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푸드스타일리스트 마리아 주
[인터뷰] 푸드스타일리스트 마리아 주
  • 이경열 기자
  • 승인 2019.01.23 17: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교동 00낙지’ 등 유명 맛집 음식 재현 밀키트 배달사업 ‘땡땡쿡’
“눈으로 즐기는 음식과 ‘맛집’에 관한 유익한 정보 널리 전하고파”

[베이비타임즈=이경열 기자] 음식을 만드는 레시피만큼 중요시되는 것은 마무리인 테이블 세팅이다. 같은 음식이어도 담아내는 그릇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드라마와 영화 속에 음식들 중에는 보는 것만으로도 식욕을 자극하는 것들이 등장하곤 한다. 방송가를 장악한 ‘먹방’ 열풍이 이것을 방증하고 있다.

음식을 시간, 장소, 분위기에 맞게 연출함으로써 음식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직업인 ‘푸드스타일리스트’가 각광받고 있다.

직접 요리를 하는 셰프가 아니면서도 식욕을 자극하도록 음식을 만지는 사람들이 있다. 음식을 시간, 장소, 분위기에 맞게 연출함으로써 음식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직업인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 가장 트렌디한 직업 중 하나인 푸드스타일리스트에 대해 좀더 자세히 들어보기 위해 본지는 실력파 푸드스타일리스트이자 푸드스타일링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마리아 주(정주영)를 만났다.

마리아 주는 푸드스타일리스트이자 푸드코디네이터로, 일식·중식·양식 조리기능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제12회 서울국제푸드앤테이블웨어 박람회에서 ’테이블세팅‘ 부문 개인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음식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전파하기 위해 다수의 매체에 푸드칼럼을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영대학원(MBA) 석사과정을 졸업, 사업확장을 위한 경영능력도 겸비했다. 마리아 주는 현재 레스토랑컨설팅&푸드스타일링 전문업체인 ‘푸드바코드(Foodbarcode)’ 대표로 일하고 있다.

푸드스타일리스트 마리아 주.
푸드스타일리스트 마리아 주.

Q. 푸드스타일리스트 직업에 대해 소개해 달라.

A. “드라마 등장 음식 직접 즐기고 맛보세요.”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에 생소해 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모든 사람들이 거의 매일 푸드스타일리스트가 한 작업을 보며 생활한다. TV에서 보는 햄버거나 피자의 CF, 냉장고 CF에서 보는 냉장고 속의 음식들, 그리고 잡지나 백화점 카탈로그에서 보는 음식 사진들 모두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연출한 작품이다.

드라마나 홈쇼핑 방송 속에서 음식이 차려진 테이블과 프랜차이즈 음식점에 있는 메뉴 사진 역시 푸드스타일리스트의 작업이다. 드라마 제작자들은 드라마 장면 속에 나오는 테이블 위의 꽃과 와인 잔 하나까지 푸드스타일리스트와 상의해서 연출한다.

푸드스타일리스트는 영화, 드라마, 광고 등에 나오는 음식 관련 장면을 해당 장면의 특성에 맞게 연출하며, 레스토랑의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거나 요리책이나 잡지 요리코너에 소개할 요리 개발 및 조리법을 작성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소비자 시장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통해 기존 메뉴를 보완하거나 새로 개발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요리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요리능력은 물론, 테이블 매너, 음식과 소품의 장식 능력, 음식의 다양한 물리적, 화학적 변화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요구된다. 또한 미적 감각과 더불어 촬영현장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창의력 등도 요구된다.

Q. 출연한 드라마는 어떤 작품인지.

A. 첫 작품은 2016년 방영된 KBS 드라마 ‘공항 가는 길’이었다. 2017년 방영된 tvN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 같은 해에 방영된 SBS 드라마 ‘사랑의 온도’, 지난해 초 방영된 tvN 드라마 ‘마더’ 등이 대표적인 출연 작품이다. 또 지난해 6~7월 방영된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그럴까’의 푸드스타일링을 맡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tvN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를 들 수 있다. 극 중 재벌로 출연한 유아인씨를 위해 고급 재료를 사용해 음식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노하우와 창의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밖에 지난해 롯데백화점 카탈로그 작업을 맡았는데 음식뿐 아니라 화장품, 의류까지 총괄 스타일링을 맡으면서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었다.

