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재형 아이쿱 대표이사
[인터뷰] 조재형 아이쿱 대표이사
  • 신화준 기자
  • 승인 2019.02.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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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환자맞춤 헬스케어로 이끌어 가겠습니다”
의사가 만드는 스마트한 의료지식창고 IT플랫폼 ‘아이쿱’

[베이비타임즈=신화준 기자] “일반인, 암생존자 등 300명의 건강·의료·유전체 데이터를 헬스케어 빅데이터로 축적해 데이터 통합전송 관리기술 표준화에 활용한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발표한, 올해부터 실시할 ‘4차 산업혁명 기반 헬스케어 발전전략’의 일부다.

이처럼 정부의 발전전략은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우리 기술로 누구나 건강한 사회 구현’을 비전으로 설정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IT플랫폼에 기반한 헬스케어를 전면에 내세운 것.

이러한 가운데 이미 8년전부터 IT플랫폼 기반의 토탈 헬스케어 시스템을 만들어 스마트기기와 연동해서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IT기업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현직 의사이자 IT기업 ‘아이쿱’의 조재형 대표다. 조 대표를 만나 사업 시작의 계기, 회사 소개, 향후 비전과 전망 등에 대해서 자세히 들어봤다.

아이쿱 조재형 대표이사.
아이쿱 조재형 대표이사.

Q. 아이쿱은 어떤 회사인가?

A. 아이쿱은 2011년에 설립된 IT 회사로, 교육, 의료, 연구 분야에서 사용자 간의 소통을 돕고 지식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이다.

의료분야에서는 의사를 위한 디지털 환자 교육 플랫폼 ‘아이쿱클리닉(iKooB Clinic)’, 환자를 위한 모바일 건강수첩 ‘헬스쿱(HealthKooB)’, 의사를 위한 모바일 학술 라이브러리 ‘메디쿱(MediKooB)’, 교육 분야에서는 연수강좌 및 세미나를 위한 이벤트 솔루션 ‘아이쿱 컨퍼런스(iKooB Conference)’, 서울성모병원 내과 전공의 교육시스템 ‘카데(CADE)’, 연구 분야에서는 소통형 전자 연구노트 ‘다빈치노트(DaVinci Note)’를 주요 서비스로 운영하고 있다.

Q. 현직 의사로 의료인인데 창업하게 된 배경은.

A. 지난 1996년, 직접 의학 교과서 임상로드맵을 제작했던 경험을 토대로, 사람들이 소통하며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아이쿱(iKooB)의 회사이름은 인터랙티브(interactive), 인터넷(internet), 일텔리전스(intelligent)를 뜻하는 ‘i’와 Book을 거꾸로한 ‘KooB’의 합성어로, 디지털 세상에서 소통하며 일종의 책과 같은 지식창고를 만든다는 뜻을 담고 있다.

IT회사 대표이자 현직 의사로 재직하며 진료 환경에서 필요한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뒀으며 그 중 의사의 진료 노하우를 공유하고 환자와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 ‘아이쿱클리닉’이다.

조재형 대표가 아이쿱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재형 대표가 아이쿱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Q. 아이쿱 클리닉은 어떤 서비스인가.

A. 아이쿱클리닉은 진료실에서 의사가 환자를 진료할 때 꼭 필요한 질환정보, 복약관리법, 운동 및 식습관 관리법 등에 대한 의료 콘텐츠를 제공하는 태블릿용 앱 서비스이다.

아이쿱클리닉을 통해 의사는 의료 콘텐츠를 불러오고, 그 위에 필기도구를 이용해 글자를 쓰거나 형광펜으로 강조하는 등 표기를 하며 환자에게 교육하고, 교육 음성을 실시간으로 녹음할 수 있다. 완료된 교육자료는 인쇄하거나 SNS로 전송할 수 있다.

현재 모든 콘텐츠는 현직 의사들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졌다. 향후 환자가 모바일 앱이나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으로 측정한 자신의 의료데이터를 의사에게 보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의사는 요약된 데이터 차트를 보며 보다 객관적이고 개인 맞춤화된 진료 처방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예정이다.

의사를 위한 디지털 환자교육 플랫폼 아이쿱클리닉 구현화면.
의사를 위한 디지털 환자교육 플랫폼 아이쿱클리닉 구현화면.

Q. 서비스 사례를 구체적으로 든다면.

A.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가 병원에 방문했을 때 의사는 아이쿱클리닉의 자료를 활용해 환자에게 혈당조절 목표치, 합병증, 식이 요법 등을 교육한다.

진료하면서 환자 개인에 맞추어진 목표, 주의사항 등을 필기해주고 이 콘텐츠를 저장하면, 이 자료는 환자의 메신저(카카오톡 등)로 전달되거나 환자용 앱 헬스쿱으로 자동 연동이 된다.

환자는 자신의 모바일에 ‘헬스쿱’ 앱을 깔아 진료상담자료를 언제든지 확인하며 자가 관리에 힘쓸 수 있으며, 가족 혹은 주변 지인들과 이 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

특히 소아 당뇨병 환자나 자가 관리가 어려운 어르신들의 경우 가족들이 교육내용을 함께 보며 질환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Q. 헬스쿱은 어떤 기능을 하는가.

