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제품에서 ‘환경호르몬물질’ 무더기 검출
홍삼 제품에서 ‘환경호르몬물질’ 무더기 검출
  • 김철훈 기자
  • 승인 2018.10.09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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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 의원 “식약처, 농축액 제조사 50곳 55개 제품 조사결과 65% 기준치 초과”
기준치 75배 검출된 업체, 어린이영양제·건강기능식 제조사 수십 곳에 납품 ‘충격’
식약처 "위해평가 결과 안전 우려 없다, 플라스틱 재질 추출용기 교체 명령" 해명
(자료 인용=이태규 의원실)
(자료 인용=이태규 의원실)

[베이비타임즈=김철훈 기자] 올해 초 국내 한 홍삼 농축액 제조사가 홍삼제품을 대만에 수출했다가 환경호르몬 추정물질 ‘프탈레이트’이 검출돼 반송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프탈레이트 검출 경위는 다름아닌 홍삼을 찌고 추출하는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재질의 기구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은 홍삼제품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된 사실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알고도 숨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9일 “문제의 홍삼 농축액 제조사가 프탈레이트류 검출 원인을 조사해 달라고 식약처에 민원을 제기했고, 식약처 조사결과에서 제조 과정에 사용된 플라스틱 재질 기구에서 프탈레이트가 검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프탈레이트 검출로 식약처는 홍삼 농축액 제조사 126개 중 플라스틱 재질 기구와 용기를 사용하면서 프탈레이트류가 쉽게 녹는 에탄올 추출방식을 쓰는 제조사 50곳 55개 제품을 조사했고, 그 결과 35개사 36개 제품에서 용출 기준치를 넘는 프탈레이트류 물질이 검출됐다.

특히, 한 업체의 홍삼 농축액에선 사용금지된 프탈레이트류 물질의 하나인 DEHP(다이에틸헥실프탈레이트)가 112ppm(용출기준 1.5ppm)이나 검출됐고, 이 업체의 홍삼 농축액을 어러 해에 걸쳐 공급받은 수십여 업체가 어린이 영양제, 건강기능식품, 엑기스, 의약품, 음료 등 수많은 제품 형태로 생산돼 유통돼 왔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이 의원은 “프탈레이트는 주로 기구나 용기에서 검출되는 특성상 현재 식품 관련 검출기준이 없다”면서 “식약처는 최대치가 검출된 제품이더라도 인체노출 허용량에 미치지 못해 안전하다는 입장이지만 직접 섭취했을 때의 기준은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입장과 달리 프탈레이트류 물질이 검출된 홍삼 농축액으로 제품을 추가로 생산하지 말라는 모순적 조치를 내렸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태규 의원은 “온 국민이 즐겨먹는 건강식품 홍삼에서 환경호르몬이 다량 검출됐음에도 식약처는 은폐하고 현재 유통중인 제품에 회수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국정감사를 통해 철저하게 추궁해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약처는 이 의원이 밝힌 환경호르몬 검출 홍삼제품의 검사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검출된 프탈레이트의 양은 일일노출량을 토대로 위해(危害)평가를 실시한 결과, 위해 우려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식약처는 해명자료를 내고 “홍삼 농축액을 통한 인체노출 수준이 안전 수준이고, 농축액을 원료로 사용한 제품은 농축액 함량이 2~30%에 불과하므로 별도 조치가 불필요했다”고 밝혔다.

대신에 프탈레이트류 검출의 원인이 된 플라스틱 재질 기구와 용기를 스테인레스 또는 천연소재로 전면 교체하도록 해당업체에 명령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년에 홍삼 및 홍삼제품을 포함한 모든 식품을 대상으로 대국민 프탈레이트 노출량 전수조사를 2013년에 이어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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