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위기에 유통업계 '실버푸드 채굴' 대응
저출산 위기에 유통업계 '실버푸드 채굴' 대응
  • 이경열 기자
  • 승인 2018.09.0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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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1.0명 최저로 '인구절벽' 현실화, 시장확대 '한계'
고령인구 증가 맞춰 빠른 성장 실버푸드시장 선점 '기회'
CJ제일제당·현대그린푸드·매일유업 등 신수요 창출 경쟁

[베이비타임즈=이경열 기자] 올해 출산율이 1.0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 되면서 초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유통업계는 노인 먹거리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4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출생아 숫자는 지난 4월까지 전년대비 9.1% 감소했다. 이런 흐름이면 연간 출생아 숫자는 32만5000명에 그친다. 역대 최저였던 지난해 34만7700명 보다 적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5명이었다.

반면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711만5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4.2%에 이른다. 유엔은 65세 인구 비중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로 분류한다. 한국은 2000년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이후 17년 만에 고령 사회로 접어들었다.

또한 실버푸드 시장은 지난해 1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소비에 적극적이고 인터넷·모바일쇼핑도 거침없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년층에 진입하는 오는 2020년에는 16조6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때문에 초고령화 시대에 발맞추어 유통업계는 실버세대(노년층) 먹거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작원들이 압구정본점 지하 1층 식품관에서 '그리팅 소프트' 주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사진=현대그린푸드
현대백화점 작원들이 압구정본점 지하 1층 식품관에서 '그리팅 소프트' 주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사진=현대그린푸드

현대그린푸드, 쉽게 씹을 수 있는 ‘연화식’ 출시

현대그린푸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연화식(부드러운 음식) 제품을 출시하며 ‘실버 푸드’ 시장 선점에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달 부터 ‘그리팅 소프트’ 브랜드의 연화식 12종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가정간편식(HMR) 형태의 연화식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그리팅 소프트’ 브랜드의 연화식은 ‘더 부드러운 갈비찜’ 등 육류 3종, 생선류 3종, 견과 및 콩류 6종 등이다. 음식의 경도(단단한 정도)를 일반적인 동일 제품보다 평균 5분의 1, 최대 10분의 1로 낮추는 공정을 거쳤다. 씹는 힘이 약하거나 치아가 불편한 사람이 쉽게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현대그린푸드는 건강상의 이유로 맞춤형 식품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케어 푸드’로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내년까지 연화식 제품군을 최대 100여 개로 확대하고 내년 상반기(1∼6월)에는 경기 성남시에 첨단 식품 제조 기능을 갖춘 ‘스마트 푸드 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CJ프레시웨이 문종석 대표이사, 강남세브란스김근수 병원장,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강신호 대표이사.사진=CJ제일제당
왼쪽부터 CJ프레시웨이 문종석 대표이사, 강남세브란스김근수 병원장,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강신호 대표이사.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병원과 손잡고 ‘케어푸드’ 시장 선점

CJ제일제당은 맞춤형 식품시장인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를 선보이는 등 관련 사업을 강화한다. 케어푸드는 건강 때문에 맞춤형 식품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제품을 말한다.

CJ제일제당은 그간 축적해온 식품 제조 연구개발(R&D) 경쟁력을 바탕으로 케어푸드 시장을 선점해 자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이를 위해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손잡고 기능과 영양을 갖춘 환자 일반식을 개발해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1인 가구와 고령인구, 맞벌이가구 증가 등으로 편의성을 강조한 가정간편식(HMR) 트렌드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저염식, 특수 영양성분 등 기능성을 더한 케어푸드 제품을 찾는 소비자 수요가 커지는 추세다. CJ제일제당은 아직까지 병원과 요양원 등 노년층 중심의 실버푸드 시장에 머물러 있는 국내 케어푸드 시장이 앞으로 미국, 일본 등처럼 급속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우선 3분기 중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를 내놓고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 끼 식사가 가능한 ‘부드러운 불고기덮밥’, ‘구수한 강된장비빔밥’ 등 덮밥 및 비빔밥 소스류 5종은 이미 개발을 끝냈다. 연내에 추가로 9종을 개발해 14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매일유업 MIC 연구소 건물 전경.사진=매일유업
매일유업 MIC 연구소 건물 전경.사진=매일유업

노인사업 눈돌린 매일유업, 사코페니아 연구소 출범

매일유업은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사코페니아 연구소’를 출범했다. 저출산 및 고령사회 진입 등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영유아에 집중했던 기존 뉴트리션 사업을 생애주기 전반으로 확장하기 위한 포석이다.

매일유업은 그중에서도 최근 시니어 계층의 주요 질환으로 주목 받는 사코페니아에 중점을 두고 전문 연구개발(R&D) 조직을 만들었다. 모유 연구 및 분유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매일아시아모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매일유업의 두번째 전문 연구소다.

사코페니아는 팔과 다리 등을 구성하는 골격근이 정상보다 크게 줄어드는 근감소증으로 연구소는 사코페니아 질환 관련 학술연구 및 제품 개발과 국내외 트렌드 리서치 등 전문적인 종합 연구 조직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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