드라마 시카고 촬영 현장의 마리아 주.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 촬영 현장의 마리아 주.

Q. 푸드스타일리스트를 직업으로 선택한 계기는.

A. 처음 대학에서는 푸드스타일리스트와 무관한 전공을 공부했다. 하지만 원래 음식 분야에 취미가 많았고 새로운 레스토랑이 생기면 항상 찾아가서 직접 먹어보고 인테리어나 식기 등도 유심히 살펴보곤 했다.

음식을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음식을 하는 즐거움도 커서 실제로 음식점을 창업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을 알게 됐다.

이후 대학에서 푸드스타일리스트 관련 공부를 더 하게 됐고 최근에는 사업 경영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 경영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Q. 푸드칼럼니스트와 푸드유튜버로도 활동이 활발한데.

A. 그동안 음식 블로그 활동을 꾸준히 해왔는데 지인의 권유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음식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고자 여러 매체를 통해 푸드칼럼을 기고하게 되었다.

음식에도 유행이 있는데 특히 요즘에는 갈수록 유행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트렌디한 레스토랑을 먼저 경험하고 음식의 유행을 빨리 캐치해서 음식과 식당에 관한 유익한 정보를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에 여러 매체에 푸드칼럼을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유튜브 채널 ‘마리아주의 맛있는 미담’도 개설하게 되었다. 최근 초등학생의 장래희망 상위권에 유튜버가 등장할 정도로 유튜브는 콘텐츠 생산과 소비의 중추적인 채널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본 유튜브는 음식에 대한 정보보다는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등 자극적인 재미를 주는 콘텐츠가 대부분이었다.

푸드스타일리스트이자 푸드칼럼니스트로서 기존의 자극적인 재미보다는 음식과 식당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고 싶었다. 그리고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음식 맛도 바뀌고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싶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호응이 높다. 앞으로 젊은층이 동경하는 파인 다이닝부터 중장년층을 위한 추억의 노포식당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두 즐길 수 있는 폭넓은 콘텐츠로 한국에서도 제대로 된 식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힘쓰겠다.

 


“아이들이 먹기 좋아하는 음식과 가지고 놀기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앞으로 다양한 키즈 쿠킹클래스 활동을 펼칠 생각이다.”


마리아 주-푸드바코드 내부 모습
푸드바코드 내부 모습

Q. 최근 독특한 콘셉트의 밀키트 사업을 시작했는데.

A. 손질된 식재료와 믹스된 소스를 진공포장해 신선하게 배송함으로써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밀키트 또는 쿠킹박스는 인스턴트 성격이 강한 가정간편식(HMR)에 비해 건강식으로 여겨져 널리 선호되고 있다.

싱글족이나 맞벌이 부부 등 음식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힘들면서도 건강을 위해 지출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계속 커지고 있다.

초창기 밀키트 시장에서는 스테이크, 전골요리 등 자주 먹기 어려운 특별 외식 메뉴 위주로 출시되었다가 최근에는 차돌박이된장찌개, 콩나물돼지고기짜글이 등 평소에 자주 먹을 수 있는 한식 메뉴가 다수 선보이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 새로운 콘셉트의 밀키트 사업을 최근 시작했다. ‘용두동 나00 할매 쭈꾸미’, ‘무교동 00낙지’ 등 전국적으로 이름난 유명 맛집과 제휴해 이곳의 요리들을 밀키트로 개발, 각 가정에 쿠킹박스 형태로 식재료와 소스를 배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달 ‘땡땡쿡(00COOK)’이라는 온라인 주문 사이트를 오픈했다. 이 사이트를 통해 전국 유명 맛집의 요리를 그대로 재현한 식재료와 소스, 그리고 카드 형태의 레시피를 가정에서 배달 받을 수 있다. 소비자는 집에서 간편하게 15~20분 정도 조리하기만 하면 줄서서 먹어야 하는 유명 맛집의 요리를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우리는 이 사업을 위해 6개월 전부터 준비해 왔다. 우선 맛집의 음식 레시피를 그대로 개발해 전수해 주는 컨설팅 회사인 ‘착한전수’라는 회사와 MOU를 체결했다. 이 회사는 직접 맛집 레시피를 재현해 내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이를 통과한 메뉴들만 선보인다.

