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보육교사 자살 ‘마녀사냥 논란’ 일파만파
‘아동학대’ 보육교사 자살 ‘마녀사냥 논란’ 일파만파
  • 이진우 기자
  • 승인 2018.10.1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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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아동 밀친 행위로 신고 당하고 맘카페선 실명공개 ‘신상털기’
억울함 호소 유서 남겨…“진상규명” 청와대 청원 쇄도, 20일 추모행사
‘아동학대로 오해받던 교사가 자살했습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17일 오후 2시 기준 약 8만 8000명이 동참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아동학대로 오해받던 교사가 자살했습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17일 오후 2시 기준 약 8만 8000명이 동참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베이비타임즈=이진우 기자] 경기도 김포의 30대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보육아동을 학대했다는 의심을 받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살 사망한 사건이 갈수록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7일 오전 11시 현재 ‘아동학대로 오해받던 교사가 자살했습니다’ 제목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원글이 8만 3000명을 넘어서면서 사회적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한 해당 교사의 아동학대 의심을 제기한 맘카페를 경솔함을 비난하며 커뮤니티 계정 폐쇄를 주장하는 청원글도 20건 넘게 올라와 국민적 공분을 드러내고 있다.

보육교사의 자살 사건은 지난 13일 새벽 2시 50분께 경기도 김포의 한 아파트 앞에서 김포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하면서 비롯됐다.

경찰과 A씨 소속 어린이집에 따르면, 숨진 A씨는 앞서 11일 자신이 일하는 김포 어린이집의 보육아동 나들이 때에 깔개를 터는 과정에서 원생 아동 1명을 밀치는 듯한 모습이 근처에 있던 한 시민에 포착돼 지역경찰에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됐다.

그러나 경찰이 A씨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천과 김포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맘카페에서 A씨를 아동학대 가해자로 단정짓고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왔고, 급기야 피해아동 친척이 A씨의 실명과 어린이집 이름까지 공개하면서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졌다.

이같은 사회적 단죄 움직임에 충격을 받은 A씨는 결국 사건 발생 이틀 만인 13일 새벽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는 극단적 선택을 내렸다.

유서에서 A씨는 피해아동으로 지목된 아이의 이름을 거명하고 “넘어졌을때 선생님이 못 일으켜줘서 미안하다”고 자책했으며, 아동학대 의심을 인터넷 상에 제기한 아동 친척에게도 “이모님의 원망 안고 가겠습니다”며 우회적으로 억울함을 표출했다.

특히, A씨는 결혼을 약속한 남자 친구에게도 미안하다는 유언을 남겨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태가 비극적으로 끝나자 청와대 국민청원을 중심으로 A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움직임이 크게 늘어났다. 동시에 맘카페 등의 진위가 확인 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하는 ‘마녀사냥식’ 인격살해 행위를 근절시키고, 해당 맘카페의 계정 폐쇠 및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글도 늘어났다.

청와대의 입장발표는 청원 지지가 20만명을 넘어서야 했어 그 결과를 알 수 없으나, 사건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A씨의 아동학대 최초 신고자를 조만간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인천 서부경찰서 측은 해당사건이 112 신고로 접수됐고 비록 A씨가 숨졌지만 신고내용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할 의무가 있어 조사 방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신고자 조사로 해당 사건을 내사종결한다는 입장이어서 아동학대 사실여부 규명, 맘카페의 마녕사냥식 행위 처벌유무 등이 남아 있어 국민들과 보육업계의 후속대응이 주목된다.

실제로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교사회,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보육지부, 어린이집교사상담전문밴드 등 보육업계의 주최로 오는 20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앞에서 ‘전국 보육노동자 한마당’ 행사를 연다.

이 행사에서 보육업계는 숨진 보육교사 A씨 추모식을 갖고 보육교사의 인권보호, 보육공공성 강화를 요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국여성단체연합, 참여연대, 참보육을 위한 부모연대도 행사를 후원하고 있어 A씨 자살사건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그동안 아동학대사건 관련 일방적으로 가해진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려는 움직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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