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민의 육아보감] 우리 아이와 미래 배우자의 ‘띠 궁합’
[홍성민의 육아보감] 우리 아이와 미래 배우자의 ‘띠 궁합’
  • 이진우 기자
  • 승인 2018.09.1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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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민 교수. 인상분석(관상) 전문가
홍성민 교수. 인상분석(관상) 전문가

 

동양의 가례(家禮))문화를 관혼상제(冠婚喪祭)라고 일컫는다.

동물 중에서 인간만이 인간을 위해서 예절을 세워서 의식을 거행한다. 관례, 혼례, 상례, 제례는 마을의 잔치나 축제문화 형태로 성대하게 치러지고 가족과 마을의 단합을 이뤄냈다.

오늘날 관례에 해당하는 성인식은 사라지고, 초상·제사의 예법도 점차 간소화 되고 많이 변화됐다.

다행히 혼례문화는 아직까지 존속되고 있다. 혼례의 본래 의미와 달리 오히려 현대 결혼식은 더 성대하고 화려해지는 경향도 있다.

혼인은 가족관계의 첫 시작이다. 혈연관계가 아닌 남녀가 ‘부부’라는 아름다운 인연을 맺어 가족으로 새 출발하게 된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무탈하게 사랑하면서 살아갈 인연을 맺는 일이 결혼이다.

가문과 부모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숙명이라고 한다면, 부부 인연은 내 운명의 주재자로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가 개입된다. 타고난 천명(天命)이 아니라 스스로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다. 가족의 출발은 평생을 함께 할 배우자를 고르는 일이다.

사람의 출생은 우렁찬 울음소리로 시작한다. 그 울음소리가 바로 첫 호흡이다. 탯줄에 의지해 호흡하던 태아가 주체성을 가진 한 인간으로 우뚝 서는 일이 바로 ‘자가호흡’이다.

사주팔자는 첫 호흡하는 시간과 공간을 육십갑자(六十甲子)로 표기한 것이다. 출생 당시의 음양오행 기운이 사람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았다. 그 사람의 됨됨이가 태어난 출생 연월일시(年月日時)에 나타나 있다고 믿었다.

사주를 해석하여 왕실의 대소사와 택일 등을 맡아보는 공무원을 조선시대 관상감에서 뽑았으니 학문으로 인정받았던 셈이다.

청혼할 때 상대방에게 사주단자를 보내는 일은 혼례를 위한 중요한 절차 가운데 하나였다. 배우자가 될 사람과 궁합을 맞춰 보기 위해서이다. 사주단자를 받아서 부부궁합이 좋다고 판단되면 사주에 맞추어 길한 날짜(吉日)를 택하여 결혼식을 거행한다.

엄격한 유교문화에서 남녀의 자유연애는 허락되지 않았던 당시, 배우자의 사주로 결혼 당사자의 성격과 운명을 파악할 수밖에 없었다.

궁합은 부부궁합으로 부르는 남녀궁합도 있지만 상사와 부하직원과의 궁합, 동업 친구간의 궁합 등 다양한 궁합법이 있다. 궁합의 정의는 ‘나와 타인이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삶의 가치관, 성격의 상호 보완성, 감정의 공감능력이 일치한다면 좋은 궁합으로 본다.

동양문화에서 부부 궁합의 기초단계는 우선 출생년으로 판단한다. 일명 ‘띠 궁합법’이다.

예를 들면, 호랑이띠, 말띠, 개띠는 합(合)이 들어서 끌림현상이 있어서 다른 띠에 비해 서로 공감능력이 좋으며 잘 맞는 편이다. 호랑이, 말, 개띠가 결혼하면 무조건 백년해로를 한다는 말이 아니라 다른 띠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궁합이 좋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

띠 궁합의 원리는 공식처럼 정해져 있다. 돼지띠(亥) 토끼띠(卯) 양띠(未)가 합이 들었고, 호랑이띠(寅) 말띠(午) 개띠(戌)가 합이 들었다. 뱀띠(巳) 닭띠(酉) 소띠(丑)가 합이 맞고, 원숭이띠(申) 쥐띠(子) 용띠(辰)가 합이 들었다.

모두 ‘4살 터울’이다. 동갑부터, 4살, 8살, 12살 차이의 연상‧연하의 나이는 서로 궁합이 좋다고 판단한다.

궁합이 안 좋은 띠도 있다. 일명 원진살(元嗔殺)과 상충살(相沖殺) 띠끼리 혼인을 하면 궁합이 안 좋아서 살아가면서 부부불화의 경우가 많다.

원진살 띠는 호랑이띠와 닭띠, 용띠와 돼지띠, 뱀띠와 개띠, 토끼띠와 원숭이띠, 말띠와 소띠, 쥐띠와 양띠이다. 원진살은 말 그대로 ‘원수끼리 만나서’ 인연을 맺게 되어 부부궁합이 안 좋다고 전해진다. 동양문화에서 원진살 띠의 관계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서기양두각(鼠忌羊頭角) 쥐는 양머리의 뿔이 난 것을 싫어한다. 속설에 양의 배설물이 몸에 묻으면 쥐의 털이 빠지게 되어 쥐는 양을 증오한다고 한다.

우진마불경(牛嗔馬不耕) 소는 새벽부터 저녁까지 논밭을 가는데, 말은 빈둥거리며 놀고 있어서 소가 말을 질투하여 미워한다.

호증계취단(虎憎鷄嘴短) 범은 닭의 짧은 부리를 미워한다. 호랑이는 야행성 동물이다. 밤이 되면 민가에 내려와 가축을 물고 가는데 이때 새벽 닭이 훼를 치고 우니 호랑이는 도망을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범은 닭을 원수처럼 여긴다.

토원후불평(兎怨猴不平) 토끼는 원숭이의 불평스러운 행동을 싫어한다. 토끼는 눈이 충혈된 것처럼 붉은데 자신의 붉은 눈이 원숭이의 빨간 엉덩이와 닮아서 원숭이를 미워한다는 민간속설이 전해진다.

용혐저면흑(龍嫌猪面黑) 용은 돼지의 검은 얼굴을 싫어한다. 용은 12동물을 합해서 만든 상상의 동물이다. 그런데 용의 코는 못 생긴 돼지코의 형상으로 그려진다. 돼지코 콤플렉스가 심한 용이 돼지를 미워한다는 얘기다.

사경견폐성(蛇驚犬吠聲) 뱀은 개 짓는 소리에 놀란다. 뱀은 허물을 벗는 파충류이다. 개 짓는 소리를 듣게 되면 놀란 뱀이 허물을 미처 다 벗지 못하고 죽게 되니, 뱀은 개를 원수처럼 여기게 된다.

민간에서 전해져 오는 재미있는 속설에 불과한 원진살이 부부의 궁합을 볼 때 실제로 사용되어져 왔다는 사실이고, 과학문명이 발달된 현대에도 버젓이 사용된다. 실제 통계라도 내어서 진위 여부를 가려보고 싶지만 현실에서 피드백이 안 되니 확인할 길은 없다.

부부의 인연은 나의 선택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족을 만드는 첫걸음이 배우자를 만나는 인연이다. 일심동체로 평생을 원앙처럼 금슬 좋은 부부로 사는 복(福)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복일 것이다.

 

■ 홍성민 교수는 현재 경기대학교 행정사회복지대학원 동양문화학과 교수,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연세대 미래교육원, 아주대, 서울교육대에 출강하고 있다. 경제단체 및 기업체 특강, 방송사 출연 등 인상분석(관상)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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