰은 우는 아이를 달랠 때, 밥을 먹지 않는 아이를 교묘히 집중시킬 때,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를 제어해야 할 때 등등 그야말로 육아에 없어서는 안되는 엄마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처럼 아이들은 이렇게 스마트폰으로 화려하고 재밌는 콘텐츠들을 수없이 보며 자라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혼자서 놀 수 있는 월령이 되어도 책이나 스케치북 같은 종이놀이보다는 영상에서 봐온 멋진 장난감들을 갖고 싶어 합니다. 아이들의 요구에 따라 집안에 점점 늘어나는 플라스틱 완구는 사뭇 웃을 수만은 없는 우리들의 현실입니다.

아이와 함께 만든 우리가족 family tree.
아이와 함께 만든 우리가족 family tree.

누구나 알고 있듯이 종이접기 교육은 눈과 손의 협응력을 통한 소근육발달과 두뇌발달에 도움을 주고 아이들의 집중력과 인내심 개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이상적인 놀이 활동입니다. 그렇지만 위에서 언급한 환경적 요인으로 우리 아이들이 종이접기를 접할 기회는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필자와 같이 워킹맘인 엄마들이 몇 시간씩 일부러 시간을 내서 아이와 함께 종이접기를 하며 놀아준다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고, 유튜브와 유아 tv채널 등에서 쏟아져 나오는 화려한 장난감들을 보고 자란 우리 아이들에게 스스로 인내심을 가지고 생각해서 만들어내야 하는 종이놀이를 강요하는 것은 어쩌면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이런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속에서 아이교육에 대해 고민하던 필자는 작년 겨울 반가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제 어린 시절 열광했던, 반세기를 훌쩍 넘는 시간동안 어린소녀부터 성인 여성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아 온 패션인형 ‘바비’를 실제 모양 그대로 아날로그 감성의 종이인형으로 제작한 종이 바비인형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재미와 교육적 효과를, 엄마에게는 어린 시절 추억을 선물할 수 있는 신선하면서도 정겨운 느낌이었습니다. 종이 바비인형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고 마음이 흥분되기 시작했습니다.

또 필자의 흥미를 자극한 제품은 바비와 같이 아날로그 감성의 종이인형과 근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코딩로봇이 융합된 ‘카미봇’이라는 재미있는 로봇입니다.

코딩 교육용 로봇 카미봇과 탱크 페이퍼토이.
코딩 교육용 로봇 카미봇과 탱크 페이퍼토이.

카미봇은 아이들이 종이인형을 직접 만들어 로봇에 스킨형태로 씌우고 각 캐릭터에 역할과 미션을 수행하도록 하여 창의력을 향상시키고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등 종이접기와 코딩교육이 결합된, 아날로그 감성이 더해진 스마트 토이입니다.

아이들에게 종이접기로부터 얻을 수 있는 자극과 영감을 주면서도 스마트 교육을 병행하고 싶은 엄마들의 이상을 실현해 놓은 듯한,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엄마들에게는 반가운 아이템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비단 위에서 언급한 제품들의 기능적인 요소를 부각시키고자 하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저는 매일매일 종이와 함께 일하는 기업인으로서 어린 시절 우리 세대가 종이비행기를 날리면서 꿈과 상상력을 키웠던 것을 막연히 그리워만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 세대의 감성에 젖어 우리 아이들에게 지루한 종이접기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시대에 걸맞은 한 차원 더 높은 스마트한 종이패러다임을 만들어야겠다는 확신이 생기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스마트한 종이놀이를 통해 마음껏 창의력이 개발될 수 있는 그 날까지, 종이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우리 아이들의 삶의 일부분이 될 수 있도록 자리잡아주는 것이 지금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제 마음 속 종이비행기를 하늘 높이 힘껏 날려봅니다.

 

<신윤정 이사 프로필>
- 現) 네오프린텍㈜ 경영지원본부장 / 이사
- 중국 효장대학교 국제교육부 한국부 교사 근무
- 중국 남경대학교 기업전략관리학 석사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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