A. 아이쿱클리닉과 헬스쿱은 서로 연결된 자매 앱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쿱클리닉이 의사가 사용하는 태블릿 PC 기반의 서비스라면, 헬스쿱은 환자가 아이쿱클리닉으로 교육받은 자료를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는 모바일 앱 서비스다.

콘텐츠 연동뿐만 아니라 아이쿱클리닉을 사용하고 있는 의사의 목록도 헬스쿱 앱 안에서 확인할 수 있다.

향후 병원 예약, 설문 조사, 교육자료 제공, 의사를 중심으로 한 환자 커뮤니티 등 환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환자를 위한 모바일 건강수첩 헬스쿱.
환자를 위한 모바일 건강수첩 헬스쿱.

Q. 아이쿱 클리닉을 사용하는 병원은 얼마나 되나.

A. 아이쿱클리닉에는 현재 약 100명의 의사가 가입되어 있고,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라서 사용 의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 외에도 5개 종합병원과 계약을 앞두고 있으며,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한 대학병원에서도 사용 중이다.

분과로는 보통 내분비내과 및 소화기내과 등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고, 대형 병원뿐만 아니라 지역 의원급 일차병원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1000개 지역병원에서 사용이 수월하게 될 수 있도록 본격적인 마케팅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어 사용자층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Q. 환자 교육콘텐츠가 많은데, 여타 콘텐츠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A. 아이쿱클리닉에서 추구하는 콘텐츠의 차별성은 2가지다. 우선 환자 맞춤형 콘텐츠이다.

환자 개개인의 질환 특성은 매우 다르므로 일반적인 콘텐츠에서는 통일된 내용만 다루기 쉽고, 다양한 환자 케이스를 다루기에 어려움이 있다.

아이쿱클리닉은 다양한 질환 상태에 맞춘 콘텐츠를 갖추고 있으며 의사가 교육하고 추가 필기 혹은 강조 등을 통해 2차적인 정보를 덧붙이기 때문에, 모든 환자에게 다른 콘텐츠가 전달된다고 볼 수 있다.

둘째로는 쉽고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아이쿱클리닉의 콘텐츠는 어려운 의학적 개념을 환자가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정제했으며 이미지, 표, 차트, 동영상 등 다양한 포맷을 활용해 설명이 쉽도록 제작됐다.

조재형 대표가 서울성모병원에 차려진 스마트병원체험관에서 아이쿱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조재형 대표가 서울성모병원에 차려진 스마트병원체험관에서 아이쿱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Q. 우리나라에서는 원격의료가 불법인데.

A. 아이쿱클리닉은 진료실에서 의사와 환자가 대면했을 때에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이므로 원격으로 의료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다.

면담 시 필요한 의사·환자의 소통을 돕는 병원 내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향후 앞으로 원격의료가 허용된다면 의사·환자 소통을 진료실에서만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서도 가능하도록 발전시킬 수 있다.

Q. 개인정보 유출 위험은 없는가.

A. 아이쿱에서는 개인정보의 보호를 위해 정책적, 물리적으로 필요한 모든 조치에 심의를 기울이고 있다.

정책적으로는, 환자가 자신의 의료데이터를 의사에게 제공하는 것에 동의하는 경우에만 데이터를 연동하고 있으므로 동의 없이 수집 및 활용하지 않도록 하고있으며 수집된 정보는 개인정보가 식별되지 않도록 암호화하는 등 철저한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

또한 물리적으로 의료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도록 국가 인증 및 국제 표준을 준수한 저장 서버를 사용하고 있어 적법성, 안전성, 보안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해외의 원격의료산업 동향은 어떠한가.

A. 미국은 원격의료가 매우 활발하게 발전하고 있으며, 그 외 다른 나라에서도 원격의료를 중심으로 다양한 ICT(Internet Communication Technology)가 발전돼 있다.

국내에서도 의료환경에 적합한 정책이 깊이 있게 논의돼 더욱 빠른 개선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쿱클리닉도 국내 현행 규제에서 요구하는 테두리 안에서 가능한 서비스를 위주로 차별화하면서, 이와 동시에 해외 시장에서 보다 많은 서비스 모델을 시도하고 발전시키고자 한다.

조재형 대표가 유럽 HIMSS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에게 아이쿱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조재형 대표가 유럽 HIMSS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에게 아이쿱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Q. 국내 헬스케어 IT산업 전망은.

A. 국내에서는 많은 헬스케어 관련 업체가 오랜 기간 노력을 해왔다. 우리나라 병원들의 IT인프라와 EMR, PACS와 같은 시스템 보급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인터넷과 통신 인프라가 매우 훌륭하고 국민 대다수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나라이니만큼 헬스케어 IT산업의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이러한 노력은 스마트병원이라는 구체적인 열매로 맺어져야 하며, 이러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융합된 형태를 통해 경쟁력이 높아져야 한다.

아이쿱의 디지털 환자 교육 플랫폼도 이러한 헬스케어 IT업계의 발전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여러 회사 상생하도록 정부의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Q.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은데.

A. IT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다양한 기술과 제품이 계속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제도의 발전을 논의하는 동안 좋은 제품들이 사장되는 경우도 많다.

시장에서 실패하더라도 정책적 지원을 통해 다양한 연구와 시도는 지속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임상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또한, 몇 가지 유행하는 아이템과 연구에 치우치지 않고, 각 회사가 특화된 분야를 발전시키고 함께 어우러져 발전할 수 있도록,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정부의 로드맵이 체계적으로 설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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