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설의 만남] “공부도 동기부여가 필요해요”
[박민설의 만남] “공부도 동기부여가 필요해요”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9.01.0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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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설 듀로 버블버블 대표 / 브릴라에듀 부대표
박민설 듀로 버블버블 대표 / 브릴라에듀 부대표

대한민국에서 사교육이 없어진다는 것이 가능할까? 한때 사교육을 없애기 위해 학교 내에서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방과후 활동, 야간 자율학습 등 많은 비정규적 교육을 권장했었다. 물론 지금도 방과후 활동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일부에서는 야간 자율학습도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자율적인 선택이기 때문에 아직도 사교육 시장은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오히려 알게 모르게 점점 더 다양해져 가고 있다.

사교육 시장에서 일하면서 느꼈던 것은 그럴 수밖에 없는 시장이지만, 너무 폐쇄적이고 상위 10% 아이들에게만 유용한 편파적인 시장성을 띈다는 점이었다.

일단 각 학원들의 커리큘럼 자체가 상위아이들에 맞춰 만들어져 있고 굉장히 폐쇄적인 장소에서 폐쇄적으로 수업을 한다. 대부분의 학원들이나 유치원들은 도서관 같은 분위기에 입구부터 아무나 들어갈 수 없게끔 막아져 있고 클래스 또한 너무나 분명하게 수준별로 나누어져 있다.

물론 이 모든 게 다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쯤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가끔 나는 이렇게 폐쇄적인 장소에 아이들이 들어오면서부터 강압적이게 느껴지고 뭔가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뇌세포가 오히려 활발히 움직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같은 공부를 성인이 된 후에 하게 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더 쉽게 느껴진다는 결과가 있었다. 이는 마음의 상태가 뇌세포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는지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카페에서 앉아서 작업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것 같다. 시끄러운데도 집중이 잘 된다고들 하니 말이다.

그리고 무언중에 우리는 아이들의 수준으로 반(학급)을 나누어 상하의 등급으로 정의 내려준다. 한번은 한 아이가 내게 와서 상담을 하자마자 하는 말이 “선생님 전 영어는 안돼요.” 였다. 도대체 무엇이 아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게 한 걸까 생각하다가 일단 그날 수업을 진행하면서 이것저것 아이한테 물어보고 대답을 이끌어내며 사기를 충전해 준 후 수업이 끝나고 다시 상담을 했다.

“선생님이 바라봤을 때 너는 머리가 굉장히 좋은 아이인데. 아까 너도 대답 잘 하는 거 봤지? 근데 다만 네가 알고 있는 그 복잡한 지식을 문제로 연결해서 푸는 스킬이 부족한 것 같아. 선생님이 앞으로 그건 만들어 줄 거니까 문제없고. 그럼 이제 열심히 해볼 일만 남았네?”라고 했더니 아이 눈빛이 변하는 게 느껴졌다.

며칠 뒤 그 아이 엄마가 와서 “선생님 얘가 먼저 공부 열심히 해보겠다고 할 아이가 아닌데 한번 해보겠다고 하네요. 도대체 뭐라고 하신 거예요?”라며 물었다. 이날 이 어머니와 상담하면서 부정적인 말들이 아이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고 그로 인해 가능성 있는 아이가 어떻게 빛을 잃어 가는지 느꼈다.

부모들은 가정에서 바라본 아이와 밖에서 바라본 아이가 다를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사교육 선생님들과 면밀히 상담해 아이에 대해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곳에 아이를 보내야 한다. 또 폐쇄적인 학원보다는 언제나 쉽게 방문해 아이가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학원을 선택해야 한다. 성적 올리기 급급한 학원은 어차피 상위 10% 아이들이 본인들 간판이라 생각하고 그들에게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그런 학원보다는 아이의 개별 성향을 잘 파악하고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는 원을 찾아야 한다.

물론 이해를 잘 시키고 잘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에게 동기부여를 제대로 해주고 따뜻한 마음으로 스스로 맞는 공부 방법을 찾게끔 해주는 것 또한 진정한 스승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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