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기간 가정·직장의 배려와 보호 경험 체감도 낮아
임신기간 가정·직장의 배려와 보호 경험 체감도 낮아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9.01.03 11:5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산 여성의 경력단절·승진 불이익 없는 제도적 안전장치 시급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우리나라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융성한 국가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특단의 저출산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우선 임산부를 배려하고 보호하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정부와 기업, 국민이 손을 맞잡고 출산 친화적인 사회분위기 확대에 나서야 한다.

임산부 입장에서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보호를 체감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게 현실이다.

가정에서는 임신에 대한 배우자의 이해부족과 여성에게 치우친 가사와 육아로 힘들고, 직장에서는 눈치문화로 어려움을 겪는다. 대중교통에 마련된 임산부배려석은 여전히 그들의 자리가 아닐 때가 많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해 1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출산한 경험이 있는 2040세대 임산부 총 4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신경험으로 본 배려문화와 지원정책’ 조사결과를 토대로 임산부들이 체감하는 배려문화 수준은 어느 정도이며, 그들에게 필요한 지원정책이 무엇인지 진단한다.

◇ 임신 중기까지 임산부가 가사부담 거의 도맡아 = 임신기간 동안의 일상 및 배려 경험, 필요로 하는 지원과 정책 등에 대한 조사에서 임산부들은 임신 중기까지 가사를 거의 도맡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초기에는 본인이 가사를 전담했다(28.2%), 본인이 거의 많은 부분을 했고 배우자가 도와주는 편이었다(33.0%)는 응답이 높았다.

임신 중기에는 본인이 도맡아 했다(15.1%), 임산부가 거의 많은 부분을 했고 배우자는 도와주는 편이었다(40.6%)로 나타났다.

임신 초기와 중기에는 임산부가 거의 가사를 도맡다시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초기에는 본인이 도맡아 했다는 응답(28.2%)이 높았고 중기에는 동등하게(18.4%) 하다가 말기에는 배우자가 거의 많은 부분을 했고 본인이 도와주는 편(28.0%)이라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2040세대 임산부가 느끼는 가정에서 임산부 배려 경험.(자료 : 인구보건복지협회)
2040세대 임산부가 느끼는 가정에서 임산부 배려 경험.(자료 : 인구보건복지협회)

◇ 배우자와 관계 만족도, 20대 높고 40대 낮아 = 배우자와의 만족도를 초기, 중기, 말기로 나누어서 살펴보면 전반적으로는 약간 상승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절대적인 값으로 보면 20대가 가장 높고 40대가 가장 낮지만 추이를 살펴보면 20대는 살짝 하강하고 있고 30대는 비슷, 40대는 소폭 상승한다.

배우자에게 불만족한 경우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았을 때 ‘임신으로 인한 신체·정서적 변화에 대한 배우자의 이해·지지 부족(46.6%)’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고, ‘가사와 육아 분담’(31.5%), 임신·출산으로 인한 돈 문제(15.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에서 임신으로 인한 신체·정서적 변화에 대한 배우자의 이해·지지가 부족해서라는 응답이 높았고, 30대에서는 가사 및 육아 분담에 대해서, 40대에서는 임신·출산으로 인한 돈 문제에서 많은 응답이 있었다.

배우자에게 불만족한 이유 중에서 임신으로 인한 신체·정서적 변화에 대한 배우자의 이해·지지 부족은 교육 등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교육의 필요성을 더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 임신으로 퇴사·직장 내 불이익 사례 빈발 = 직장 내 배려경험 조사에서 가장 최근의 임신으로 인해 회사를 그만 둔 경우는 30.7%로 나타났다.

그만 둔 이유는 임신기 안정을 위해(42.4%),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24.2%), 회사의 압박(21.2%) 순이었다. 임신으로 인한 퇴사율은 정규직(23.8%)보다 계약직(48.6%)이, 공기업·공무원(18.6%)이나 대기업(19.4%)보다 중소기업 등(43.4%)이 더 높게 나타났다.

당시 회사를 다니고 있던 응답자를 대상으로 임신으로 인해 직장 내에서 불이익을 경험한 적 있었는지 물어보았을 때 응답자의 63.4%가 ‘그렇다’고 답했다.

대체적으로 직장상사의 눈치(43.4%)나 동료의 눈치(35.2%)가 가장 많았고, 인사적 불이익(22.4%), 언어적·신체적 불쾌한 표현(7.7%) 순으로 집계됐다.

태아검진휴가, 임신기근로시간단축, 출산전후휴가와 같은 제도를 사용해보았는지 묻는 질문에 출산전후휴가 사용률이 72.2%로 가장 높았다.

직장인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제도는 무엇인지 물었을 때 임신기 근로시간단축(22.9%)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고 출산전후휴가(21.0%), 태아검진휴가(16.6%) 순이었다. 출퇴근시간 조정이라는 응답도 그 다음 순위로 나타났다.

이런 제도는 대부분 직장동료나 지인의 사용,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알게 되었으며, 사용하지 못한 경우 그 이유는 제도에 대해 자세히 잘 모르거나 기존에 사용한 선례가 없어서 순으로 응답했다.

직장 내에서 법제화된 제도 말고 임산부를 위한 배려제도가 있는지 물어보았을 때 근무시간(외출 등) 배려(56.6%), 출근시간 조정(44.4%), 업무량 조정 및 업무변경(39.5%) 등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난임휴가도 34.6%로 조사됐다.

