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국면 속 남북교류, 민간 주도하에 계속 이뤄져야"
"제재국면 속 남북교류, 민간 주도하에 계속 이뤄져야"
  • 김철훈 기자
  • 승인 2018.12.0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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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어린이병원, 개원 70주년 맞아 '북한 어린이 건강실태' 심포지엄 개최
어린이병원 설립 지원사업 사례 소개..."북한 지도부 정책변화에 긍정 영향 줬다"
"최근 완제의약품 대신 원료의약품 요청...일방적 지원대상 아닌 파트너로 봐야"
5일 서울특별시어린이병원 개원 7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5일 서울특별시어린이병원 개원 7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베이비타임즈=김철훈 기자]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아십니까? 1950년대 미국 미네소타주립대가 서울대 교직원 수백명을 미국에서 연수시켜 한국의 농업, 공업, 특히 의학계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사업이었습니다. 받은 만큼 베풀기 위해 서울대는 최근 8년간 라오스 의료진을 서울대에서 연수시켜 본국으로 보내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앞으로 북한의 의료진을 한국에서 연수시켜 한국의 선진 의료기술을 북한에 전하고 싶습니다."

 
5일 서울 내곡동 서울특별시어린이병원(병원장 김재복)에서 열린 개원 7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서울대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 신희영 소장(서울대 연구부총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서울시립어린이병원은 개원 70주년을 맞이해 '북한 어린이의 건강실태와 우리의 과제'를 주제로 특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좌장을 맡은 신 소장은 "현재 유엔 및 미국의 제재상황에서 정부가 나서기는 어렵겠지만 '미네소타 프로젝트'처럼 민간에서 할 수 있는 인적교류 사업이 많다"며 "북한 어린이는 결핵, 기생충 등이 많은 대신 아토피가 없다. 남북이 함께 연구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많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북한을 도와줘야 하는 상대라 생각하지 말고 서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파트너로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북한 역시 바라는 바"라고 강조했다.
 
대북 어린이병원 설립지원사업 효과 커...대북제재로 지원 한계 아쉬움
 
발제에 나선 어린이어깨동무 최혜경 사무총장은 평양어깨동무어린이병원 등 그동안의 대북 어린이 의료지원사업 성과를 소개하며 이러한 지원이 북한 지도부의 정책 변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2006년 황해북도 장교리에 산부인과 및 소아과 전문병원을 지어줬는데 이곳에 분만시설이 있다는 소문에 인근 임신부들이 모여들어 병원 설립 후 분만 건수가 3배로 늘었다"고 소개했다.
 
이 장교리인민병원은 남측이 북한의 농촌지역에 신축한 첫 병원이다. 이 외에 어린이어깨동무는 북한에 각급별 어린이병원을 설립해 줬는데 최상위 중앙급 병원인 평양의학대학병원 어깨동무소아병동을 비롯해 남포소아병원, 평양어깨동무어린이병원, 그리고 가장 기초단위 병원인 장교리인민병원까지 총 4개 병원을 설립했다.
 
어린이어깨동무가 북한에 처음 지어준 평양어깨동무어린이병원은 2004년 350만달러(약 37억6000만원)를 투입해 설립했다. 건축 자재, 의료장비, 의약품 등 병원 건축과 운영에 필요한 모든 물자를 남측에서 공급한 이 병원은 북한 어린이의 최대 사망원인인 설사, 폐렴, 영양장애를 전문으로 치료하고 있으며 특히 콩우유와 특수분유 생산공장도 갖추고 있다.
 
2008년 평양시 평양의학대학병원 내에 지은 어깨동무소아병동은 북한 중앙급 병원 중 유일한 소아과 병동이다.
 
최 사무총장은 "이러한 지원에 자극받은 김정은 위원장은 자체적으로도 어린이병원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2013년 옥류아동병원을 설립했다"며 "북한이 2013년 설립한 류경치과병원, 2016년 설립한 류경안과종합병원 등은 남측의 지원이 북한 최고지도층의 정책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사무총장은 "현재 유엔의 대북제재와 미국의 금융제재로 본격적인 대북협력사업이 어렵지만 민간 주도의 인적교류는 끊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북한은 과거 완제의약품을 요청하던 데서 벗어나 지금은 원료의약품을 더 희망하고 있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추진하는 등 자체 발전을 꾀하고 있는 만큼 우리와 다르다는 기존의 편견을 버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어린이어깨동무와 더불어 대북지원 민간단체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사단법인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엄주현 사무처장은 대동강구역병원 지원사업,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 지원사업 등을 소개했고, 서울의료원 공공의료팀 이혜원 과장은 '북한 어린이 지원 및 모자보건 현황'을 소개했다.
 
서울특별시어린이병원 김재복 원장은 인사말에서 "지난 70년간 시민의 성원으로 대표적인 어린이 전문 공공의료기관으로 성장했다"며 "이번 심포지엄이 남북 어린이가 다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꿈을 꾸는 행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어린이병원
서울특별시어린이병원

서울특별시어린이병원은 1948년 12월 종로구 사직동에서 시립보건병원으로 출발했다. 1966년 시립영아원을 통합해 보육병원으로 이름을 바꿨고 1969년에는 시립아동병원으로 개칭했다. 1978년 현 위치인 서초구 내곡동으로 이전한 후 2007년 시립어린이병원으로 다시 이름을 바꿨다.

 
현재 소아청소년과,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치과, 영상의학과 등을 갖추고 일반 어린이는 물론 장애 어린이에 입원 및 재활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발달장애 어린이를 위한 삼성발달센터를 열었다. 시비 118억원, 삼성 기부금 200억원 총 318억원을 들여 만든 삼성발달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발달장애 치료 시설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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