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주의 맛있는 미담(味談)] 알고 먹으면 더 끌리는 ‘스시의 세계’
[마리아 주의 맛있는 미담(味談)] 알고 먹으면 더 끌리는 ‘스시의 세계’
  • 이경열 기자
  • 승인 2018.10.1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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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 ‘미운 오리 새끼’ 등 관찰 예능이 요즘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혼자 사는 나 홀로족들의 공감과 지지 덕분일 것이다. 이처럼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혼자 즐기는 ‘혼밥’이 꾸준히 주목을 받고 있다.
 
혼밥은 과거에는 끼니를 때우기 위한 목적의 패스트푸드, 편의점 도시락 등 간편하게 식사를 때우는 목적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맛있는 음식과 분위기를 만끽하며 자신을 위한 ‘작은 사치’를 즐기는 이들도 많아졌다. 그날의 상황과 목적에 따라 혼밥의 종류도 양극을 이루고 있다.

푸드스타일리스트 정주영(마리아 주)
(사진=마리아 주 제공)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 주어져 근사한 한끼 식사를 하게 된다면 아담한 스시집 ‘다찌’에 앉아 스시 맛에 집중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다. 그러다 보면 쌓여 있던 스트레스는 어느덧 날아가 버리고 스시의 세계에 몰입하여 황홀경에 빠진 나를 발견하곤 한다. 최근 혼밥 열풍에 힘입어 필자뿐 아니라 스시 코스를 혼자 즐기는 이들을 종종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떠한 음식도 예외는 없지만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스시의 세계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스시는 크게 샤리(초와 간이 되어있는 밥)와 네타(샤리 위에 올라가는 다양한 재료들)에 간장과 소금, 와사비 등 소스가 더해져 만들어진다. 이에 스시의 네타, 즉 숙성회와 숙성을 거치지 않은 활어회의 맛의 차이를 비교해보고, 네타와 함께 구성되는 샤리에 관해 소개하려 한다.

일반적으로 ‘회’ 하면 활어회가 익숙하고 초밥 하면 ‘회전초밥’이 떠오르는 스시 입문자들은 스시 코스요리가 아직은 부담스럽거나 어렵게 다가올 수 있다.

(왼쪽부터) 스시코우지의 스시, 활어회와 숙성회
왼쪽부터 스시코우지의 스시, 활어회와 숙성회. (사진=마리아 주 제공)

때문에 네타에 관한 설명 전에 먼저 숙성회와 활어회의 차이를 알아보려고 한다. 한국인이 즐겨먹는 활어회는 살아있는 생선을 횟감으로 바로 떠서 먹는 방식이다. 일본인들이 즐겨먹는 숙성회는 살아있는 생선을 잡아서 피와 내장을 제거하고 살덩어리만 따로 분리한 후 공기와 접촉을 막은 뒤 저온에 보관하여 일정한 숙성 시간을 거친다.

개인마다 선호하는 스타일이 달라 어떤 방식이 더 맛있다고 할 수 없지만 활어회와 숙성회의 차이점은 분명히 있다. 살아있는 생선을 바로 잡아서 먹는 활어회는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일명 물차(활어차)의 도입과 함께 전국 유통이 용이해 해안지역뿐 아니라 내륙지역에서도 보편화 될 수 있었다.

생물을 바로 회로 떠 근육이 이완되지 않은 상태에서 먹기 때문에 탱글하고 쫄깃한 식감으로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준다. 때문에 초고추장과 양념 된장, 고추냉이를 푼 간장처럼 간이 강한 소스를 주로 곁들여 먹는다. 

(왼쪽부터)이촌동 기꾸 스시, 최근 한국 스시야에서 내는 스시
왼쪽부터 서울 이촌동 기꾸 스시, 최근 한국 스시야에서 내는 스시. (사진=마리아 주 제공)

오늘의 주제인 네타, 즉 스시에 주로 쓰이는 숙성회는 숙성과정에서 근육의 경직이 완화되고 나면 쫀득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이때 이노신산이 증가해 감칠맛과 단맛이 높아진다. 숙성회의 감칠맛과 풍미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 소금을 살짝 곁들여 먹기도 하며 고추냉이를 생선회에 살짝 올려 간장을 따로 찍어 먹는 등 주로 간이 강하지 않게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숙성을 하지 않은 활어회와 숙성회는 식감뿐 아니라 맛에서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떠한 소스를 활용하느냐에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숙성을 통해 부드러운 식감의 회를 스시로 쥐어 내는 ‘샤리’(초밥용 밥)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그 유행이 조금씩 바뀌어 왔다. 전문 스시집이 없던 과거에는 일식집과 회전 초밥집이 성황을 이루었다. 당시 한국의 스시는 식초의 ‘초’보다는 단맛이 돌게 간을 하였고, 밥의 식감도 꼬들한 느낌보다 질은 식감을 선호했다. 네타는 넓고 두껍게 썰어내어 밥양의 2배 정도의 크기로 올려졌다.

일반 식초와 적초로 간을 한 스시코우지의 샤리
일반 식초와 적초로 간을 한 스시코우지의 샤리. (사진=마리아 주 제공)

샤리를 만들 때 단맛보다는 ‘초’와 소금 간을 위주로 간을 한다. 특히 초를 중요시하는 일본 스시의 영향으로 스시코우지 등 한국의 스시야에서도 다양한 초를 사용해 샤리를 만들기도 한다. 밥의 식감은 질기보다 고슬고슬하게 짓는가 하면, 밥의 양도 많이 늘어나고 네타는 밥의 1/5 정도의 두께로 얇게 떠내어 입안에 함께 어우러지는 샤리와 네타의 밸런스를 중요시한다.
 
이처럼 네타와 샤리는 가장 기본 구성 요소이지만 네타로 사용하는 숙성회는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수개월에 이르기까지 회에 따른 숙성의 정도와 썰어내는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샤리도 밥의 간과 양, 질고 고슬한 정도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화룡정점이라 할 수 있는 소스(소금, 간장 등)는 무엇으로 얼마만큼 더하느냐에 따라 스시의 맛을 더욱 다채롭게 변화시킨다. 

이에 네타, 샤리, 소스로 구성되는 스시 한 점은 우리 입안에 들어오기까지 이를 만드는 셰프의 감성과 섬세한 손길을 거쳐 탄생하게 된다. 이처럼 넓고 다양한 ‘스시의 세계’로의 여행은 발을 내딛는 그 순간부터 충분히 흥미롭다. 그 과정에서 개인의 취향은 꾸준히 바뀔 수 있어 정답이란 없는 무한한 즐거움의 여정이라 할 수 있다.

 

Who's 마리아 주
△푸드스타일리스트 △레스토랑 컨설팅&푸드스타일링 ‘푸드바코드(Foodbarcode)' 대표 △푸드코디네이터, 일식·중식·양식 조리기능사 자격증 △서울국제푸드앤테이블웨어 박람회 ’테이블세팅‘ 개인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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