이를 통해 직접 맛집 매장에 가서 먹는 맛을 95% 이상 그대로 재현한다. 주로 예비창업자를 위한 서비스로 시작되었으나 저희와 제휴해 ‘땡땡쿡’에서 온라인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우리는 ‘용두동 나00 할매 쭈꾸미’, ‘무교동 00낙지’를 비롯해 ‘동대문 진00 할머니 닭한마리’, ‘종로 00식당 닭볶음탕’의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으며, 서울 청담동에 있는 우리나라 대표 한우구이 고깃집으로 유명한 ‘새벽집’, 청담동 한식 전문점 ‘피양옥’, 일본의 스시 장인 나카무라 코우지가 청담동에 문을 연 일식 전문점 ‘스시코우지’, 서울 상수동에 있는 중식당 ‘일일향’ 등과 제휴를 맺고 이들 맛집의 요리들을 밀키트로 공급하고 있다.

우선 대표적인 맛집을 한식, 일식, 중식 한두 곳 씩 고르게 갖추고 시작했는데, 유명 맛집의 음식을 그대로 재현한 밀키트 사업은 현재 국내에서 우리가 유일하다.

케이터링 행사 준비사항을 점검하고 있는 마리아 주.
케이터링 행사 준비사항을 점검하고 있는 마리아 주.

Q. 평소 아이들을 위한 행사나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데.

A. 평소 아이들을 좋아해서 관련 봉사활동이나 재능기부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지인들과 함께 경기도에 있는 한 보육원에 음식을 만들어 가져가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활동을 해왔다. 올 봄 땡땡쿡이 자리를 잡으면 밥차를 가져가 보육원 아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할 생각도 하고 있다.

이밖에 재능기부 차원에서 아이들을 위한 쿠킹클래스도 진행하고 있다. 유해물질 논란이 있기도 하지만 최근 ‘액체괴물’ 열풍에서 보듯이 아이들은 손으로 만지며 촉감을 자극하는 놀이를 좋아한다. 이는 아이들의 지능계발과 정서함양에도 좋다.

얼마 전 스시를 만드는 쿠킹 클래스를 진행했는데 아이들의 호응이 예상 밖으로 높았던 것을 보며 스시를 만드는 과정이 아이들의 촉감을 자극하는 놀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들이 먹기 좋아하는 음식과 가지고 놀기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앞으로 다양한 키즈 쿠킹클래스 활동을 펼칠 생각이다.

Q. 푸드스타일리스트를 지망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현재 다수의 푸드스타일리스트 학과가 개설돼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푸드스타일리스트에 대한 인기가 높다. 하지만 푸드스타일리스트 학과를 졸업한 뒤 진로를 좁게 한정해서 보려는 후배들도 있다. 좀더 시야를 넓혀 사업적으로 다양하게 응용하려는 노력도 병행하길 바란다.

Q. 최근 핫 키워드인 밀키트, HMR 등 간편식 시장을 어떻게 보나.

밀레니엄 세대에서 폭발적으로 증가된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 등 효율적인 시간소비와 합리적인 가격까지 고려한 밀키트 식품과 HMR 식품은 점점 더 많은 이들이 필요로 하는 외식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배달문화가 발달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제는 건강한 음식, 내손으로 직접 만드는 음식을 선호하는 주부들이 많아져서 간편식 시장은 앞으로도 많은 성장을 할 것이라 본다.

우리 푸드바코드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밀키트 사업은 고객들에게 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 거기에 유명 맛집들의 음식을 내 손으로 직접 해먹을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로 많은 이들에게 진정성 있는 음식을 알리고, 더 나아가 맛있는 식탁으로 화목한 가정을 함께 이루어 가자는 작은 뜻이 담겨있음을 전하고 싶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