이 중 근무시간(외출 등) 배려(44.8%), 출근시간 조정(38.3%), 업무량 조정 및 업무 변경(31.2%)을 사용했다고 답했다. 다만 이런 제도들이 있음에도 16.2%는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2040세대 임산부가 느끼는 직장에서 임산부 배려 경험.(자료 : 인구보건복지협회)
2040세대 임산부가 느끼는 직장에서 임산부 배려 경험.(자료 : 인구보건복지협회)

◇ 대중교통 임산부배려석 ‘십중팔구’ 이용 불편 = 교통수단 배려경험 조사에서는 대중교통에서 배려받은 경험은 약 절반 정도(지하철의 경우 50.4%, 버스의 경우 41.6%)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교통의 임산부 배려석 이용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지 물어봤을 때 불편을 느꼈다는 응답이 88.5%로 높게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일반인이 착석 후 자리를 비켜주지 않아서가 58.6%로 가장 높았고, 이는 특히 20대에서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서 임산부 배려석이 모자라서(자리가 없어서) 15.5% 순이었다.

임산부들의 편리한 교통시설 이용을 위해 필요한 지원으로는 교통비·주차비 할인(47.1%), 택시비 할인(41.1%), 임산부지정석(36.2%), 임산부배려석 추가(29.7%) 순(중복응답기준)으로 나타났다.

임산부배려 엠블럼에 대한 인지도는 88.5%로 높게 나타났으며 계획임신일 경우 93.8%로 비계획임신 78.7%보다 인지도가 높게 나타났다.

엠블럼 사용 빈도를 살펴보면 항상 사용했다 19.5%, 가끔 사용하였다 35.6%,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45.0%로 나타났다. 사용하지 않은 이유로는 배려를 강요하는 것 같아서(35.0%), 일반인들이 임산부배려 엠블럼을 잘 몰라서(27.1%), 배려를 받지 못할 것 같아서(26.3%) 순이었다.

엠블럼을 실제로 사용한 응답자에게 엠블럼의 효과를 체감했는지 물어보았을 때 57.3%가 배려 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 임신기 ‘현금지원’ 가장 선호·태아관련검사비 지출 최다 = 임신·출산·양육 관련해 정부 정책에 대한 정보 수집 채널은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가 50.6%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정부 사이트(아이사랑, 복지로 등) 41.9%, 지인 7.5% 순이었다.

지원이 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제도로는 지원정책에 대한 정보 제공(71.8%)이 가장 많았으며, 지역 내 교육·행사 등 정보제공(63.8%), 임신주수별 관리(60.1%), 상담기관 정보 제공(59.1%), 임산부 모임 지원(50.4%) 순으로 응답했다.

임신기 지원 형태 선호도는 현금(비용)지원, 의료 지원, 현물 지원, 교육 지원, 서비스 지원 순이었다.

지원 제도나 서비스 중 분야별로 현재 사용하는 비율과 희망하는 제도를 조사했을 때 현금(비용)지원은 임신·출산축하금 47.6%, 태아관련검사비 14.0% 순으로 사용했으며, 희망하는 제도로는 태아관련검사비 30.9%, 임신·출산축하금 28.9% 순이었다.

의료지원의 경우 태아관련검사 26.2%, 각종예방접종 21.9% 순으로 사용했으며, 희망하는 제도 역시 동일한 순(태아관련검사 56.6%, 각종예방접종 23.4%)으로 나타났다.

현물지원의 경우에는 영양제 74.8%, 출산·육아용품 29.7% 순으로 사용했고, 희망하는 제도는 출산·육아용품(45.1%), 영양제(40.4%)가 높았다.

교육지원은 모유·수유교육 31.2%, 출산교육 23.4% 순으로 사용했고, 희망하는 교육지원제도는 출산교육 25.9%, 임신건강관리교육 22.4% 순이었다.

서비스 지원의 경우 임산부 배려석 이용이 36.2%로 가장 많았고, 희망하는 제도로는 임신 중 방문간호 및 상담서비스 21.1%, 야간·주말 건강진료 21.2% 순으로 희망했다.

2040세대 임산부가 교통수단 이용시 느끼는 임산부 배려 경험.(자료 : 인구보건복지협회)
2040세대 임산부가 교통수단 이용시 느끼는 임산부 배려 경험.(자료 : 인구보건복지협회)

◇ 임신 초기 가장 필요한 지원 ‘탄력적 근무시간 활용’ = 임신기간 도움 및 지원에 대한 경험 조사에서는 태아의 건강(42.1%)이 임신기 중 가장 걱정이었고, 이어 안전한 분만(36.2%) 순으로 집계됐다.

임신기 중 가장 필요했던 도움은 무엇이었는지 질문에는 임신 초기, 중기, 말기 모두 가사지원을 가장 필요로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말기로 갈수록 절대적인 수치가 올라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임신 초기 38.0%, 중기 37.7%, 말기 49,1%로 나타났다.

필요로 하는 도움에서는 임신 시기별로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초기에는 탄력적 근무시간의 활용(25.4%) 및 배우자·가족의 지지(21.9%), 중기에는 배우자·가족의 지지(22,7%)와 출산 및 육아교육 제공(22.4%), 말기에는 경제적 지원(20.0%)과 출산 및 육아교육 제공(16.7%)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초기에는 20대의 경우 배우자·가족의 지지를 필요로 했고, 30대는 탄력적 근무 시간의 활용을, 40대는 육아지원을 필요로 했다. 중기에는 20대의 경우 배우자·가족의 지지와 출산 및 육아교육 제공, 30대는 탄력적 근무 시간의 활용, 40대는 기타 의견이 고르게 나왔다.

말기에는 20대는 역시 배우자·가족의지지, 30대는 고르게 나타났으며, 40대는 타연령층 대비 응급상황에 대비한 지원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